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기자ㅣ배우 이정은과 정은지가 1인 2역을 맡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가 지난달 방영을 시작했다. 주인공 이미진(정은지)은 갑작스럽게 해가 떠 있는 동안에만 50대의 모습(이정은)으로 변하는 몸이 된다. 이정은은 이 작품에서 20대의 영혼이 들어간 50대를 능청스럽게 보여준다.

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 [사진/JTBC 제공]
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 [사진/JTBC 제공]

배우 이정은 하면 영화 ‘기생충’이 먼저 떠오르겠지만, 그는 이외에도 수십 개의 작품들에서 다양한 역할을 연기해 왔다. 1991년 연극 ‘한여름 밤의 꿈’으로 데뷔했는데, 배우로서 처음 주목받기 시작한 건 2008년의 뮤지컬 ‘빨래’였다. ‘빨래’는 한국의 대표 창작 뮤지컬 중 하나로, 이정은은 이 작품을 통해 제1회 젊은 연극인상을 받았다.

2000년 무렵 몇몇 영화에서 단역으로 연기하다가 2009년 영화 ‘마더’의 단역을 시작으로 영화 곳곳에서도 얼굴을 보이기 시작했다. 2013년부터는 드라마에서도 배역을 맡았다. 2015년 배우 조정석, 박보영 주연의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은 주연만큼 맛깔난 조연들의 연기로 화제가 되었는데, 이정은도 극 중 서빙고 보살 역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사진/tvN 제공]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사진/tvN 제공]

이후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에서 매니저, 어머니, 노숙자 등으로 꾸준히 얼굴을 비추었다. 그러다 조연이지만 강렬한 캐릭터를 만나기도 했다. K드라마 팬이라면 이정은이 연기한 2018년 ‘미스터 션샤인’의 함안댁과 2019년 ‘눈이 부시게’의 문정은을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2019년 영화 ‘기생충’으로 수많은 상을 받았다. 봉준호 감독의 블랙코미디 영화 ‘기생충’은 한국 영화계뿐 아니라 세계 영화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왔다는 평을 받았다. 순수 비영어 영화임에도 아카데미상 4관왕을 기록해 자국 중심이라는 비판이 있던 아카데미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만들었고, 작품성과 상업성을 모두 가져간 선례가 되었다.

영화 '기생충' 스틸컷
영화 '기생충' 스틸컷

‘기생충’에서 이정은은 국문광 역으로 출연했는데, 이 작품으로 제40회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조연상도 받았다. 그는 당시 수상 소감을 통해 스포트라이트를 너무 늦게 받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겸손한 모습을 드러냈다.

그 후에도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해 수많은 시청자와 관객을 웃고 울게 했다. 2019년 첫 주연을 맡은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에서 고시원 아줌마 엄복순으로 섬뜩한 눈빛을 보여주는가 하면, 같은 해 ‘동백꽃 필 무렵’에서는 가슴 아픈 사연을 가진 주인공의 어머니 조정숙이 되었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사진/tvN 제공]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사진/tvN 제공]

2022년 대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도 이정은이 함께했다. ‘우리들의 블루스’는 열 명이 넘는 주인공들의 관계가 조금씩 이어지는 옴니버스 형식의 드라마로, 제주다운 느낌을 살리려는 노력이 묻어나 긍정적인 평을 받았다. 여기서 그는 본인의 에피소드가 아닌 회차에서도 뚜렷한 존재감을 자랑했다.

배우 이정은 [사진/애닉이엔티 제공]
배우 이정은 [사진/애닉이엔티 제공]

이정은은 ‘낮과 밤이 다른 그녀’로 “정은지를 삼켰다”는 말을 듣고 있다. 정은지와 똑 닮은 말투와 몸짓은 틈틈이 정은지의 음성을 듣고 따라 하는 등 모두 노력의 결실이다. ‘기생충’과 같은 대작을 만난 뒤에도 성실함을 잃지 않는 그. 어떤 역할이어도 눈에 띄게 만드는 연기력으로 오랫동안 많은 작품들에서 활약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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