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아직도 인류가 정복하지 못한 다양한 질병들이 있다. 그중 ‘암’은 많은 사람들이 앓는 병이지만, 아직도 완벽하게 정복하지 못한 고위험 질병 중 하나다. 도대체 암은 왜 생길까. 여전히 치료에는 엄청난 비용이 들고, 많은 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암이 왜 생기는지 알아본다.

암은 사멸해야 할 비정상 세포들이 과다 증식해 주위 조직을 침범·파괴하거나 몸의 다른 부위로 퍼지는 상태를 말한다. 우리 몸의 세포는 원래 분열과 성장, 그리고 스스로 죽는 과정(세포사)을 정교하게 조절하며 균형을 유지하지만, 이 통제 장치가 고장 나면 필요 이상으로 세포가 만들어지고 덩어리가 형성된다. 이를 종양이라 부른다.

이러한 종양은 크게 양성과 악성으로 나뉜다. 양성종양은 대개 성장 속도가 느리고 일정 크기에서 멈추며, 주변 조직을 파고들거나 먼 곳으로 전이하지 않는다. 반면 악성종양은 빠르게 자라고 주변 조직을 침윤(파고드는 성질)하며, 혈관·림프관을 타고 다른 장기로 이동(전이)해 생명을 위협한다. 이러한 악성종양을 우리는 흔히 ‘암’이라 부르며, 의학적으로도 악성종양과 암은 동의어다.

이러한 암 세포는 어디에서 발생하느냐에 따라 이름과 성질도 다르다. 상피에서 생기면 ‘암종(carcinoma)’, 뼈·근육 같은 결합조직에서 생기면 ‘육종(sarcoma)’, 림프계에서 발생하면 ‘림프종’이라 한다. 혈액세포에서 발생하는 백혈병 등은 혈액암, 장기나 조직에 덩어리를 이루는 경우는 고형암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암세포는 도대체 왜 생길까. 이에 대한 답은 ‘유전적 변화의 축적’이다. 세포 분열을 가속하는 유전자의 비정상적 활성화, 분열을 억제하고 DNA 손상을 수리하는 종양억제유전자 등의 기능 상실이 겹치면서 세포주기 제어가 무너진다. 이렇게 세포주기가 무너진 변이들이 한두 개로 끝나지 않고 여러 단계의 변이가 축적되면 암으로 진행한다.

이런 변이는 생활환경과 습관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연구에 따르면 전체 암의 약 90~95%는 흡연, 식습관과 비만, 감염, 방사선·자외선 노출, 신체활동 부족 같은 환경·생활 요인과 연관되고, 유전 요인이 뚜렷한 경우는 5~10% 정도다. 

그렇기에 암 예방은 생활습관을 고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금연, 절주, 체중 관리, 채소·과일·통곡 위주의 식사, 가공육·적색육 과다 섭취 제한, 자외선 과다 노출 회피, 규칙적 운동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자궁경부암·대장암 등의 암은 건강검진 권고 주기에 맞춰 검사를 받아 조기 발견이 가능하며, 유방암 등은 연령·위험도에 따라 의료진과 상의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평소 가벼운 통증이라도 쉬이 넘기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암의 예후는 종류와 병기, 환자의 상태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같은 암이라도 조기 발견 시 완치율이 높고, 전이 후에는 치료 목표가 완치가 아닌 생존 연장과 증상 조절로 바뀌는 경우가 많다. 

정리하자면 암은 ‘세포 분열·사멸의 통제력 상실’이라는 생물학적 요인에서 비롯되며, 다수의 유전적 변화가 누적될 때 발생한다. 그 변이를 촉발·가속하는 힘은 대부분 일상 속 환경과 습관이다. 따라서 예방 가능한 위험을 줄이고, 주기적인 검진과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치료를 이용할 때 암은 더 일찍 발견되고 더 잘 치료된다.

암을 두려움의 대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암이 생기는 이유와 그 과정을 이해하고, 예방과 조기 발견, 치료 방법에 대한 지식을 쌓는다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 생활습관의 작은 변화와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우리는 암의 위험을 충분히 낮출 수 있다는 점을 잊지 않길 바란다.

시선뉴스=양원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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