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기자ㅣ일반적으로 식물은 광합성을 하여 빛 에너지를 화학 에너지로 전환한다. 사람이 음식을 섭취해서 에너지를 얻는 것처럼 식물은 광합성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이를 변환한다. 공기 정화를 위해 실내에 적당한 크기의 식물을 두는 건 이를 활용한 것이다. 

여름철 점점 다양해지는 벌레에 ‘식충 식물’을 키우기도 한다. 식충 식물은 벌레를 잡아먹는 식물로, 특별한 기관이 있어 곤충 등의 작은 동물을 소화시킬 수 있다. 벌레를 잡을 수 있는 덫과 소화액을 가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순우리말로는 ‘벌레잡이 식물’, 동물을 잡아먹는다는 의미에서는 ‘육식 식물’이라고도 부른다. 

식충 식물은 벌레를 잡는 방식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미끌미끌한 통에 액체로 가득 차 있는 포충낭형, 파리지옥처럼 잎을 빠르게 접어서 먹이를 잡는 올가미형, 끈적한 점액으로 벌레를 잡는 끈끈이형이다. 주로 파리, 모기 등 작은 날벌레를 잘 잡기에 여름철 수요가 더 높은 편이다. 

먼저 포충낭형으로는 네펜더스(벌레잡이통풀)가 가장 유명하다. 주머니처럼 생긴 통의 입구와 안쪽 벽은 아주 미끄럽고, 통 안에 담긴 소화액에는 마취 성분이 들어있다. 입구에 꿀샘이 있어 여기에 유인된 벌레는 통으로 쉽게 떨어진다. 그 안에서 벌레는 분해되고, 식물의 영양분으로 흡수된다. 

올가미형은 양쪽에서 오므라드는 모양의 잎을 가지고 있다. 먼저 향긋한 냄새로 벌레를 유인한 뒤, 예민한 감각털을 건드리면 잎을 닫아버린다. 잎은 처음에 살짝 닫히지만, 감각기관에서 단백질을 감지한 뒤에는 꽉 닫아 소화를 시작한다. 이렇게 잡은 먹이는 보통 1~2주에 걸쳐 천천히 소화된다. 이 같은 ‘파리지옥’은 벌레 입장에서 그야말로 ‘지옥’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끈끈이형은 이름처럼 잎에 분비되는 끈끈이를 이용해 벌레를 붙잡는다. 끈끈이형 식물의 잎에는 점액을 만드는 수많은 분비샘이 있고, 잎을 햇빛에 비추면 맺힌 점액들이 이슬처럼 투명하게 보인다. 끈끈이주걱의 경우 먹을 수 있는 것과 먹을 수 없는 것을 구별할 수도 있다. 벌레와 다르게 돌멩이가 잎에 올라왔을 때는 점액이 추가로 나오지 않는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식충식물로는 통발형이 있다. 수생형 통발에는 많은 벌레잡이주머니가 달려 있고, 이를 통해 물속의 장구벌레나 미생물 등을 잡아먹는다. 평소에는 공기가 없는 진공 상태로 있다가 감각모에 벌레가 닿으면 벌레를 빠르게 빨아들인다. 습지에서 사는 육생형 통발도 유사한 방법으로 벌레를 잡는다. 

지난여름, 모기나 파리 외에도 러브버그 등 날벌레가 많아지며 처음으로 식충식물 키우기에 도전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들의 후기를 살펴보면, 벌레가 완전히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벌레를 가두지 못하는 구조를 가진 끈끈이주걱도 러브버그는 쉽게 잡았다. 

다만 식충식물에도 반드시 광합성이 필요하다. 습도와 빛을 관리해 주면 키우기 어려운 종류는 아니지만, 지속적인 관심이 없다면 시들 수 있다. 또한 해충 피해도 있을 수 있어 미리 방제해 두는 게 권장된다. 종에 따라 필요한 환경이 조금씩 다르기에 식충식물을 키워보고 싶다면 잘 알아보고 들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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