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심재민 기자 / 디자인=김선희 pro | 2024년의 끝자락에서 모두를 놀라고 안타깝게 한,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와 관련한 다양한 원인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해외의 항공안전 전문가들은 공항 활주로 끝 근처에 설치된 콘크리트 구조물(둔덕)이 피해를 키웠을 수 있다는 지적에 힘을 실었다.
이에 전반적인 공항 활주로 개선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고, 그 일환으로 항공기의 '오버런(착륙시 활주로 종단을 넘어서 기체가 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미 연방항공청(FAA)이 90년대 후반부터 미국 내 공항서 운용하고 있는 항공기 이탈 방지 시스템인 이마스(EMAS)의 도입 필요성도 거론되고 있다.

항공기 이탈 방지 시스템인 이마스(EMAS·Engineered Material Arresting System)이란, 항공기가 착륙하며 활주로를 이탈하는 사고 발생 시 동체의 전진 속도를 신속히 줄이도록 설계한 일종의 경량 콘크리트 블록이다. 항공기 바퀴가 이마스를 구성하는 경량의 소재를 부수면서 나아가는 과정에서 동체 속도가 급속도로 감속하게 되는 원리다.
미 연방항공청(FAA)이 상용화해 미국 내 공항에서 운용하고 있는 항공기 이탈 방지 시스템인 이마스(EMAS). FAA 홈페이지 자료에 따르면, 표준적인 활주로안전구역(RSA)을 확보하지 못하더라도 EMAS를 설치하면 대부분의 항공기들은 착륙 시 속도가 70노트(약 130㎞/h)를 넘지 않게 된다.
FAA는 1990년대부터 RSA 확보가 어려운 공항의 안전을 위해 EMAS 연구를 시작해 현재 여러 공항에서 이를 운용하고 있다. FAA에 따르면, EMAS는 현재 미국 71개 공항의 활주로 종단에 121개가 설치돼 있다. 실제로 1999년 5월 뉴욕 JFK 국제공항을 시작으로 올해 7월 콜로라도주 텔루라이드공항에 이르기까지 항공기 22대(총 탑승자 수 432명)의 오버런을 EMAs가 안전하게 막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전문가들 역시 활주로의 종단 안전 구역의 문제가 아니라면 EMAS 도입을 주장하기도 한다. 참고로, 종단 안전 구역이란 비행기가 활주로 앞쪽에 착륙하거나 종단(맨 끝)을 지나쳐 오버런하는 경우 장애물과의 충돌로 항공기가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 착륙대(활주로를 감싸고 있는 최소 60m의 포장도로) 종단 이후에 설정된 구역을 말한다. 국토부는 “이 종단 안전 구역은 공항마다 거리가 다른데 사고가 난 무안 공항은 199m”라며, 종단 안전 구역 거리가 계속 도마 위에 오르자 “(종단 안전 구역은) 국제기준 등에서는 90m가 최소, 의무 기준이며 권고 기준은 240m”라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황호원 한국항공대 항공우주법학과 교수는 종단 안전 구역이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라면서 전반적인 개선 작업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종단 안전 구역을) 100m, 200m 늘여봤자 큰 효과가 있진 않다"면서 "이번 사고처럼 항공기가 빨리 달리면 몇백미터 늘어났다고 해서 (제동) 효과가 크게 있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일단 잘못 설치한 둔덕을 없애고 이마스(EMAS)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면서 "(종단 안전 구역이) 짧은 공항은 이마스를 통해 마찰을 크게 해서 항공기 속도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통한 큰 참사로 무겁기만 한 2025년의 출발. 무엇보다 사고에 대한 확실한 조사와 수습, 더불어 피해자와 유족들에 대한 존엄 및 예우가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시설에 대해 전방위적인 꼼꼼한 점검이 이루어져, 안전에 소홀함이 없도록 확실히 보완해야 할 것이다.
보도자료 문의 및 기사제휴
▶ sisunnews@sisunnews.co.kr
▶ 02-838-5150
- 또 하나의 ‘바보상자’가 된 스마트폰...‘디지털 쉼표’에 대한 고민 이어져 [지식용어]
- ‘일’에 대한 의지와 의욕이 없는 ‘니트족’...미래의 빈곤을 부를지도 [지식용어]
- ‘탄핵 공방’에 커지는 경제 전반 우려...정부의 ‘투자세액 공제’는? [지식용어]
- 2025년 ‘을사년’, 푸른 뱀의 기운으로 ‘더’ 나아지기를 [지식용어]
- 당분간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거국내각’ 등 각계의 제안 [지식용어]
- 저렴한 상품이 더 올랐다...서민 직격탄 ‘칩플레이션’ [지식용어]
- 민주주의 가치 아래 바로 서야 할 ‘선거관리위원회’...그 본질은 ‘공정’과 ‘신뢰’ [지식용어]
- 2025 팬톤 올해의 컬러 ‘모카 무스’ 활용법 [지식용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