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관심갖고 관리하는 ‘헬스디깅족’...식품·애슬레저 시장도 성장 [지식용어]

시선뉴스=양원민 기자ㅣ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건강’에 관심을 갖기 마련이다. 실제로 병을 앓고 있거나, 주변의 사례로 미뤄보아 관리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아직 팔팔할 MZ세대 사이에서 건강에 관심 갖는 ‘헬스디깅족’이 증가하고 있다. 

‘헬스디깅족'은 건강을 뜻하는 영단어 ‘헬스(health)’와 채굴하다는 뜻의 ‘디깅(digging)’의 합성어로 다양한 건강 정보를 습득해 자신만의 건강 관리법을 찾는 이들을 가리키는 신조어이다. 이들은 스스로 건강 관련 요소들을 찾아내 지속 가능한 건강관리를 추구하는 특징을 보인다. 

앞서 말했듯 ‘헬스디깅족’은 MZ세대의 유입으로 나이를 불문하고 있다. 과거 건강관리는 중장년층의 주된 관심사였지만, 최근에는 젊은층 사이에서도 당뇨 등의 만성질환 발병률이 높아지자, 이들 세대에서도 건강에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30대 당뇨 환자는 지난 10년 동안 70% 이상 증가했고, 최근 5년간 20대 당뇨 환자수는 47.7%나 증가했다. 

이러한 ‘헬스디깅족’은 적극적·자발적으로 건강관리를 하는 만큼 스스로 건강 상태를 파악해 그에 맞는 음식 섭취와 다양한 운동을 행한다. 그중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운동은 바로 ‘러닝’이다. 코로나19 당시 집단 운동이나 실내 운동이 어려웠던 특수한 상황 때문에 헬스디깅족들 사이에서는 혼자서 감염 걱정 없이 할 수 있는 운동인 ‘러닝’이 부상한 것이다.

여기에 올해 초 MBC 예능 ‘나혼자 산다’에서 작가이자 방송인인 기안84가 마라톤에 참가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으로 감동을 선사했고, 이에 마라톤과 러닝 등 진입 장벽이 낮은 달리기 운동에 본격적인 붐이 일었다. 이 같은 추세는 여름철 장기간 이어진 열대야와 폭염에도 굴하지 않았고, 요즘 들어 야외활동하기 좋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러한 헬스디깅족의 증가는 건강보조식품, 저당·저칼로리·무당 음식, 고단백질 음식, 각종 운동용품과 애슬레저룩 판매 증가 등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관련 업계는 헬스디깅족을 겨냥한 다양한 제품군 출시와 프로모션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최근 ‘헬스디깅족’ 사이에서 이슈인 러닝과 관련해 여럿이서 함께 뛰는 ‘러닝크루족’이 시민들에게 갖가지 민폐를 낳아 이슈가 되기도 했다. 서초구에 따르면 공개 민원을 제기한 류 모씨는 “러닝크루 분들이 트랙을 단체로 점유해서 4~5줄 차지하면서 걷는 분들에게 트랙 밖으로 비키라고 소리를 지른다”며 “생수를 몸에 뿌려 트랙이 다 젖게 하고 생수병을 내던지고 단체 사진 찍는다고 지나가는 사람들 못 가게 멈추라 한다. 사용료 내고 대여라도 했나 착각할 지경”이라고 밝혔다. 

이에 서초구는 “우리 부서는 검토 끝에 5인 이상 단체달리기 제한이라는 특단의 이용규칙을 마련해 10월 1일자로 시행할 예정이다. 또 트랙 내 인원 간 이격 거리를 2m 이상으로 규정하고 5인 이하 그룹에만 그 예외를 허용하겠다”며 민원에 호응했다.

MZ세대의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생겨난 단어 ‘헬스디깅족’. 이 세대가 현재 우리나라의 주축인 만큼 이들의 관심사에 따라 새로이 생겨나는 단어들이 신기할 따름이다. 다만, 앞서 언급된 ‘민폐’ 러닝크루처럼 자신의 건강과 목적을 위해 하는 행동들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정당화되지 못한다는 것을 기억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