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기자 / 디자인=김선희 proㅣ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최초로 소설가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자, 한국은 물론 전 세계가 한강과 그의 작품들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15일(현지시간) 주벨기에 한국문화원에서는 한강의 책 ‘채식주의자’가 비치되자마자 도난당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채식주의자’는 상처받은 영혼의 고통과 식물적 상상력의 결합을 한강만의 문체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노벨상 수상자 선정기관인 스웨덴 한림원은 이 작품과 관련해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2016년에도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는데, 당시 “탄탄하고 정교하며 충격적인 작품으로, 독자들의 마음에 그리고 아마도 그들의 꿈에 오래도록 머물 것”이라는 평을 받았다. 2018년에는 스페인에서 산클레멘테 문학상을 받았고, 다수의 해외 매체에서 호평받은 바 있다.
이를 통해 ‘채식주의자’는 단순히 채식에만 관련된 책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육식, 가부장제, 자본주의 산업사회의 폭력성을 비판하고 있다. 소설 등의 문학 작품들을 많이 읽어보지 않은 이들에게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이야기는 명확히 진행되지 않고, 폭력적인 장면들도 섬세하게 묘사된다. 이에 읽다 멈추는 이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2007년에 출간된 이 작품은 여러 단편이 하나의 장편을 이루는 연작 소설이다. 고기를 거부하기 시작한 여자의 이야기 ‘채식주의자’에서 시작해 ‘몽고반점’과 ‘나무 불꽃’으로 이어진다. 한강은 ‘채식주의자’ 작가의 말을 통해 “마지막에 ‘나무 불꽃’을 쓰면서 ‘고통 3부작’이라는 파일명을 붙였던 기억이 난다”고 전했다.
그렇게 ‘채식주의자’에서는 어린 시절 폭력의 트라우마로 육식을 거부하게 된 여자가 극단적인 채식을 하면서 나무가 되기를 꿈꾸고, 또 죽음에 다가가는 이야기가 진행된다. 2016년 한강 작가와 대담을 한 가수 김창완은 “뒤로 가면 너무 끔찍하다. 이걸 어떻게 읽나”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한강은 “내가 오히려 가장 두려워하고 힘들어하는 게 폭력의 장면”이라면서 “이 사람(주인공)이 왜 그렇게 폭력을 견디기 어려운 것인지는 폭력적인 장면을 통해서 밖에 말할 수 없기에 그렇게 썼다”고 설명했다.
‘채식주의자’는 2010년 동명의 영화로 개봉된 적도 있다. 이 영화는 2009년 부산국제영화제와 2010년 선댄스영화제에 초청됐는데, 당시에는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작품이었다. 그런데 이번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해 영화 ‘채식주의자’를 스크린에서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CJ CGV는 지난 14일 영화 ‘채식주의자’, ‘흉터’ 두 편을 17일부터 단독 상영한다고 밝혔다.
‘채식주의자’를 비롯한 한강의 책들은 빠르게 전국 서점을 장악했다. 수상 직후 그의 작품들은 반나절 만에 13만 부가 판매되다가 엿새 만에 누적 기준 100만 부 넘게 팔렸다. 그간 출판계에서는 이렇게 빠른 속도로 판매량이 증가한 전례가 없었다. 특히 한 작가의 신간이 아닌 작품들, 또 전체 작품들이 고르게 많이 팔린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한강의 수상은 그 어느 때보다도 큰 ‘독서 열풍’을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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