시선뉴스=양원민 기자ㅣ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 이후 취임 3주 차를 맞아 정상외교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이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첫 통화는 아직 이뤄지지 않아 리더십 부재로 인한 한미 외교 공백이 체감되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은 어떨까. 북-미 정상회담에 관한 전망을 살펴보자.

첫 번째, 성과 없던 과거 정상회담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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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 3차례나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나며 친분을 형성했다. 지난 2018년 6월에 싱가포르에서 첫 북미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이듬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정상회담을 했고, 같은 해 6월에는 판문점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포함해 ‘3자 회동’을 가지기도 했다. 하지만 3차례 만남에도 불구하고 회담은 뚜렷한 성과 없이 결렬됐다.

두 번째, 넘어야 할 산 ‘비핵화’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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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의제는 ‘비핵화’다. 일례로 트럼프 1기 당시 베트남에서 이뤄진 2차 북미 정상회담은 ‘비핵화’에서 의견을 모으지 못해 아무런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마무리됐고, 예정됐던 일정까지 단축됐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를 약속해야지만 제재 완화를 할 수 있다”며 “현재 상태에서 모든 제재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며 양국이 합의문에 서명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전 국무장관은 “김 위원장에게 비핵화와 관련한 많은 조처를 하도록 요구했는데, 김 위원장은 그럴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라며 “현 지점에서 더 나아갈 수가 없기 때문에 이번 회담은 여기서 끝이 났다.”고 했다.

한편, 지난달 22일(현지시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린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회의 결과물에서는 종전에 들어갔던 ‘한반도 비핵화’ 표현이 포함되지 않았다. 두 문장으로 구성된 이번 성명은 과거 성명에 비해 내용 자체가 짧았고, 중국이나 북한 등 특정한 나라에 대한 언급 자체를 포함하지 않았다.

다만 이것이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속단하긴 어려워 보인다는 게 관련자들의 시각이다. ‘한반도 비핵화’ 원칙과 목표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북정책에서도 1기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공식 입장으로 유지될지는 향후 대북정책 담당자 후속 인선과정과 함께 주시해야 할 대목으로 외교가는 보고 있다.

세 번째, 전망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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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인수 단계에서부터 김 위원장과의 관계 개선을 검토했던 것으로 미뤄볼 때 북미 정상회담이 추진되고 성사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줄곧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강조하면서 북한과 다시 정상외교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이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된 지난해 7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많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누군가와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우리가 재집권하면 나는 그(김정은)와 잘 지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최근 전쟁으로 황폐해진 가자지구를 장악해 휴양지로 개발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달 20일 북한과의 정상회담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과거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해안가에 콘도를 지으라고 권한 적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난 그(김정은)가 엄청난 콘도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많은 해안을 갖고 있다”며 북한의 해안 개발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과거 경험을 토대로 서로가 원하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정상회담 및 협상이 조기에 추진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노규덕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탐색전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지 않고도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을 수 있을 것”이라며 “미북 협상 시간표가 1기 때와 다르게 상당히 앞당겨져 조기에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종합해 보자면, 어떠한 목적과 의제를 놓고 대화하더라도 북미회담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다. 다만, 지난해 북러가 맺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북한군 등 과거 트럼프 1기 때와 달리 북한은 러시아라는 ‘변수’를 끼고 있어 미국은 러시아의 개입 혹은 중재도 염두에 두어야 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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