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양원민 기자ㅣ‘크리스마스’하면 크리스마스 트리와 산타클로스가 떠오르고 또 ‘설날’하면 떡국이 떠오르듯 축일이나 명절엔 대표되는 문화나 음식, 물건들이 있기 마련이다. 오늘은 ‘달걀’로 대표되는 기독교의 대표적인 축일, ‘부활절’에 관한 이야기를 가져왔다. 

부활절은 십자가에 달려 사망한 예수가 사흘만에 부활했음을 기념하는 기독교의 가장 중요한 축일 중 하나다. 부활절은 3월 말부터 4월 말 사이의 일요일 중 하루에 기념하며 ‘달걀’과 ‘토끼’가 대표적인 상징물이다.

초기의 부활절은 동방교회와 서방교회가 서로 다른 날에 이를 기념했다. 동방교회에서는 예수 그리스도가 유월절의 어린 양이라는 점을 강조해 유월절 기간인 니산 월(양력 3-4월경) 14일에 지켰다. 반면, 서방 교회는 니산 월 14일이 지난 ‘주일’을 부활절로 지켰다. 동방교회는 의식에 기초한 평일을 주장한 반면, 서방교회는 중요한 축일은 언제나 일요일이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논란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325년에 콘스탄틴 황제는 이 문제를 니케아(Nicaea) 종교회의에 상정했고, 부활절은 반드시 일요일에 지내야 한다며 서방 교회의 손을 들어줬다. 여기에 춘분 후 첫 번째 보름달(음력)이 뜬 다음의 일요일이어야 한다고 정하며 오늘날 부활절은 3월 22일에서 4월 25일 사이의 모든 일요일이 다 부활절이 될 수 있게 되었다.

부활절과 관련해 많은 기독교 국가들은 성목요일 혹은 성금요일부터 이스터 먼데이까지 부활절 전후를 연휴로 지정하여 즐긴다. 특히 기독교 신자가 많은 유럽, 남미, 캐나다, 필리핀 등 세계적으로 많은 국가들이 1년 중 가장 큰 국가 공휴일이자 명절 연휴로 부활절을 기념한다.

미국은 국가 공휴일로 지정하지 않지만 많은 학교가 부활절에 맞춰 봄방학을 하고, 대부분의 관공서나 회사, 상점들도 문을 닫고 연휴를 보낸다. 또 뉴욕에서는 부활절 퍼레이드와 함께 다양하고 화려한 모자를 쓴 채 축제를 즐기는 보닛 축제도 함께 진행된다.

헝가리의 홀로코라는 마을에서는 부활절에 양동이로 물을 뿌리는 행사를 한다. 부활절에 생명을 상징하는 물을 서로에게 뿌리며 나쁜 기운을 몰아내고 몸과 마음을 씻어낸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한다. 이 마을의 물붓기 행사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부활절이 공휴일은 아니지만, 일요일 당일 교회나 성당에서 예배와 미사를 드리고 행사에 참여하며 주요 정부 인사들과 정치인들이 부활절 메시지를 발표하는 등 종교적으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낸다. 

또 올해는 작년에 이어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퍼레이드도 열린다.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 주최로 이달 30일 오후 3시부터 광화문~서울광장 일대에서 ‘고 투게더’(Go Together)! 부활을 기다리는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부활절 퍼레이드가 개최된다.

행사에서는 ’믿음의 여정‘, ’소망의 길‘, ’부활로 이룬 사랑‘, ’내일의 희망‘ 등 4가지 소주제를 표현하는 다채로운 퍼포먼스는 물론, 퍼레이드 구간에서도 여러 가지 볼거리를 제공한다고 한다. 외에도 행진 시작 전 오전 10시부터 행사 일대의 상설 부스에서 체험 행사 및 이벤트가 진행되며 퍼레이드 종료 후 오후 6시부터는 기념음악회를 진행한다.

‘부활절’과 관련된 풍습과 상징도 다양하다. ‘부활절 달걀’은 예수가 사망 권세를 깨뜨리고 부활하신 것을 기념하며 새 생명을 의미하기도 해 가장 주된 상징물로 자리 잡았다. 관련해서 백악관을 포함한 미국과 세계 등지에서는 ‘이스터 에그 헌트(Easter Egg Hunt)’라는 달걀 및 달걀 모양 초콜릿 찾기 행사를 연다. 외에도 부활절 달걀 꾸미기, 지역민들에게 나눠주기 등 ‘달걀’은 부활절에 없어선 안되는 마스코트로 자리 잡았다.

달걀을 알록달록 칠하고 꾸미기도 한다. 메소포타미아 기독교인들은 십자가에서 흘린 피를 의미하는 붉은색으로 달걀을 칠했고, 점차 다양한 색과 무늬로 화려하게 꾸민 부활절 달걀이 등장했다. 이후엔 러시아 등에서 실제 달걀이 아닌 달걀 모양으로 만든 장식품을 만들어 선물하기도 했는데, 이러한 장식품은 ‘파베르제 달걀(Faberge Egg)’라고 불리는 궁극의 사치품으로 발전하기도 했다.

또 이러한 달걀을 가져다준다는 ‘부활절 토끼’도 있다. 독일에서 기원한 부활절 토끼는 바구니에 색칠된 달걀, 사탕, 장난감을 담아 아이들의 집에 전해준다고 알려져 있으며 대중문화 분야에 어느샌가 깊숙이 자리 잡아 만화나 애니메이션 소재로 자주 활용되곤 한다.

종교에 기인해 수천년째 이어져 하나의 문화로까지 자리 잡은 ‘부활절’. 종교의 차이를 떠나 모두가 즐겁고 행복하게, 평화와 행복을 꿈꾸는 시간의 날들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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