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특정 행동을 반복하는 ‘투렛증후군’...운동틱·음성틱 동반돼 [지식용어]

시선뉴스=정혜인 기자ㅣ최근 투렛증후군을 앓고 있는 필리핀의 한 택시 기사와 11살 소년의 이야기가 온라인을 통해 알려져 화제가 됐다. 해당 영상 속에서 택시 기사가 운전 중인 차량에는 한 가족이 탑승했다. 소년이 기사의 옆자리에 앉았고, 어머니와 여자아이는 뒷좌석에 탑승했다. 택시에는 기사에게 투렛증후군이 있다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이를 본 소년은 기사에게서 틱 증상이 나타나자, 기사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곤 그를 위해 기도까지 했다. 

이에 택시 기사는 “너처럼 어린아이가 내 증상을 이해해 주고 격려해 줘 정말 행복하다”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 사연은 투렛증후군의 어려움을 짐작할 수 있게 함과 동시에,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위로가 되었다. 

투렛증후군(Tourette Syndrome)은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반복적인 움직임이나 소리를 보이는 신경 질환을 말한다. 갑작스럽고 반복적인 운동이나 소리를 내는 것은 ‘틱’이라고 부른다. 틱은 신체의 일부분이 움직이는 운동 틱과 어떤 소리를 내는 음성 틱으로 나뉜다. 

눈 깜박임, 눈동자 굴리기, 얼굴·코의 씰룩임, 어깨 들썩임, 고개 젖힘, 배 근육에 힘주기, 다리 차기 등이 운동 틱에 해당하고, 기침 소리, 코를 킁킁거리는 소리, 동물의 울음소리, 욕설 등이 음성 틱에 속한다. 운동 틱과 음성 틱이 모두 1년 이상 나타날 때 투렛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본다. 

어린아이에게 틱이 나타나는 현상은 꽤 흔하다. 전체 아동의 10~20%는 일시적인 틱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틱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해지고, 차분하게 활동할 때는 줄어드는 양상을 보인다. 정신분석학에서는 틱 증상을 ‘억압된 분노’가 신체적으로 특정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한다. 

일시적인 틱의 경우 불편함이 덜하지만, 만성적인 틱을 겪는 투렛증후군은 그 고통이 상당하다. 일단 틱 때문에 무언가에 오래 집중하는 게 힘들어진다. 투렛증후군 환자 대부분에게는 학습장애, ADHD, 충동조절장애 등의 행동장애가 있다고 한다. 언제 틱 증상이 생길지 모르기에 대중교통을 오래 타기도 어렵다. 

투렛증후군은 유전적 영향을 받아 발병할 소지가 크다. 직계 가족 중 틱이 있을 확률은 25%, 일란성 쌍둥이의 틱이 함께 나타날 확률은 90%다. 환경, 뇌의 이상이나 손상, 면역 반응 이상 등도 틱 발생과 연관되어 있다. 

이 질환을 처음 보고한 것은 프랑스의 의사 조르주 질 드 라 투레트(Georges Gilles de la Tourette)였다. 그래서 그의 이름을 따 ‘투렛증후군’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 것이다. 다만 지금까지도 명확한 발생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다. 현재 투렛증후군 진단 시에는 틱이 약물, 두부 외상 등과 관련되어 있는지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질환에 대해 잘 모를 경우 아이가 틱을 보일 때 의도적인 행동으로 오해해 꾸짖을 수 있다. 하지만 틱은 본인이 참거나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매번 혼내면 아이의 자존감 저하로 이어지기도 한다. 혹시 틱을 보이는 아이를 만난다면, 나무라기보다는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좋다. 틱 증상에 큰 관심을 주지 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니 참고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