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기자 / 디자인=김선희 proㅣ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45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12·12 군사반란을 소재로 한 천만 영화 ‘서울의 봄’이 최우수작품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작품의 주연이자 최근 모델 문가비(35)와의 사이에서 혼외자를 얻은 배우 정우성(51)은 이날 최다관객상 부문 시상자로 황정민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여러 논란에도 침묵을 지켰던 정우성은 이 자리에서 처음으로 직접 심경을 밝혔다. 그는 “저는 오늘 ‘서울의 봄’과 함께했던 모든 관계자에게 저의 사적인 일이 영화에 오점으로 남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감사함과 죄송함을 전했다. 이어 “모든 질책은 제가 받고, 안고 가겠다. 아버지로서 아들에 대한 책임은 끝까지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우성은 데뷔한 지 어느새 30년이 지난 배우로, 오랫동안 ‘최고의 미남’ 또는 ‘연예인들의 연예인’으로 꼽혔다. 데뷔 초에는 “잘생겼다”는 말에 겸손함을 표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잘생김을 인정하며 재치 있게 넘겼다. ‘잘생김 어록’까지 생길 정도였다. 이러한 반응은 대중들에게 오히려 친숙함으로 다가왔다. 

그가 연예계에 발을 들이게 된 것도 타고난 외모 때문이었다.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길거리 캐스팅으로 모델 일을 시작하게 되었고, 각종 CF로 인지도를 높였다. 1994년 데뷔작 ‘구미호’에서는 서투른 연기를 했고, 영화도 그다지 흥행하지 못했다. 이후에도 한동안 출연한 작품들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리고 1990년대 후반 영화 ‘비트’와 ‘태양은 없다’의 흥행과 함께 인기를 얻었다. ‘태양은 없다’를 함께 촬영한 이정재와는 지금까지도 오랜 절친으로 알려져 있다. 점차 연기력 논란이 잠잠해지다가 2004년 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가 흥행에 대성공했는데, 이 작품 속 “이거 마시면 우리 사귀는 거다”라는 명대사는 20년이 흘러도 회자되고 있다. 

또 몇 년간 촬영한 영화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두다 배우 이병헌, 송강호와 함께한 2008년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서 여러 방면에서 호평받았다. 정우성이 특히 영화 속 말을 타고 총을 장전하는 등 각종 액션 장면에서 돋보였다는 평이 있었다. 그 뒤 성공한 작품으로는 2013년작 ‘감시자들’, 2014년작 ‘신의 한 수’ 등이 있다.

2017년 개봉작 ‘더 킹’과 ‘강철비’도 흥행했고, 이정재와 함께한 영화 ‘헌트’(2022)로는 제75회 칸 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천만 관객’을 달성한 영화는 없었는데, 지난해 ‘서울의 봄’으로 배우 인생 최초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배우로서 정점을 찍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알려진 그의 혼외출산 소식과 각종 논란은 이미지에 치명적이었다. 정우성이 시상식에서 직접 아들을 언급한 뒤에도 대중들의 시선은 갈리고 있다. 한편에서는 그를 북돋는 듯 열렬한 환호와 박수를 보낸 동료 배우들과 영화계에 실망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와 관련한 다양한 의견들도 제시되고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정우성의 혼외자 출산 논란을 거론하며 우리나라도 프랑스식 ‘등록동거혼’(PACS)을 도입하자고 했고, 김희경 전 여성가족부 차관은 정우성의 아들을 ‘혼외자’로 칭하는 것을 두고 편견을 조장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일은 이렇듯 비혼 출생아와 관련한 본격적인 논의까지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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