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양원민 기자ㅣ‘세대’란 어떤 특정 기간 내에 공통의 문화적, 사회적, 역사적 경험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집단을 뭉뚱그려 가리키는 개념이다. 현대 사회는 급격한 변화를 겪으며 점점 더 빠르게 새로운 ‘세대’를 탄생시키고 있다. 기존의 베이비붐 세대부터 X세대, Y세대(밀레니얼 세대), Z세대 등 각 시대가 가진 특성과 당시에 태어난 사람들의 특징을 구분하는 이러한 용어는 현재 알파세대를 지나 ‘베타세대’까지 이르렀다.

‘베타세대’는 2010년부터 2024년까지 출생한 ‘알파 세대’에 이어 2025년부터 2039년까지 태어난, 그리고 태어날 세대를 일컫는 말이다. 이 용어는 호주의 사회학자이자 미래학자인 마크 맥크린들(Mark McCrindle)이 지난해 말 제안한 개념이다. 이전의 알파세대 역시 맥크린들이 제시했다.

맥크린들이 자신의 블로그에 적은 글에 따르면 알파세대가 디지털 네이티브로 성장한 첫 세대라면 베타세대는 일상생활에서 인공지능(AI)을 자유롭고 능숙하게 사용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래서 그는 이들이 AI 기술이 모든 생활 영역에 깊숙이 자리 잡은 환경에서 성장하는 ‘AI 네이티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자율주행 자동차를 타며 건강관리용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하고, 생생한 가상현실(VR)을 즐기는 삶이 이들에겐 당연하다는 얘기다.

또 다수가 22세기를 경험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전 세대와 달리 ‘AI와 자동화의 완전한 일상화’를 경험할 것이라 적었다. 그러면서 △AI 알고리즘을 통해 개인별 맞춤형 학습을 경험하는 ‘맞춤형 교육’ △AI 기반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더욱 편리하고 효율적인 소비가 가능해지는 ‘디지털 소비 문화’ △디지털과 현실 세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가상과 현실의 융합’이 베타세대에서 일상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맥크린들은 또 2035년께에는 베타세대가 전 세계 인구의 16%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AI와 자동화 기술이 기존 일자리를 대체한 새로운 형태의 직업군이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베타세대에게는 이전 세대가 물려준 기후위기, 저출생 고령화, 급속한 도시화 같은 막중한 세계적 과제가 놓여 있다. 맥크린들은 “이들에게 지속가능성은 단순한 선호 사항이 아니라 기대 사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베타 세대는 과거 세대들이 상상할 수 없었던 속도와 범위로 기술과 사회적 변화를 경험하며 새로운 시대의 리더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따라서 베타 세대는 단순히 기술 혁신의 수혜자가 아니라 지구촌 차원의 문제를 해결하는 주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러한 세대별 분류에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치기도 한다. 세대라는 이름 아래 복잡다양한 사회적 맥락이 지나치게 단순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퓨리서치센터의 마이클 디목 회장은 이러한 세대 분류와 관련해 “세대 구분이 잘못된 고정관념을 강화하거나 복잡한 개인의 삶을 지나치게 단순화할 수 있다”고 비판하며 센터는 세대별 분류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베타세대’와 같은 세대 구분은 각 세대가 가진 포괄적인 특징을 파악함으로써 우리와 다른 특정 집단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이것이 세대간 차이를 강조하고 멀리하기보다는 포용하고 좁히는 쪽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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