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기자ㅣ‘잃어버린 세대’를 대표하는 작가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는 ‘위대한 개츠비’를 비롯해 여러 명작을 남겼다. 그의 작품 중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2008년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며 영화계에 한 획을 그었다. 아름다운 이 소설을 바탕으로 새롭게 흘러가는 뮤지컬 <벤자민 버튼>을 알아본다.

■ 뮤지컬 <벤자민 버튼(Benjamin Button)>
기간 : 2024.05.11.~2024.06.30.
장소 :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배우 : 벤자민(김재범, 심창민, 김성식), 블루(김소향, 박은미, 이아름솔), 마마(하은섬, 김지선), 제리(민재완, 박광선) 등
줄거리 및 배경 : 달리는 열차 안에서 치매에 걸린 노파(블루)와 한 어린아이가 만난다. 노파는 낯익은 얼굴의 아이에게 이름을 물었고, 아이는 ‘벤자민’이라고 말한다. 아이가 그에게 벤자민이 어떤 사람인지 묻자, 노파는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자 아이가 벤자민과 블루가 만났던 순간을 들려주기 시작한다.
9살의 블루는 아버지를 따라 돌아다니다가 클럽 마마의 무대에 오른다. 그곳에는 늙은 외모로 태어났지만, 나이는 블루와 같은 벤자민이 있다. 이야기를 나누던 블루와 벤자민은 함께 떠나기로 해 돈을 훔치려 시도한다. 이들의 계획은 실패하고 블루는 이내 떠난다. 그렇지만 이들의 인연은 끊어질 듯하면서 계속된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된 벤자민과 블루의 이야기는 어떻게 흘러갈까.
<이 공연의 좋은 점 : 알고 가면 좋은 점>
1. 퍼펫이 된 벤자민
이야기 속 벤자민은 노인으로 태어나 시간이 갈수록 어려지는 인물이다. 청년 시절의 그를 제외한 다른 시기의 벤자민의 시간은 나무로 만들어진 ‘퍼펫’으로 표현된다. 물론 벤자민 역 배우가 뒤에 서서 이를 조종하고, 다른 배우들도 퍼펫의 팔과 다리 등을 움직여 더 생동감을 만들어 준다.
퍼펫은 극의 무게감을 살짝 덜어주며 전반적인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친다. 무엇보다 특유의 외관이 동화 같은 느낌을 더해준다. 영화 속 벤자민 버튼의 삶은 긴 꿈 같은 느낌이었다면, 뮤지컬의 벤자민 버튼 이야기는 동화의 한 장면 같다. 퍼펫이 배우들만큼 표정을 다양하게 쓰진 못하지만, 눈과 입을 크게 하는 행동 정도는 가능하다.

2. 심창민의 첫 뮤지컬
이번 뮤지컬은 동방신기의 최강창민으로 화려한 커리어를 쌓아 온 심창민의 첫 도전이다. 이는 그의 데뷔 21년 만의 뮤지컬이라 팬들의 기대와 우려가 섞여 있었다. 다른 배우들에 비해 표현적인 부분에서 부족한 면이 있지만, 오랫동안의 연차만큼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또 무대 장악력에 있어서는 전혀 뒤지지 않는다. 아무래도 팬덤의 규모가 매우 크다 보니 심창민 출연 회차에서는 다양한 국적의 관객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뮤지컬 '벤자민 버튼' [사진/EMK뮤지컬컴퍼니]](https://cdn.sisunnews.co.kr/news/photo/202405/211237_419391_5819.jpg)
3. 입체적인 캐릭터들
장면이 전환될 때마다 블루의 이야기 같기도, 마마의 이야기 같기도 하다. 그만큼 박은미는 매력적인 블루를, 하은섬 역시 능청스러운 마마를 연기한다. 특히 ‘노래하는 블루’는 벤자민이 반할 수밖에 없는 사랑스러운 모습이다.
블루가 퍼펫과 대화를 나눌 때, 마치 퍼펫에 벤자민의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착각하게 한다. 블루가 늙고, 퍼펫이 어려질수록 ‘영원한 것은 없는’ 인생이 더욱 와닿는다. 누구에게나 있는 ‘스윗 스팟’. 그 행복한 순간을 만난 캐릭터들의 감정도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스윗 스팟’이 끝나도 마음속에는 남아 있다고 말하는 이들, 이 마음과 속절없이 흘러가는 시간의 대비는 극의 후반부로 갈수록 커진다.
<결론>
별점
- 스토리 완성도
★★★★★★★★☆☆
(압축된 벤자민의 삶...그와 블루의 운명적 사랑)
- 캐릭터 매력도
★★★★★★★★★☆
(통통 튀는 캐릭터들과 강렬한 존재감의 퍼펫)
- 몰입도
★★★★★★★☆☆☆
![뮤지컬 '벤자민 버튼' 포스터 [사진/EMK뮤지컬컴퍼니]](https://cdn.sisunnews.co.kr/news/photo/202405/211237_419393_5819.jpg)
- 총평
★★★★★★★★☆☆
(‘스윗 스팟’에 대해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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