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양원민 기자ㅣ신토불이(身土不二)라는 말이 있다. 몸과 땅은 둘이 아닌 하나로, 자기가 사는 땅에서 자란 농산물이 체질에 잘 맞다는 뜻이다. 그런데 ‘국내산’이라 믿어왔던 채소·과일·화훼류가 사실상 외국에서 들여온 외국 종자에, 로열티(품종사용료)까지 내고 있다는 것은 몰랐을 것이다. 로열티를 지급하는 품종들을 모아왔다.
첫 번째, 채소류(청양고추, 팽이버섯, 배추, 단호박, 양파, 콩나물 등)

1990년대 외환위기 후 토종 종자 회사들이 외국 기업에 인수되며 청양고추의 특허권까지 넘어갔다. 현재 청양고추는 독일계 화학·제약회사 바이엘이 종자를 소유하고 있다. 우리의 것으로 생각하고 먹고 있던 청양고추지만, 외국에 돈을 주고 먹어야 하는 상황이다.
로열티 지급이 큰 버섯은 지난해 기준 2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지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흔히 먹는 흰 팽이버섯 대신 ‘갈색 팽이버섯’, 검은색의 느타리버섯인 ‘흑타리 버섯’ 등 국내 육성 품종 개발이 활발하며, 양송이버섯의 신품종인 ‘이담’이 개발되기도 했다.
외에도 배추, 단호박, 양파, 콩나물, 파프리카 등에도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다.
두 번째, 과일류(딸기, 키위, 참외, 멜론 등)

딸기는 생산액이 높고 농가 소득기여도가 높은 주요 작물이지만, 2005년 국내 재배 품종의 약 92% 정도가 일본 품종으로 2006년 한·일 협상 당시 연 30억원 내외의 로열티를 부담하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은 2006년 딸기연구사업단을 발족해 국내 육성품종 개발과 보급 체계 구축을 위해 연구개발을 추진하였다. 이후 국산 딸기 품종의 보급률은 지난 2021년 기준 96.3%까지 성장했다.
키위도 로열티가 높은 품목이다. 지난해 키위의 로열티 추정액은 18억원에 달한다. 이에 ‘감황’이라는 골드키위 국내 육성 품종을 개발했고, 서귀포시는 지난 2020년부터 시작된 ‘성산지역 키위특화단지 조성사업’을 통해 총 30개 농가-11헥타르(ha)를 조성, 키위를 감귤에 이은 제2의 소득작물로 육성 중이다.
이외에 멜론, 참외 종자 등은 아직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세 번째, 화훼류(수국, 포인세티아, 장미, 국화, 난 등)

꽃들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국내 화훼시장에서 생산·유통되고 있는 수국 품종들은 대부분 네덜란드, 일본, 콜롬비아 등에 높은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기간 자주 보이는 빨간 꽃 ‘포인세티아’도 멕시코가 원산지라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 다만, 국산 품종도 40여 종이나 개발되어 우리 품종을 구매할 경우 로열티를 아낄 수 있다.
외에도 장미, 국화, 난 등 여러 화훼류에도 종자 로열티를 지불한다.
다행히도 국산 품종의 국내 점유율은 증가세를 보인다. 김성섭 농진청 농업연구사는 “국내 육성품종의 점유율은 전체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최근 10년간(2013~2023년) 버섯의 국산화율은 46%에서 62.9%로, 딸기는 78%에서 98.4%, 키위는 19.3%에서 29.4%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로열티 지급액도 줄고 있다. 품목별로는 51억원에 달했던 버섯 로열티가 20억원으로, 키위는 25억원에서 18억원으로 감소됐다고 추정된다.
다만 국내의 우수한 신품종이 개발되더라도 농가 생산과 소비자 구입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농가의 생산 시설이 기존 품종에 맞춰져 있으며, 기존 품종에 익숙해진 소비자의 입맛이나 선호도를 바꾸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신품종 생산단지 조성 등 분양을 확대하고, 대형유통·외식업체들과의 협력으로 수요처를 늘리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주말, 장바구니에 우리 종자, 우리 것을 골라 담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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