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양원민 기자ㅣ인간이 배출하는 탄소 때문에 지구온난화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믿는가. 이는 대체적으로 맞다고 믿어지고 있는데, 이를 거짓이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기후음모론’이란 인간 활동에 의한 지구의 급속한 온난화가 엄연한 사실이라는 과학계의 광범위한 합의와 달리, 기후변화는 거짓이라고 주장하는 음모론이다. 기후 음모론자들은 기후위기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기후위기의 핵심 논리에는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고 말한다.

세계적 기후과학자이자 ‘하키스틱 곡선’으로 유명한 마이클 만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수가 시사만평가 톰 톨스와 함께 낸 ‘누가 왜 기후변화를 부정하는가’에 따르면 기후변화 음모론을 고수하는 집단은 화석연료로 돈을 버는 대기업과 이들의 후원을 받는 사설 기관, 단체, 과학자, 정치인 등이다.
만 교수는 대기업들이 자신들에게 도움이 되는 법안을 마련·통과시켜 환경 규제를 약하게 만들고, 기후변화가 실제로 위협이 된다는 사실을 부정하며, 재생에너지 장려정책을 폐기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 언론은 기후변화 음모론자들의 주장을 비중 있게 다뤄줌으로써 여론에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기후음모론의 선두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대선 기간 “기후변화는 사기”라고 주장하며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인간이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라는 과학자들의 주장을 일축해 왔다.
또 지난 집권 1기 당시엔 노골적으로 기후변화를 부정하면서 국제적 기후위기 대응합의인 파리기후협정을 탈퇴했다. 이후 조 바이든 전임 대통령이 파리기후협정에 복귀했지만, 지난달 대통령 취임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여전히 오염물질을 배출하며 그 영향이 미국까지 미치고 있습니다. 모두가 함께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파리기후협약은 불공정하고 일방적인 갈취(ripoff)입니다.”라며 이틀 뒤 파리기후협정에서 다시 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미국 내에서도 기후변화 대응에서 발을 빼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미 대형은행들에 요구해왔던 기후대응 관련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자료제출을 폐기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연준은 그동안 JP모건체이스, 시티그룹,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모건스탠리 등 6개 대형 금융사에 요구해왔던 ‘기후 시나리오 분석 연습’에 관한 자료를 요청하지 않기로 했다. 해당 자료는 기후변화와 관련한 금융 위험을 평가하고 관리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세운 ‘베이조스 지구 펀드’는 기업의 탄소 감축을 이끄는 글로벌 조직에 대한 지원을 중단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의 지난 5일 보도에 따르면 100억달러(약 14조4천억원) 규모로 설립된 ‘베이조스 지구 펀드’는 지난해 말부터 ‘과학 기반 탄소 감축 목표 이니셔티브(SBTi)’에 대한 지원을 중단했다. SBTi는 참여 기업이 탄소 감축 목표를 세워 공개하고 이를 실행해 나가도록 목표 설정, 평가, 검증을 지원하는 국제 조직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기조는 미국뿐만이 아니라 세계에도 영향을 뻗치고 있다. 정치 스타일이나 언변이 비슷해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리기도 하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미국의 뒤를 따라 세계보건기구를 탈퇴했으며, 파리 기후변화 협정에서도 탈퇴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지난해를 돌이켜보면, 유례없는 폭염, 가뭄, 홍수, 태풍 등 기상이변으로 인해 지구촌은 무척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역대급 폭염과 관측 이래 최장의 열대야를 겪었으며, 미전역에는 대형 산불이 산발적으로 발생했고, 남미와 유럽 등지에서는 폭염과 홍수가 이어졌다.
기후변화에 대한 관점은 과학계의 광범위한 합의에 힘입어 ‘기후위기론’이 우세하나, 트럼프 대통령과 같이 ‘기후음모론’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게 있다. 다만, 실제로 지구촌 사람들이 여러 기후 변화를 체감하고 고통받고 있는 만큼 미시적 이익은 제쳐두고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올바른 협의와 판단,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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