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선뉴스=심재민 기자/디자인=김선희 pro |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이끈 ‘고속열차’는 각 지방을 잇는 여정과 비즈니스에 있어서, 다양한 긍정적 변화를 만들었다. 고속열차의 핵심인 ‘고속’ 경쟁 속에, 최근 다양한 국가에서 무려 1,000km/h가 넘는 ‘하이퍼루프’를 현실화하기 위한 기술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하이퍼루프는 진공 튜브에서 차량을 이동시키는 형태의 운송 수단이다. 하이퍼루프의 핵심은 전자석·초전도자석 등을 이용해 열차를 공중에 띄우는(자기부상) 것으로, 열차처럼 긴 형태의 차세대 이동 수단이지만 실제 작동 원리와 방식은 ‘철로’를 이용하는 열차와 많이 다르다.
하이퍼루프의 개념 자체는 1910년 미국 물리학자 로버트 고더드가 처음으로 제안했고, 그저 개념으로만 여겨져 오다 지난 2013년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아이디어를 공개, 연구에 나서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하이퍼루프는 자기장을 이용해 추진력을 얻고, 바닥으로 공기를 분사해 마찰력을 줄인다. 여기에 필요한 전력은 튜브의 외벽을 감싼 태양광 패널로 얻는다. 이처럼 열차와 선로의 마찰 면적이 없이 진공 튜브 안에서 운행하는 하이퍼루프의 최고 속도는 시속 1,000km 이상으로, 고속열차는 물론, 항공기보다도 빠르다. 또한 선로와 열차 간 마찰이 없어 소음도 적다는 장점도 있다.
그간 고속열차의 한계는 ‘공기저항’과 ‘날씨’였다. 이로 인해 최고 시속이 400㎞ 정도로 제한적이었고, 이마저도 날씨가 허락해야 해 안정적인 운행이 불가했다. 하지만 하이퍼루프는 진공 튜브 안에서 운행하기 때문에 공기저항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고, 날씨에도 영향을 받지 않아 안정적이기도 하다.
진공 상태의 튜브에서 초고속으로 운행할 수 있는 ‘하이퍼루프’. 300km/h 정도의 속도로 서울과 부산을 2시간대에 이동 가능하게 했던 ‘고속철도’. 이를 넘어서는 ‘하이퍼루프’가 도입되면 서울과 부산을 20분 이내에도 이동하게 만든다. 제대로 구현되면, 먼 거리를 비행기보다 빠르게 이동하며 교류하는 새로운 시대가 열릴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속도와 안정성에서 이점이 있지만, 하이퍼루프의 최대 단점은 고난이도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하이퍼루프가 통과할 진공 튜브를 길게 만들고, 진공 상태를 유지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 철로와 달리 진공 튜브를 건설하고, 또 그 긴 튜브를 진공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규모가 커질수록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기업에서 하이퍼루프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번번이 실패를 맞이해야 했다. 대표적으로 하이퍼루프 개발에 뛰어들었던 버진 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은 작년 12월 자신이 운영하던 ‘하이퍼루프 테크놀로지’를 철수했다. 또한 다양한 혁신을 일궈온 일론 머스크 역시 하이퍼루프를 건설해 미 샌프란시스코와 LA를 30분 만에 통근할 수 있다고 주장은 하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원리는 명확하지만 ‘장거리 진공 튜브’의 기술적 구현이 어려운 하이퍼루프. 그럼에도 세계 각국에서 연구가 이어지고 있고 뚜렷한 성과도 하나둘 나오고 있다. 먼저 중국항공우주과학공업그룹(CASIC)이 개발한 하이퍼루프 ‘T-플라이트(Flight)’는 최근 시험 운행에서 시속 623㎞의 신기록을 세웠다. 이번 시험은 2㎞ 주행한 것으로 비교적 단거리지만, 향후 60㎞ 거리를 시속 1,000㎞로 달리는 실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CASIC는 “궁극적으로 초고속 여객기인 콩코드에 준하는 시속 2000㎞를 만들 계획”이라고 자부했다.
또 캐나다 스타트업 트랜스포드도 승객 54명 또는 화물 10톤을 싣고 시속 1000㎞로 달릴 수 있는 ‘플럭스제트(FluxJet)’를 개발하고 있다. 트랜스포드는 2035년까지 180억달러(약 23조6000억원)를 들여 캐나다 주요 도시인 에드먼턴과 캘거리를 잇는 300㎞ 노선을 만든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한다. 그 외에 독일 뮌헨 기술 대학교는 직경 4m, 길이 24m 콘크리트 튜브를 개발해 시험 중이다.
물론, 우리나라 역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콘크리트 소재 하이퍼루프 튜브를 개발 중이라 많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백종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박사는 “이론적이라면 한국에서는 전국을 30분 내로 이동할 수 있고, 국경을 맞닿은 나라들로 비행기보다 빨리 수십분 내에 이동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세계인들을 빠르게 연결하는 미래 교통수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진공 튜브 안에서 비행하듯 1,000㎞/h가 넘는 속도로 달리는 하이퍼루프. 직선거리 320km인 서울에서 부산까지 20분 만에 돌파 가능한 이 기술이 구현되면 많은 것들이 획기적으로 변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진공 튜브’의 상용화에 있어 기술적 어려움도 만만치 않은 상황으로, 세계 각국에서 과감한 투자와 연구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머지않아 긍정적인 소식이 전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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