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기자ㅣ제한시간 15분, 냉장고 속 식재료만으로 냉장고 주인을 위한 맞춤 요리를 만드는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이하 냉부)가 시즌 2로 돌아왔다. 2010년대 요리 예능의 선두 주자로 꼽히는 프로그램인데, ‘흑백요리사’ 인기와 더불어 방송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시즌이 나오게 되었다.

과거 인기 예능이 오랜만에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오면 시청자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냉부’는 전과 같은 진행 형식과 고정 셰프를 유지해 대중들의 반가움을 샀다. 시즌 2를 본 애청자들은 그중 특히 김풍을 향해 ‘냉부해의 보물’, ‘천재’, ‘꼭 필요한 캐릭터’라고 말한다.

'냉장고를 부탁해 since 2014' 김풍 [JTBC 제공]
'냉장고를 부탁해 since 2014' 김풍 [JTBC 제공]

‘냉부’에서 김풍은 “야매를 넘어 마계요리사라 불리는 남자! 늘 기발하고 독창적인 요리를 선보이는 ‘냉부’의 이단아”로 소개된다. 김풍 이외의 다른 출연 셰프 대부분이 백수저 출신이어서 흑수저 중의 흑수저라는 뜻의 ‘암흑수저’라는 별명도 있다.

김풍의 본업은 셰프가 아닌 만화가이다. 웹툰 초창기부터 다음과 네이버 등 주요 웹툰 플랫폼에서 만화를 연재하며 ‘찌질의 역사’ 등 대표작들을 남겼다. 2003년 다음 만화속세상에서 ‘폐인가족’ 연재로 데뷔해 만화가로서 입지를 다져갔고, 그의 웹툰은 2000년대 초반 사람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파김치갱 팝업스토어' 김풍 [더 밥 스튜디오 제공]
'파김치갱 팝업스토어' 김풍 [더 밥 스튜디오 제공]

‘찌질의 역사’는 ‘누구나 겪었을 법한 청춘들의 이불킥 찌질한 이야기’를 담은 만화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연재됐다. 장르는 로맨스지만 작품의 주인공은 ‘모든 남자들의 치명적 흑역사를 품은 인물’이다. 동명의 드라마를 위해 2022년 촬영을 마쳤으나 주연 배우들의 학폭 논란으로 기존 편성이 무산됐다. 2025년 현재도 여전히 미편성 상태다.

만화가로서 인기가 전보다 약해졌을 무렵, 그는 두뇌 게임 서바이벌 프로그램 ‘더 지니어스: 게임의 법칙’로 2013년 방송에 얼굴을 비췄다. 이때도 지금처럼 기발한 발상과 예측 불가능한 행동이 그의 큰 특징으로 언급됐다. ‘나 혼자 산다’에서 전현무의 지인으로 나오기도 했다.

'탐정들의 영업비밀' 김풍 [채널A 제공]
'탐정들의 영업비밀' 김풍 [채널A 제공]

인지도가 크게 높아진 건 2014년 방영을 시작한 ‘냉부’ 덕이었다. 그 전의 요리 프로그램들이 교양 프로그램에 가까웠다면 예능에 가까운 ‘냉부’는 시청자들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갔다. 그리고 당시 ‘냉부’와 비슷한 시기에 방영된 여러 요리 프로그램들로 ‘셰프 열풍’이 불어 김풍의 인기 역시 수직상승했다.

김풍은 전문적인 셰프가 아니기에 조리 과정에서 실수를 자주 보였다. 그럼에도 예상을 깬 맛있는 맛으로 다른 셰프들을 놀라게 한 적이 아주 많았다. 시즌 1에서 범접할 수 없는 이미지가 사람들의 뇌리에 강하게 남았는지, ‘흑백요리사’ 공개 당시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은 김풍이 갑자기 재조명됐다.

유튜브 '라면꼰대-꽃보다 78' [더 밥 스튜디오 제공]
유튜브 '라면꼰대-꽃보다 78' [더 밥 스튜디오 제공]

그는 ‘흑백요리사’ 출연 제안을 받았다고 한다. 다만 요리에 흥미를 잃어 출연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냉부’에서 여전한 ‘암흑요리사’로 사람들에게 큰 웃음을 주고 있다. 만화가로서도, 방송인으로서도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재미를 만들어 다시 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듯하다. 새로운 시즌에서 김풍이 또 어떤 요리들을 선보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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