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기자ㅣ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가족의 서사를 담아낸 넷플릭스 오리지널 ‘폭싹 속았수다’가 막을 내렸다. 평범한 가족을 중심으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펼쳐져 많은 이들을 울고, 또 웃게 했다. 주연과 조연 모두 빈틈없는 연기를 선보여 ‘구멍이 없다’는 말도 나왔다.

극은 오애순(아이유·문소리 분)과 양관식(박보검·박해준)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애순의 어머니 광례(염혜란)와 애순의 딸 금명(아이유), 아들 은명(강유석)까지 나와 3대에 걸친 서사를 한 드라마에서 볼 수 있다. 등장인물 중 금명의 남자친구 영범(이준영) 엄마로 연기한 고(故) 강명주의 연기도 크게 화제가 되었다.

'폭삭 속았수다' [넷플릭스코리아 제공]
'폭삭 속았수다' [넷플릭스코리아 제공]

‘폭싹 속았수다’는 2023년 상반기부터 약 1년간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작품이 공개되기 직전이던 지난 2월 27일 강명주 배우가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작품 공개일은 지난 3월 7일로, 고인은 유작의 뜨거운 반응을 몸소 느끼지 못하고 눈을 감게 되었다.

1971년에 태어난 강명주는 1992년 극단실험극장의 연극 ‘쿠니, 나라’로 데뷔해 ‘이디푸스와의 여행’, ‘그을린 사랑’ 등 연극계에서 오랫동안 활약했다. 그가 연기한 작품은 ‘구일만 햄리’, ‘인간이든 신이든’, ‘코리오라누스’ 등 다수다. 투병 중에도 ‘스웨트’, ‘비Bea’, ‘20세기 블루스’ 등에서 열연하며 연기에 대한 열정을 보여줬다.

강명주 [사진/박세영 인스타그램]
강명주 [사진/박세영 인스타그램]

드라마에서는 최근 몇 년간 굵직한 작품의 조연으로 나왔다. 2022년에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박인영 판사로 대중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 드라마는 0.9%의 시청률로 출발해 19.2%로 최종화를 마무리한 화제작이었다. 당시에도 암 투병 중이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그 후에는 ‘이번 생도 잘 부탁해’의 조유선, ‘낭만닥터 김사부 3’의 1인 시위를 하는 어머니, ‘원더풀 월드’의 김은민 역을 맡았다. 그리고 ‘폭싹 속았수다’에서 연기하게 된 것이다. 강렬한 악역이 등장하는 드라마는 아니지만, 그가 연기한 영범 엄마 윤부용은 비교적 악역에 속한다. 배우로서 강명주는 조연임에도 시청자 모두가 기억할 정도의 큰 인상을 남겼다.

'폭삭 속았수다' [넷플릭스코리아 제공]
'폭삭 속았수다' [넷플릭스코리아 제공]

‘폭싹 속았수다’ 13회 엔딩 크레디트에는 “세상의 ‘에메랄드’, 우리의 ‘프라이드’였던 강명주 배우님을 기억하며”라는 문구가 지나갔다. 극 중 부용 캐릭터의 대사와 상징을 인용한 말이다. 부용은 아들 영범을 자신의 ‘프라이드’로 여겼고, 결혼식 때 입을 한복의 색을 ‘에메랄드’로 정했다. 강명주에 대한 제작진의 애정과 경의가 느껴져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었다.

강명주와 아이유 [사진/아이유 인스타그램]
강명주와 아이유 [사진/아이유 인스타그램]

작품 공개 후 아이유가 개인 SNS를 통해 공개한 출연진과의 현장 사진에는 그와 찍은 사진도 있었다. 극 중에서 금명은 아무리 노력해도 부용과 가까워질 수 없었지만, 사진 속 아이유는 강명주에게 기대 함께 미소를 짓고 있었다.

강명주와 박세영 [사진/박세영 인스타그램]
강명주와 박세영 [사진/박세영 인스타그램]

그가 떠난 다음 날, 강명주의 딸이자 배우로 활동 중인 박세영은 SNS에 “엄마께서 어제 오후 먼 길을 떠나셨습니다. 배우 강명주, 엄마가 사랑했던 무대와 빛났던 순간들을 함께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누군가의 딸, 엄마, 배우로 열심히 살아왔을 강명주의 순간들이 이제는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추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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