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기자ㅣ찜통더위가 쉽게 가시지 않는 이번 달. 더위를 잠시 잊게 해주거나 전통문화를 즐길 수 있는 축제들이 지나갔다. 지역 특색을 살린 다양한 축제들이 있지만, 오랫동안 유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에도 사라질 위기에 놓인 축제들이 몇 가지 있었다.

첫 번째, 18년이나 된 ‘쏘가리 축제’

[사진/위키피디아]
[사진/위키피디아]

충북 단양에서는 2006년부터 매년 ‘쏘가리 축제’가 열렸다. 쏘가리는 머리가 길고 입이 커서 복스러운 물고기라고 불렸고, 매운탕의 재료로도 많이 사용된다. 단양군은 원래 쏘가리가 많이 잡히던 지역으로, 낚시와 쏘가리를 좋아하는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았다. 그런데 올해는 이 축제가 열리지 않는다.

원인은 급감한 쏘가리의 개체수였다. 2022년 축제에서 잡힌 쏘가리는 단 한 마리에 불과했고, 지난해에도 네 마리만 잡혔다. 어민들은 단양 수중보로 인해 물고기가 이동하는 길이 막혀 개체수가 감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아직 쏘가리가 줄어든 정확한 원인은 파악되지 않았다. 단양군이 올해부터 쏘가리 치어를 방류했지만, 개체수 증가에 도움을 줄지는 명확하지 않다. 따라서 내년 축제 개최 여부도 불투명하다.

두 번째, 맹꽁이 없어진 ‘맹꽁이 축제’

[사진/위키피디아]
[사진/위키피디아]

지난해 대구에서는 ‘맹꽁이 축제’가 열렸지만, 맹꽁이를 찾기 어려웠다. 맹꽁이는 여름철마다 “맹”, “맹꽁”하는 울음소리를 낸다고 해서 맹꽁이라고 불린다. 과거 대구의 대명유수지에서는 수많은 맹꽁이가 발견되었다. 2011년 3만여 마리의 맹꽁이가 번식에 달성습지로 오는 게 포착됐고, 2013년 이 일대에서는 8만여 마리가 넘는 맹꽁이가 발견됐다. 대구시는 습지 생태계 가치를 일깨우자며 2014년부터 맹꽁이 축제를 열었다.

그런데 2014년부터 맹꽁이가 1,400마리 정도로 급감했다. 그렇게 맹꽁이는 점점 사라져갔다. 현재 맹꽁이는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종 2급이다. 맹꽁이가 급격히 줄어든 데에는 달성습지 인근 대구외곽순환도로 건설, 맹꽁이 생태학습장 조성으로 인한 산란지 축소 등이 그 이유로 언급됐다. 대구시는 축제의 초점을 맹꽁이를 되살리는 데 두겠다고 전하기도 했다.

세 번째, 산불 우려 제기된 ‘제주들불축제’

[사진/위키피디아]
[사진/위키피디아]

올해는 제주의 ‘들불축제’도 취소됐다. 지난해 코로나 이후 4년 만에 다시 개최됐지만, 전국적인 산불 발생으로 오름 불놓기 등 불과 관련된 행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실감 나는 들불을 보여주기 위해 해왔던 오름 불놓기가 기후변화 시대와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왔다. 그리고 지난 6월, 제주시는 ‘2025 제주들불축제 기본계획’에서 이를 빛과 조명 등으로 연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만 소규모 달집태우기 등은 허용하기로 했다.

반면, 일부 주민들은 오름 불놓기를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 고유의 정월대보름 세시풍속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주 애월읍 주민들은 ‘들불축제’를 살리기 위한 ‘주민발의 조례안’을 지난 5월 제출하기도 했다. 내년에 축제를 연다면 전과는 다소 다른 형태로 열릴 가능성이 크다.

환경이 달라지며 축제 진행에 있어서 고민에 빠지게 된다. 이상 기후로 인한 변화들로 친환경적인 축제 모델의 필요성이 언급되고 있다. 이제는 오랜 풍습을 이어가면서 환경은 최대한 해치지 않는 방법에 대한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되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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