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기자 / 디자인=김선희 proㅣ매년 10월에는 이듬해 소비경향을 소개하는 책 ‘트렌드 코리아’가 나온다. 올해도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사회 변화를 분석해 만든 ‘트렌드 코리아 2025’가 출간됐다. 이 책이 제시한 내년 키워드 10개 중에는 ‘토핑경제’가 있었다.
토핑경제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기본 형태에 소비자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추가적인 요소를 더하는 소비 트렌드를 말한다. 아이스티에 에스프레소 샷을 추가하는 ‘아샷추’처럼 음식에 추가하는 ‘토핑’의 개념을 가져왔다. 자신의 개성을 반영하고 싶은 소비자가 많아지며, 기업들은 추가 옵션 등의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음식 중에서도 특히 디저트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샷 추가 외에 당도나 얼음의 양 조절, 원두 선택을 통해 본인의 입맛에 맞게 음료를 주문할 수 있는 곳이 과거에 비해 늘어났다. 올해는 ‘요아정’이라고 불리는 ‘요거트 아이스크림의 정석’이 많이 언급됐는데, 요아정을 선두로 각종 아이스크림 매장들은 커스텀 신메뉴를 선보였다.

선택할 수 있는 토핑의 가짓수가 많아 사람들 사이에서 ‘꿀조합’이 공유되기도 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맛을 내기에 ‘최애 조합’이라고도 불린다. 바리스타 등 전문가가 추천하는 비밀 레시피 컨셉의 콘텐츠도 함께 사람들의 입소문을 탔다. 시럽의 양과 토핑 비율까지 디테일하게 설정된 것이 특징이다.
음식 외에 모든 분야에는 ‘꾸미기’ 열풍이 불었다. 다이어리를 꾸미는 ‘다꾸’가 그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도 다이어리나 달력을 스티커와 정갈한 글씨로 꾸미는 학생들은 어디에나 있었는데, 이제는 아이돌 팬덤이 커지며 폴꾸(폴라로이드 꾸미기)나 탑꾸(탑로더 꾸미기)도 한다. 좋아하는 아이돌의 사진을 더 돋보이게 하는 것이다.
핸드폰을 꾸미는 ‘폰꾸’ 수요도 많다. 간결한 핸드폰 케이스부터 주머니에 들어가지 않는 사이즈의 핸드폰 케이스까지 각양각색이다. 큐빅이나 인형을 핸드폰에 붙이기도 하고, 핸드폰보다 긴 키링이나 스트랩도 단다. 스트랩은 핸드폰을 손이나 목에 걸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MZ세대 중에는 그냥 꾸미기 위해 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키링은 10대~20대 연령층의 가방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핸드폰에 다는 키링으로 비즈나 구슬 형태를 찾는다면, 가방에는 인형 키링이 많이 달리는 듯하다. 물론 둘 다 활용해 가방을 장식하기도 한다. 학생들이 많은 길가를 지나면 키링이 여러 개 함께 달린 가방들을 다수 볼 수 있을 것이다.
키링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 ‘신꾸’로 신발에도 키링을 달기 때문이다. 크록스를 커스텀하는 지비츠가 신꾸의 원조격이다. 화장품 업계도 캐릭터와 함께한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인 브랜드들이 있었고, 인테리어 업계에서는 ‘방꾸’라는 말이 쓰였다. 온갖 걸 다 꾸민다며 ‘별다꾸’라는 말도 생겼다. 자신만의 조합을 만드는 과정에서 오는 재미가 있기에 ‘꾸미기’ 카테고리는 점점 많아지고 있다. 같은 물건을 새롭게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물건의 생명력이 더 길어진다고 볼 수 있지만, 자신에게 필요한 소비인지는 한 번 더 고민해 보는 게 좋겠다.
보도자료 문의 및 기사제휴
▶ sisunnews@sisunnews.co.kr
▶ 02-838-5150
- 서울시 ‘철도 지하화’ 계획...제2의 연트럴파트 조성되나 [지식용어]
- 비어 있는 건물들...신도시 중심 상권에 나타난 ‘상가 무덤’ [지식용어]
- 여성의 경력 단절과 재취업 양상을 그린 ‘엠커브 현상’...‘경단녀’의 대표적 현상 [지식용어]
- 악성 민원을 방지하는 ‘감정노동자 보호법’...효과는 ‘미미’ [지식용어]
- 하늘길 다니는 ‘도심항공교통’...멀지 않은 ‘하늘 나는 자동차’ [지식용어]
- 장 보러 가는 데만 수 시간...식료품점이 없는 지역 ‘식품 사막’ [지식용어]
- 벌레 잡아 영양분 얻는 ‘식충식물’, 파리지옥 등 그 종류는? [지식용어]
- 과잉 지출 초래하는 ‘혼합진료’...필수의료 기피로 이어져 [지식용어]
- 은퇴 준비의 ‘디딤돌’ 될까?...관심 높은 ‘디딤펀드’에 대하여 [지식용어]
- ‘스토킹 처벌법’에도 여전한 ‘스토킹’...피해자 보호 체계 미비 [지식용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