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양원민 수습기자ㅣ어릴 때 거실에 둘러앉아 삼삼오오 모여 ‘추석특선영화’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OTT로 편하게 영화나 드라마를 볼 수 있는 요즘엔, 추석을 맞아 송출하는 추천 영화 정도로 보인다. 예전엔 따뜻한 가족영화, 코미디가 주를 이뤘는데, 요즘엔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편성한다. 특히 올해는 한국 영화가 대부분인데, 이외에도 추석쯤 느껴지는 공기와 오랜만에 가족들을 만났을 때 느껴지는 감정들에 어울리는 영화들이 있다.

<토이 스토리> 시리즈는 장편 애니메이션계의 ‘GOAT’다. 90년대생 이상이라면 모두가 알법한 <토이 스토리> 시리즈 중 <토이 스토리3>를 추천한다. 이 시리즈는 1995년부터 2019년까지 총 4편의 이야기가 제작되었으며 1편에선 캐릭터들의 설명과 더불어 매력을 잘 드러내 정을 붙일 수 있게 이끌었고, 2편에선 우디가 과거의 영광 혹은 인정 욕구에 친구들을 저버릴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앤디와 함께 지내자며 진정한 리더십을 보여줬다. 3편에서는 앤디를 위하려는 마음과 친구들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공존해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결국 앤디를 보니에게로 이끌고, 작별 인사를 하는 장면은 장난감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정답을 우디가 이해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마지막 대사 “잘 가, 파트너(So long, Partner)”는 토이 스토리 서사를 함께했던 관객들을 울리는 명대사로, 3편을 보고 나면 1편부터 정주행하고 싶어질 것이다.

2018년 개봉한 <코코>는 따뜻하고 밝은 가족 영화다. 멕시코의 ‘죽은자의 날’을 배경으로 만든 영화로 우연히 죽은자의 땅에 들어가게 된 주인공 미겔이 고조할아버지 헥터를 만나며 자신의 뿌리와 꿈을 찾아 성장하는 이야기다. 영화를 보면 멕시코에서 생각하는 죽음에 대해 살펴볼 수 있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잊혔을 때 진정한 죽음을 맞이한다는 주제도 담고 있어 가족 영화로 제격이다. 삶과 죽음이라는 소재를 다정하고 신나게 이야기하기에 모든 연령대가 이해하고 재미있게 볼 수 있다.

<니모를 찾아서>는 한동안 애니메이션 흥행 1위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아버지인 말린과 기적적으로 태어난 니모,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과 더불어 그들의 성장 이야기로 남녀노소 즐기기 좋은 영화다. 특히 커서 보면 감회가 남다른 영화인데, 어릴 때 니모의 입장에서 봤다면 어른이 되고 나선 아빠 말린의 입장에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각종 물고기, 상어나 고래, 해류를 타는 바다거북 떼나 어항 속 친구들 등 다양한 해양생물의 특징을 잘 살려 표현했고, 우정, 사랑, 가족애 등 다양한 메시지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영화다.

애니메이션이 아닌 영화도 두 편 가져왔다. 첫째는 앞서 소개한 <토이 스토리>의 주인공 우디 목소리를 연기한 배우 톰 행크스의 <포레스트 검프>다. 영화는 순수하고 성실한 주인공 포레스트가 우울하고 비극적인 당대의 상황들을 겪지만, 끝까지 긍정적인 태도와 행동으로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미국 사회의 문제를 꼬집었다. 또 남들보다 조금 떨어지는 지능을 가졌지만, 어머니의 보살핌 아래 순수함을 지킨 채 자라며 첫사랑 제니만을 바라보는 모습은 주인공에게 어울리는 드라마로 보는 이로 하여금 흐뭇하게 만든다. 이외에도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연출이 좋다. 처음 깃털이 내려앉는 장면과 마지막 깃털이 날아가는 장면은 수미상관을 이뤘다. 또 이야기 전체는 주인공 포레스트가 버스를 기다리며 옆자리에 앉은 사람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진행되는데, 본인이 직접 이야기하는 액자식 구성으로 사건을 객관적으로 보기도, 푹 빠져 감정의 동요가 일어나기도 한다.

이 영화를 보면 아마도 배가 고파질 것이다. 바로 <아메리칸 쉐프>다. 일류 레스토랑의 쉐프가 혹평받고 레스토랑을 그만둔 뒤 친구, 아들과 함께 푸드트럭을 하며 명성, 관계 회복 등을 되찾아 가는 이야기다. 현실감 있는 위기와 적절한 개연성으로 푸드트럭을 시작하며 요리를 통해 모든 위기를 해결해 나가는 뻔히 보이는 전개지만 요리하고 먹는 일련의 장면들과 유쾌한 음악이 어우러져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배도 고파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가볍고 유쾌한 영화다. 영화 속 등장하는 샌드위치처럼 투박하지만 맛있는 음식 같은 영화다.

하루 종일 영화만 보고 싶은 사람을 위한 시리즈물로 <해리포터>를 추천한다. 주인공 해리 포터가 론, 헤르미온느라는 좋은 친구들을 만나 마법사 세계의 절대 악인 ‘볼드모트’를 최종적으로 무찌르게 되는 이야기다. 배우들이 어릴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쭉 찍었기에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관람 포인트고, 다양한 마법과 신비한 마법 생물들은 눈을 즐겁게 한다. 책을 영화화한 작품 중 최고의 찬사를 받았고 특유의 어두침침한 배경과 암울한 상황에도 이상하게 ‘재밌다’라는 생각부터 들게 만드는 작품이다. 마지막 7편인 죽음의 성물이 1, 2부로 나뉘어 총 8편으로 구성되어 있고, 재밌게 봤다면 스핀오프 작품인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까지 보면 금상첨화다.

임시공휴일로 6일이 된 연휴 기간, 영화 한 편 보며 시간을 보내는 건 어떨까. 한 편이 두 편이 되고 그러다 보면 보고 싶은 영화들이 새록새록 떠오를 것이다. 추억의 영화들을 보며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게 되는 건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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