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양원민 기자 / 디자인=김선희 proㅣ투자가 어려운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시장 경제 흐름을 잘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며, 공매도(빅 쇼트), 레버리지, 인버스, 블루칩 등 여러 투자 용어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여러 용어 중 최근 한국과 미국에서 발생했던 ‘패닉 셀’에 대해 알아본다.

‘패닉 셀’(Pancic selling)은 ‘공황매도’ 또는 ‘투매’라 불리며, 예상하지 못한 갑작스러운 요인이 발생해 주가가 떨어질 때, 투자자들이 보유 주식을 파는 것을 말한다.

패닉 셀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특정 산업 또는 일반적으로 시장이 하락하여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발생한다. 시장에 갑작스러운 악재가 끼면 투자자들은 투자원금 이상의 어마어마한 손해를 볼지도 모른다는 미지의 공포에 휩싸여 가진 주식·채권 등을 팔게 되며, 이는 다른 투자자들로 하여금 연속적인 매도를 촉발해 급격한 하락장을 만든다. 그렇기에 패닉 셀은 ‘대량의 거래’와 ‘급격한 가격하락’이 수반되곤 한다.

과거 몇 가지 기록적인 ‘패닉 셀’ 사례들을 살펴보자. 먼저 미국은 제1차 세계 대전 이후 새로운 기술과 개선된 생산 공정에 힘입어 상당한 경제 성장을 이룩했다. 특히 산업 생산량은 1927년부터 1929년까지 25%나 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1929년 10월 말, 시장에서 하락이 발생하자 많은 투자자가 추가 손실을 감수하고 싶지 않아 패닉 셀을 단행했고, 시장의 급격한 하락과 함께 대공황이 찾아왔다. 

또 2000년대 후반 발생했던 ‘세계 금융 위기’도 ‘패닉 셀’에 의해 도화선에 불이 붙었다. 당시 미국의 많은 금융 기관들이 신용 등급이 낮은 사람에게도 집을 담보로 할 경우 대출을 많이 해주자, 관련 시장에서 신용 등급이 낮은 사람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상승했다. 이는 꾸준한 집값의 상승과 함께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급상승하던 집값이 상승을 멈추고 떨어지기 시작하자 집을 팔아도 대출금을 갚을 수 없는 사람이 많아졌고, 손에 꼽던 투자 회사 리먼 브라더스가 투자금을 회수할 수 없어 파산신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많은 투자자들이 ‘패닉 셀’을 단행, 주식 시장 붕괴가 발생했으며 세계 여러 회사나 은행들도 연쇄적으로 무너지게 됐다. 

한편, 이러한 ‘패닉 셀’의 기운은 오늘날에도 여러 곳에 도사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패닉 셀’ 폭풍에 휘말린 바 있다. 당월 9일 코스닥지수는 5% 이상 급락했으며 코스피 지수 역시 2.7% 넘게 하락했고, 투자자들은 두 시장을 합쳐 1조 2000억 원가량을 팔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쏘아 올린 ‘R(경기침체·Recession)의 공포’에 지난 10일(현지시간) 테슬라를 포함한 미국 기술주도 패닉 셀을 피해 가지 못했다. 이날 테슬라는 전장 대비 15.43% 내린 222.15달러에 장을 닫았으며, 이는 지난 2020년 9월 8일(21.05%) 이후 약 4년 6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었다. 

이러한 낙폭과 연쇄반응을 우려해 오늘날 대부분의 주요 증권 거래소는 ‘패닉 셀’을 억제하고 사람들이 정보를 소화할 수 있는 진정 기간을 제공하며, 시장에 어느 정도 정상성을 회복하기 위해 거래 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패닉 셀’은 결국 투자의 영역이다. 투자 금액이 내 자산의 비중에서 클수록, 잘 알아보지 않고 넣은 사람일수록, 주변에 쉽게 휘둘리는 사람일수록 패닉 셀에 빠지기 더욱 쉬울 것이다. 투자할 분야와 기업을 면밀히 알아보고, 개인의 삶이 무너지지 않을 정도의 금액을 투자하여 자산과 정신건강을 지킬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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