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기자 / 디자인=김선희 proㅣ‘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외곽에 있는 스푸즈 교도소에서 형기를 마치고 출소했다. 권 씨는 출소 후 경찰청에서 조사받은 뒤 외국인수용소로 이송됐고, 이곳에서 한국 송환과 관련한 대법원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게 됐다.

‘테라·루나’ 사태의 시작점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그해 4월,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는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와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를 설립했다. 그리고 1년 뒤 스테이블 코인 테라와 자매 코인 루나를 발행하기 시작했다. 스테이블 코인이란 달러 등 오프라인 화폐와 그 가치가 연동되어 일정한 화폐 가치를 유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코인을 말한다.

그리고 2021년 3월, 테라 예치 시 고수익을 약속하는 앵커 프로토콜을 내세웠다. 이 말로 투자자를 유인해 2개월 만에 유통량이 3배 이상 급증하게 되었다. 그런데 같은 해 5월, 테라 가치가 1달러 밑으로 급락했다. 이때 권 씨는 미국의 한 회사와 함께 공모 후 테라를 대량 구입했고, 이를 통해 1달러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었다.

사태는 2022년, 권 씨가 출국하고 도피를 시작한 지 한 달 정도가 지난 5월에 터졌다. 당시 시가총액 5위 이내, 개당 10만 원에 달했던 메이저 코인 루나가 대폭락했다. 루나는 한순간에 개당 1원도 되지 않는 수준인 -99.99999%까지 무너졌다. 이 정도로 크게 붕괴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 사건으로 인한 파장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초대형 코인의 폭락으로 디파이(DeFi) 플랫폼 ‘셀시우스’가 파산했고, 미국의 13조 원대 대형 헤지펀드 ‘쓰리애로우즈캐피탈’도 파산했다. 이후 업비트는 루나코인을 상장폐지했다.

루나는 1주일 사이 99% 폭락해 50조 원이 넘는 피해를 일으켰다. 2022년 5월 15일 기준 루나 시가총액은 전달 52조 7천억 원에서 이날 3조 8천억 원이 되었다. 암호화폐 주무 부처인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루나 폭락 사태에 대한 긴급 동향 점검에 나섰지만,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2022년 9월, 한국 검찰은 권 씨에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체포영장 발부했고, 2023년 9월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그를 사기 혐의로 제소했다. 그리고 2023년 3월에 그는 유럽 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 혐의로 체포되며 11개월간의 도주극을 마쳤다.

즉, 얼마 전 그가 붙잡힌 지 딱 1년이 지났다. 현재 권 씨가 한국 송환과 관련한 대법원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게 된 건 앞서 몬테네그로 대법원이 22일 대검찰청의 적법성 판단 요청에 따라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권 씨의 한국 송환을 잠정 보류한 데 따른 것이다. 대법원이 적법성 판단 결정 기한을 밝히지 않아 그의 한국 송환 일정 또한 불투명해졌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인한 국내 피해자는 2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권 씨의 한국 송환 여부에 따라 국내 투자자들의 민사 소송 전망도 영향을 받는다. 검거된 지 1년이 지났음에도 끝나지 않은 그의 신병 인도 문제가 조속히 결론 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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