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양원민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오늘 오후 2시에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났다. 회담은 차를 놓고 대화하는 차담 방식으로 이루어졌는데, 어떠한 내용의 이야기가 오고 갔을까. 2024년 4월 29일 뜨거운 이슈 <尹·李 첫 영수회담>에 대해 팩트와 함께 전달한다.

#영수회담
기본적인 의미는 ‘국가나 정치 단체 또는 어떤 사회 조직의 최고 우두머리가 서로 만나서 의제를 가지고 말을 나눔’을 뜻하며, 이번 ‘영수회담’은 윤석열 대통령과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의 회담을 말한다.
대통령 측에서 국정운영에 어려움이 있을 때 야당의 협조를 구하고자 영수회담을 제의하기도 하며, 야당 측에서도 정부의 협조를 구할 사항이 있을 때 영수회담을 제안하기도 한다. 회담에서는 국정 현안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며, 이를 통해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영수회담 성사
영수회담은 지난 19일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제안하며 성사됐다. 이후 대통령실과 민주당 측은 3차례의 실무협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회담의 형식과 의제를 놓고 갈등을 빚으며 무산될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다 이 대표가 지난 26일 전격적으로 “다 접어두고 윤 대통령을 만나겠다” 했고, 대통령실이 화답하며 영수회담이 진행됐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회담은 취임 후 처음이자, 윤석열 정부 출범 후 720일 만이다.
![[사진/연합뉴스 제공]](https://cdn.sisunnews.co.kr/news/photo/202404/209952_417031_850.jpg)
#영수회담_형식 및 참석자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첫 영수회담은 오늘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차담회 형식으로 열렸다. 회담은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모두 발언 이후 비공개로 진행됐다.
영수회담엔 대통령실과 민주당 측에서 각각 3명씩 회담에 배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정진석 비서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이, 민주당에서는 천준호 대표비서실장, 진성준 정책위의장, 박성준 수석대변인이 배석했다.
#모두발언
이 대표는 회담 시작 전 윤 대통령과 인사말을 주고 받은 뒤 “대통령님한테 드릴 말씀을 써 왔습니다. 여기까지 오는 데 700일 넘게 걸렸습니다”라며 정장 주머니에서 원고를 꺼내 작심 발언을 시작했다. 발언에서 이 대표는 총선 결과를 언급하며 “국정의 방향타를 돌릴 마지막 기회라는 그런 마음으로 국민들의 말씀 귀 귀울여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제1야당의 대표로서 우리나라에 국정을 총책임지시는 최고 국정책임자이신 대통령님께 이번 총선에서 나타났다고 판단되는 국민들의 뜻을 전달해드리려고 한다”며 “제가 드리는 말씀은 저의 입을 빌린 우리 국민들의 뜻이라고 생각해주시면 고맙겠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민생·경제·연금
먼저 이 대표는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삼중고를 포함해 민생과 경제가 어렵다며 민주당이 제안한 전국민 1인당 25만원을 지급하는 ‘긴급 민생 회복 조치’(민생회복지원금) 수용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축소 논란을 빚은 정부 연구·개발(R&D) 예산 복원과 연계해 추경을 통해 한꺼번에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윤석열 정부 3대 개혁과제 중 하나인 연금개혁에 대해선 “최근에 국회 연금개혁특위 공론화위원회에서 소득대체율 50%, 보험료 13%라는 개혁안 마련됐다”며 이에 대한 정부와 여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의료 개혁·의정 갈등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등 의료 개혁에 대해 ‘반드시 해야될 주요 과제’라고 언급하며 민주당의 적극적인 협력을 약속했다.
이 대표는 “두 달째 이어진 의정 갈등 때문에 의료현장의 혼란을 겪고 우리 국민들께서도 피해를 입고 있다”며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 의료진의 즉각적인 현장 복귀, 전공 필수 지역 의료 강화라는 3대 원칙에 입각해 대화와 조정 통한 신속한 문제 해결이 꼭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다행히 정부도 이미 증원 규모에 대해서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우리 민주당이 제안 드렸던 국회 공론화 특위에서 여야와 의료계가 함께 논의한다면 좋은 해법이 마련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국정 기조 전환_채상병 특검법·이태원 참사 특별법 요청
이 대표는 과거 윤 대통령이 행사했던 재의요구권(거부권)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으며, 채상병 특검 및 이태원 참사 특별법 등 국회의 결정을 적극적으로 수용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표는 “지난 2년은 정치는 실종되고 지배와 통치만 있었다는 평가가 많다”면서 “과도한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 입법권 침해하는 시행령이라든지 인사청문회 무력화 같은 이런 조치는 민주공화국의 양대 기둥이라고 하는 삼권분립, 법치주의를 위협하는 일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나 특검법 등에 대한 거부권 행사에 대해서 유감 표명과 함께 향후 국회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약속해 주시면 참으로 좋겠다는 생각이고 정중하게 요청드린다”라면서 “채 해병 특검법,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주실 것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김건희 여사 논란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특검은 직접적인 언급 대신 ‘가족’이라는 표현으로 대신했다. 이 대표는 “이번 기회에 국정운영에 큰 부담 되고 있는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들도 정리하고 넘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반응
윤 대통령은 15분 가량 이어진 이 대표의 모두발언을 경청했다. 이후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좋은 말씀 감사하고, 또 평소에 우리 이 대표님과 민주당에서 강조해 오던 얘기이기 때문에 이런 말씀을 하실 것으로 저희가 예상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자세한 말씀 감사하게 생각하고, 또 저희들끼리 얘기를 진행하도록 하시죠”라고 덧붙였다.
![이도운 홍보수석, 영수회담 결과 브리핑[연합뉴스 제공]](https://cdn.sisunnews.co.kr/news/photo/202404/209952_417033_948.jpg)
#회담 결과
대통령실에 따르면 2시간 15분 가량 진행된 차담회에서는 민생 경제와 의료 개혁을 중심으로 다양한 현안이 논의됐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의대 증원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종종 만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다만 민생 정책에 대해선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합의문 도출에도 실패했다.
민주당 측은 영수회담에 대해 “큰 기대를 했지만 변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다만 “소통 필요성에 대해서는 서로 공감했고, 앞으로 소통은 이어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회담에 대해 “답답하고 아쉬웠다. 소통의 첫 장을 열었다는데 의의를 둬야겠다”고 소회를 전했다.
성사되는 데도 난항을 겪었던 영수회담. 의료 개혁에 관해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음을 확인했지만, 대부분의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합의문 도출에는 실패했다. 가시적인 성과는 없지만, 앞으로도 종종 갖게 될 회담을 통해 여야가 합치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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