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박진아, 정혜인 기자 / 디자인=김선희 proㅣ화재가 발생했을 때 건조한 날씨에 강한 바람까지 더해지면 소방대원들이 노력해도 진화에 속도가 잘 붙지 않는다. 불의 규모가 클수록 진압이 더 어려워지기에 초기에 잡는 게 가장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다. 신고가 들어왔을 때, 소방차는 어떤 순서로 출발할까.

화재가 발생하면 소방차 출동의 골든타임 5분 확보가 중요하다. 그렇기에 ‘긴급차량 우선 신호 시스템’이 적용된 구간들이 있다. 이 시스템은 소방차가 출동하면 도로 통과 구간의 교통신호가 미리 녹색으로 바뀌는 것이다. 

소방차가 출발할 때는 구급차도 함께 이동한다. 구급차는 응급환자를 이송하기 위한 역할로, 내부에는 환자가 눕는 침대와 각종 의료기구, 의약품 등이 비치되어 있다. 차량 앞면에는 119가 거꾸로 쓰여 있는데, 이는 앞차들이 백미러나 사이드미러로 신속히 확인하게끔 돕기 위해 의도적으로 뒤집혀 있다. 

그리고 구조 버스와 구조 공작차가 있다. 구조 버스는 장비나 소방대원을 수송하고, 구조 공작차도 구조활동에 필요한 인력과 지원 장비를 수송한다. 구조공작차 교체 시에는 더 많은 장비를 실을 수 있는 공간과 실내 활동 공간을 중요하게 본다. 각종 구조 장비를 손쉽고 빠르게 장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화재에는 특히 펌프차와 물탱크차가 중요하다. 펌프차는 물을 쏘아 올리는 역할을 하고, 물탱크차는 물을 모두 사용한 펌프차를 보충하는 역할을 한다. 물탱크차는 화재 이외에 AI방역, 농촌급수지원 등에도 사용된다. 펌프차는 경량, 소형, 중형 등이 있어 진입로가 작은 곳은 경량이 담당한다. 고층에서 화재가 났을 대는 고성능 펌프차가 쓰인다. 

고층 화재를 진압하는 데는 사다리차도 함께 움직인다. 소방관이 탑승해 고층 건물의 화재를 진압하고 20m급, 50m급 등 종류가 다양하다. 높은 곳까지 올라가야 하기에 넓은 공간이 필요하고, 바람의 영향을 받기에 까다로운 조건들이 맞아야 한다. 고가 사다리차는 일자로만 세울 수 있고, 굴절 사다리차는 ‘ㄱ’, ‘ㄴ’과 같은 모양으로 바꿀 수 있다. 그래서 고가 사다리차가 접근하기 힘든 곳에 굴절 사다리차가 이용된다.

화재 발생 시 빠른 현장 도착을 위해 전국에서는 꾸준히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이 실시된다. 소방차 통행로 확보에는 운전자 및 보행자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전국 소방서별로 특정 구간을 자체 선정해 실제 출동 훈련을 실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난해 길 터주기 훈련에서는 ▲경광등 · 사이렌 취명 ▲선두차량 길 터주기 요령 안내 방송 ▲일반차 양보운전 실제 체험 유도 ▲민간 인력 · 장비 합동훈련 추진으로 출동로 확보를 위한 민‧관 공조 체계 확립 등이 주요 내용이었다. 

한편, 우선 신호 시스템 사용의 경우 그 실적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안수일 시의원의 질의에 대해 울산시가 제출한 자료를 보면 교통정보센터에서 신호를 제어하는 방식을 적용한 사례가 2020년 375건에서 지난해 23건으로 급감했다.

이에 소방본부는 “단말기 노후화로 작동이 잘되지 않아 우선 신호 시스템 사용을 꺼리고 있다”며 “올해 개선된 장비를 시내 전 구간에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빠르고 안전하게 시민을 구할 수 있도록 장비를 비롯한 여러 여건이 하나둘 개선되어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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