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선뉴스=심재민 기자 | 서울시가 일상 속에 스며든 성차별적 언어를 바로잡기 위해 ‘성평등 언어사전’을 발간했다. 성역할 고정관념을 강화하거나, 특정 성별을 중심으로 구성된 표현을 성평등한 언어로 순화함으로써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시도다.
성차별적 언어는 오랜 시간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사용돼왔다. "남자는 이래야지", "여자는 저래야지" 같은 표현은 특정 성별에게 역할을 강요하거나 사회적 편견을 강화하는 데 영향을 미쳐왔다. 서울시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언어를 바꾸는 일이 인식을 바꾸는 시작점이라고 보고 ‘성평등 언어사전’을 기획했다.
서울시는 성평등 언어를 성별에 따른 고정관념을 제거하고, 누구나 동등하게 표현될 수 있도록 만든 언어로 정의했다. 이는 성별을 불필요하게 강조하지 않으며, 차별과 편견 없이 모든 사람을 존중하는 말하기 방식을 뜻한다.
사전에 수록된 주요 사례들을 살펴보면, 먼저 가정과 성 역할에 대한 고정된 시선을 덜어낸 표현들이 눈에 띈다. ‘부녀자’는 ‘여성’으로, ‘학부형’은 ‘학부모’로, ‘주부’는 ‘가사노동자’로 바뀌었다. ‘마나님’이라는 말도 이제는 ‘아내’ 또는 ‘배우자’로 표현하며, ‘효자상품’이라는 표현은 성별에 관계없이 인기 있는 제품을 가리키는 ‘인기상품’으로 순화됐다.
일상 속 직업명이나 행동 특성을 나타내는 표현들 역시 바뀌었다. ‘유모차’는 돌봄 주체의 성별을 지우고 ‘유아차’로 바뀌었고, ‘맘스스테이션’이라는 용어는 ‘돌봄 스테이션’으로 대체됐다. 직업명에 성별을 붙이던 관행도 사라졌다. ‘여경’ 대신 ‘경찰관’, ‘남자 간호사’ 대신 그냥 ‘간호사’라고 쓰도록 했다. 또한, '남자답다', '여자답다'라는 표현도 각각 '용감하다', '섬세하다' 등 성격 중심의 중립적인 표현으로 바꾸도록 제안했다.
사회적 인식을 담은 언어 역시 개선됐다. 대표적으로 ‘저출산’이라는 표현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이고자 ‘저출생’으로 바꿨으며, ‘미망인’은 고인을 기준으로 정의하는 표현이라는 점에서 ‘고인의 배우자’로 순화됐다. 결혼과 관련된 표현 중에서도 ‘색시’는 ‘신부’로, ‘처녀/총각’은 각각 ‘미혼 여성’, ‘미혼 남성’으로 표현하는 것이 권장된다. 중매인을 뜻하는 ‘마담뚜’ 역시 성적 이미지나 비속어 느낌을 줄이기 위해 ‘중매인’이라는 표현으로 바꿨다.
또한 직업에 성별을 덧붙이는 표현은 모두 제거됐다. ‘여류작가’, ‘여류화가’, ‘여류 정치인’ 등은 각각 ‘작가’, ‘화가’, ‘정치인’으로 표현하고, ‘여자 소방관’도 ‘소방관’으로 명확히 정리했다. 서울시는 성별을 굳이 명시하지 않아도 직업의 정체성과 전문성은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이 성평등 언어사전이 단순한 말의 문제가 아니라, 존중과 평등이 스며드는 사회적 변화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다양한 공공 정책과 캠페인을 통해 차별 없는 언어문화 확산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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