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건들. 우리가 잠든 사이에도 지구 반대편에서는 다양한 일들이 발생한다. 알아두면 좋은 글로벌 이슈. 오늘은 또 어떤 사건들이 해외에서 벌어지고 있는지 핫한 지구촌 소식을 알아보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편집해 왜곡했다는 비판에 휩싸인 BBC가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다.
1. ‘트럼프 발언 조작’ 논란
![BBC 본사 모습[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https://cdn.sisunnews.co.kr/news/photo/202511/231034_453584_1858.jpg)
사건의 발단은 BBC가 지난해 10월 방영한 다큐멘터리 ‘트럼프: 두 번째 기회?’에서 비롯됐다. 해당 프로그램이 2021년 1월 6일 미 의회 폭동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편집해, 그가 폭동을 부추긴 것처럼 보이게 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당시 방송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는 의사당으로 걸어갈 겁니다. 나도 거기에서 여러분과 함께할 것입니다. 우리는 싸울 것이고, 필사적으로 싸울 겁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담겼다. 하지만 이 발언은 실제로 한 시간가량 간격을 두고 한 여러 연설의 일부를 이어 붙인 것이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BBC의 외부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던 마이클 프레스콧은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는 서한을 BBC 이사회에 보냈고, 그 내용이 일간 텔레그래프를 통해 공개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로 번졌다. 영국 하원 미디어 위원회는 BBC 측에 공식 해명을 요구했으며, 답변 시한을 오는 10일까지로 정한 상태다.
2. 사퇴 도미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및 DB 금지]](https://cdn.sisunnews.co.kr/news/photo/202511/231034_453585_192.jpg)
결국 9일(현지시간), BBC는 팀 데이비 사장과 뉴스 보도 책임자 데보라 터너스의 동반 사퇴를 발표했다. 데이비 사장은 내부 메모를 통해 자신의 사임이 “전적으로 나의 결정”이라며, “BBC의 실수에 대한 최종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모든 공공기관이 그렇듯 BBC도 완벽하지 않다”며 “우리는 항상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완전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터너스도 “프로그램 논란이 내가 사랑하는 BBC에 피해를 주는 단계에 이르렀다”며, “BBC 뉴스 보도 부문 최고경영자(CEO)로서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BBC의 최고위 인사들은 1월 6일에 있었던 나의 매우 좋은, 완벽한 연설을 조작한 것이 발각돼 그만두거나 해고당한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이 부패한 언론인을 폭로한 텔레그래프에 감사하다. 이들은 대통령 선거의 저울을 흔들려 한 매우 부정직한 사람들”이라며 “무엇보다 그들은 많은 이가 우리의 1호 동맹이라고 여기는 외국의 인물들로, 민주주의에 참으로 끔찍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3. 반복되는 BBC의 신뢰 논란
![영국 BBC 방송사[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https://cdn.sisunnews.co.kr/news/photo/202511/231034_453586_197.jpg)
BBC는 영국 시민이 납부하는 연간 175.5파운드(약 33만4천 원)의 수신료로 운영된다. 공정성과 정확성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지만, 이번 사건은 BBC의 신뢰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이전에도 유사한 논란은 있었다. 2023년 리처드 샤프 전 BBC 이사회 의장은 보리스 존슨 전 총리의 대출 알선 사실을 숨긴 채 재직하다 사퇴했다. 같은 해 BBC는 난민 정책을 비판한 축구 해설자 게리 라인커를 하차시켰다가 거센 시청자 반발에 부딪혀 프로그램을 재개한 바 있다.
BBC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내부 편집 기준과 윤리 규정을 전면 재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영방송의 상징으로 불려온 BBC가 신뢰 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선뉴스=양원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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