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양원민 기자ㅣ‘조선 최초의 오페라 테너 이야기’라는 주제로 일본의 문화통치 등에 저항했던 대학생들을 조명한 뮤지컬 <일 테노레>. 19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잃어버린 봄을 찾기 위해 노래하는 청년들의 어둠 속 빛나는 하모니와 또 꿈을 좇아 전력 질주하는 순수한 청년의 찬란한 피날레. 뮤지컬 <일 테노레>를 알아본다.

[사진/오디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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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일 테노레(IL TENORE)’
기간 : 2023.12.19.~2024.02.25.
장소 :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배우 : 홍광호, 박은태, 서경수, 김지현, 박지연, 홍지희, 전재홍, 신성민, 남궁혜인 등
줄거리 및 배경 : 일제강점기 경성. 항일운동 모임인 ‘문학회’ 멤버들은 점점 심해지는 총독부의 검열을 피할 방법을 찾던 중 뜻하지 않게 이탈리아 ‘오페라’ 공연을 계획하게 된다. 침략에 맞서 싸우는 베네치아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한 오페라 ‘I Sognatori - 꿈꾸는 자들’이 경성 시민들의 항일정신을 고취할 것이라 기대하며, 낯선 서양 창극을 공연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

그 중심엔 자신의 목소리에 특별한 재능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의대생 ‘윤이선’, 경성에서 가장 영민한 리더이자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는 연출가 ‘서진연’, 항상 독립운동에 목말라 있는 무대디자이너 ‘이수한’이 있다. 하지만 더욱 심해지는 검열과 계속되는 난관 속, 이들의 ‘조선 최초 오페라’는 무사히 공연할 수 있을까?

 사진/오디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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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연의 좋은 점 : 알고 가면 좋은 점>

1. 실존 인물 모티프의 창작뮤지컬
한국 오페라의 선구자인 이인선(1906~1960)을 모티프로 만든 창작뮤지컬이다. 1940년대 초반 의대생이었던 이인선은 본인의 꿈에 도전하기 위해 이탈리아 밀라노로 유학을 감행했고, 이후 그는 ‘한국 오페라의 개척자’로 불리게 된다. 이렇듯 누군가는 무모하다고 할 수 있지만, 자신의 꿈을 위해 도전하는 자세와 마음가짐이 공연의 주제를 관통한다.

또 인물들의 관계뿐만 아니라 한국인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일제강점기, 항일운동 등의 배경에서 감동을 준다는 점 또한 타깃 관객을 잘 노렸다고 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짝사랑과 첫사랑을 모두 담아내는 등 감정선도 놓치지 않았다. 누군가는 이 모든 걸 ‘신파’라고 표현할 수 있겠지만, 한국인 맞춤 시대적 배경에 꿈과 희생, 사랑 등을 이야기할 때 마음이 요동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

[사진/오디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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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진정한 테너 ‘박은태’
미성과 고음역대로 정평이 나 있는 ‘박은태’가 주인공이자 조선 최초의 테너인 윤이선 역을 맡았다. 극 중 미성의 목소리가 잘 어울리는 것은 물론 뮤지컬 배우들도 소화하기 어려운 고음의 넘버들까지 너무 쉽게 소화해내며 섬세한 표현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세상을 떠난 완벽했던 형의 뒤를 이어야 하는 순수하면서도 어리바리한 의대생 청년의 역할을 맡은 박은태. 평소 다른 작품에서의 날카롭고 강인한 인상의 박은태를 생각하면 맞지 않는 옷이라고 생각 들겠지만, 직접 보는 순간 ‘귀엽다’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앞머리를 내린 채 안경으로 강인한 눈매를 살짝 숨기니 영락없는 학생인데, 어리바리한 모습이 이리도 잘 어울릴 수가 없다. ‘일 테노레’ 박은태가 ‘은 태노래’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오페라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음속 무언가가 꿈틀거린다.

윤이선 역의 박은태[사진/오디컴퍼니]
윤이선 역의 박은태[사진/오디컴퍼니]

3. 높은 음악적 완성도
창작뮤지컬 초연임에도 총 27개의 뮤지컬 넘버가 이야기와 함께 아름답게 어우러진다. 어리숙한 의대생에서 자신감을 찾고 진정한 테너로 변신해가는 이선의 ‘더 크게’부터 진연과 이선의 사랑의 하모니 ‘너라는 시간, 너라는 세상’ 등의 넘버에 탄탄한 앙상블까지 더해져 깊은 감동과 여운을 선사한다. 공연 클라이맥스 부분, 곳곳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릴지도 모른다.

[사진/오디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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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별점

- 스토리 완성도
★★★★★★★★★☆
(실존 인물 기반의 이야기와 시대적 배경의 조화)

- 캐릭터 매력도
★★★★★★★★★★
(꿈을 위해 전력 질주하는 청춘들)

- 몰입도
★★★★★★★★★☆

[사진/오디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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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평
★★★★★★★★★☆
(초연임이 믿기지 않는 완성도 높은 창작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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