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심재민 기자 | 과거 텔레비전의 대중화로 많은 이들이 다양한 방송을 통해 뉴스와 드라마, 쇼 등을 통해 여가를 즐기게 되었지만, 그 이면에 대부분의 여가 시간을 텔레비전 시청에 의존하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그래서 당시 네모난 텔레비전을 두고 ‘바보상자’라고 빗대어 부르기도 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이 현대의 ‘바보상자’로 자리매김 하며 그 의존도를 좀 낮출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있따르고 있다. 특히 두뇌가 발달해야 할 성장기 시기에는 스마트폰을 좀 쉬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일부 선진국에서는 학교에서 ‘디지털 쉼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프랑스 정부는 지난 9월 새 학기 시작에 맞춰 일부 중학교에 시범 도입한 '디지털 쉼표' 규정을 내년엔 초·중·고교 전체로 확대할 방침이라 관심이 높다.

'디지털 쉼표(Digital pause)'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학습과 사회적 교류에 집중하도록 교내 스마트폰 사용을 물리적으로 금지하는 정책을 말한다. 프랑스 교육부는 지난 9월 신학기부터 중학교 약 200곳에서 학생의 스마트폰 사용을 물리적으로 금지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프랑스에서 시행 중인 ‘디지털 쉼표’ 정책은 학생들이 등교하면 스마트폰을 수거해 별도의 사물함에 보관한 뒤 하교할 때 돌려주는 식이다.
앞서 프랑스는 2018년부터 초·중학교 내 스마트폰 소지는 허용하되 사용은 금지한 바 있다. 하지만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이번에 좀 더 현장 실행력을 높인 ‘디지털 쉼표’를 시행한 것이다. 포르티에 장관은 "'디지털 쉼표'에 시범적으로 참여한 학교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오고 있다"며 "학생들이 학습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습에 전념하는 학교 분위기를 조성하지 못하면 학업 성취는 있을 수 없다"며 학습 환경 조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디지털 쉼표 정책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설립한 '스크린 사용 전문가 위원회'가 지난 3월 발표한 보고서의 권고안에 따른 결과다. 당시 위원회는 보고서에서 "디지털 기기가 수면과 몸을 움직이지 않는 생활 방식, 신체 활동 부족, 과체중과 비만, 시각에 미치는 직·간접적인 부정적 영향에 대해 명확한 합의가 이뤄졌다"고 결론내렸다.
보고서에서는 ▲11세 이전 휴대전화 사용 금지 ▲11~13세 연령대엔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한 휴대전화만 지급 ▲15세 이전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접속 차단 ▲15세 이후엔 ‘윤리적 SNS’에만 한정적 접속 등을 권고했다. 윤리적 SNS에는 틱톡, 인스타그램, 스냅챗 등 10대 사이에 인기를 끄는 글로벌 플랫폼은 제외된다. 이런 플랫폼은 만 18세가 지난 뒤에야 허용해야 한다는 게 보고서가 내린 결론이다.
프랑스 정부가 현재 일부 학교에서 시범 시행중인 스마트폰 사용 금지 규정을 내년도 새 입학철에 맞춰 초·중학교 전체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7일(현지시간)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알렉상드르 포르티에 교육부 학업성취 담당 장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늦어도 2025년 9월 입학 시기엔 '디지털 쉼표' 조치가 전국적으로 시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포르티에 장관은 "지금은 국가적 위기 상황"이라며 "청소년의 건강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쉼표 정책은 미국의 여러 주에서도 시행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수업 중 휴대전화 금지에 찬성하는 여론이 높다. 미국 내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찬성하는 이유로는 수업 집중력 향상(91%), 학생의 사회성 향상(70%), 부정행위 근절(50%) 학교폭력 근절(39%) 순이었다. 물론 반대의 입장도 있다. 반대측에서는 자녀와의 수시 연락 필요(60%), 현실적으로 교사가 강제하기 어려움(37%), 자녀의 휴대전화 사용 여부는 부모의 소관(32%), 학습에 도움(31%) 등을 들었다.
해외는 물론 인터넷 강국 대한민국 역시 유아기와 청소년 시기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갑론을박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교내에서의 스마트폰 사용 통제를 두고 찬반 의견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비단 꼭 성장기 시기를 떠나서라도 모두에게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은 여러 부작용을 낳고 있기에 ‘디지털 쉼표’를 둘러싼 열띤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무엇보다 스스로 적당한 이용과 절제로 최신 기술의 산물이 ‘바보상자’의 오명을 쓰는 반복을 되풀이 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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