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양원민 기자 / 디자인=김선희 proㅣ급격한 인구 감소와 함께 문제가 되는 지방 소멸. 각 지자체는 병원, 공원, 학교 등 다양한 인프라가 마련된 신도시를 지어 이에 대비하고 있다. 경북 안동에 있는 경북도청 신도시의 차세대 랜드마크 ‘호민지’를 소개한다.

호민지
호민지는 경상북도 안동시 경북도청 신도시에 위치한 저수지로, 지역 주민들과 방문객들에게 인기 있는 산책 및 휴식공간이다. 저수지 인근에는 순환 산책로, 갈대숲, 벚꽃길 등 생태공원이 마련되어 있어 안동에 거주하는 주민은 물론 하회마을·병산서원 등 경북도청 신도시 인근의 세계문화유산을 찾는 관광객은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호민지의 옛 이름은 여자지(女子池)였다. 예부터 둑을 쌓으면 자꾸 무너져서 둑 막기가 매우 어려웠는데, 어떤 여자가 나타나 서쪽에 물이 나가는 도랑을 만들어야 한다고 일러주었고, 일러준대로 했더니 둑도 무너지지 않고 저수량도 적정량을 유지해 농사에 도움이 됐다고 한다. 이후 정체 모를 여인의 도움을 받아 만든 저수지라고 해서 ‘여자지’라 지었다고 전해진다. 지금의 호민지는 1942년 이곳을 확장하며 새로이 지은 이름이다.

총 연장 3.2km에 달하는 호민지 수변생태공원은 산책에 안성맞춤이다. 다양한 테마의 산책로가 있는 것은 물론 언덕 넘어 떨어지는 해와 저수지에 일렁이는 윤슬의 조화가 아름다워 노을 명소로도 알려져 있다. 또 한국의 멸종 위기 1급인 수달이 종종 나타나 먹이활동을 한다고 하니 수달을 만나보는 행운도 누려볼 수 있겠다.

K-과학자 마을
호민지 남쪽엔 ‘K-과학자 마을’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K-과학자마을'은 전국 최초의 은퇴 과학자를 위한 주거단지로 2만8천㎡의 부지에 주택 45가구(38동), 주민 공동시설(쉐어오피스, 다목적홀, 라운지 등)이 들어선다.

도는 건축비 포함 492억원을 들여 주거시설과 커뮤니티 센터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곳에서 지낼 인문‧사회, 과학‧기술 등 은퇴 과학·기술인 40여명은 경북연구원 소속 석좌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지역의 산업‧사회 발전을 위한 각종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도는 이를 통해 은퇴 과학‧기술인들이 지역에 머물면서 연구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재능기부를 통해 지역 산업을 이끌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를 확보할 계획이다. K-과학자 마을은 내년 6월 완공 예정이다.

드라마 촬영지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는 2023년 1월부터 약 1년 동안 호민지 인근에 세트장을 건립해 촬영했다. 이 드라마는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1950년대 어촌마을의 풍경은 대부분 안동에서 촬영된 것이다.

드라마는 가상의 어촌마을인 제주 도동리를 배경으로 하기 위해 주택 80여 채와 현무암 돌담, 항구, 고기잡이배 4척 등이 있는 세트장을 호민지 인근에 설치하고 대규모 CG작업 등에 상당한 비용을 들였다. 현재 세트장은 철거됐지만, 세트장 인근 경북도청 원당지, 안동 안동호, 청도 운문사, 천주교 대구대교구청 등 안동을 포함한 대구·경북의 명소가 드라마에 등장했다.

부레옥잠
한편, 지난 2023년 호민지는 부레옥잠으로 골머리를 앓은 바 있다. 당해 호민지는 부레옥잠들에 점령된 상태였고, 개체수 조절에 실패해 안전사고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고인 물에 주로 서식하는 부레옥잠은 대표적인 수질 정화 식물이지만, 강인한 생존력과 급속한 팽창 속도로 다른 식물들이 자라지 못하게 하는 등 악영향을 끼친다. 또 썩을 때까지 방치하면 수질 정화 효과도 사라지기에 당시 경북도는 호민지 부레옥잠 치우기에 열을 올렸다. 

경북도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모든 사업이 마무리되면, 호민지는 하회마을‧병산서원, K-과학자 마을, 경북도청 등 명소로 둘러쌓이게 된다. 그렇기에 대구 대표 관광지로 꼽히는 수성못과 같은 모습을 미래의 호민지에 기대하는 이들도 많다. 급감하는 인구와 소멸하는 지방에 ‘호민지’를 품은 경북도 신도시가 이를 타개할 좋은 선례로 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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