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심재민 기자 | 한동훈 지명자는 21일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요청을 수락하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이로써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지명자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총선 정국에서 여야 사령탑으로 마주 서게 됐다. 이슈체크에서 <구원타자?! 한동훈 비대위...이재명 대표와 총선전(戰)>에 대해 팩트와 함께 전달한다.

# 비대위원장 제의 수락 ‘한동훈’
지난 21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국민의힘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로부터 비대위원장 제의를 받아 수락하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면직안을 재가했다. 지난해 5월 17일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된 지 1년 7개월여 만으로, 윤 대통령은 한 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요청받은 상황에서 국무위원으로서 직을 더 유지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해 사의를 표하자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후임자 지명 없이 한 장관이 사직한 데 대해 "공백이 생기지 않게끔 절차 등을 잘 지켜가면서 빈틈없이 할 것"이라고 답했다. 법무부는 후임 장관이 청문회를 거쳐 임명될 때까지 이노공 차관 대행체제로 운영된다.

# 당찬 포부와 함께 ‘법무부’ 떠나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하고 법무부를 떠나는 한동훈 장관은 지난 21일 "국민의 상식과 국민의 생각이라는 나침반을 갖고 앞장서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상한 현실 앞에서 막연한 자신감보다 동료 시민과 나라를 위해 잘 해야만 하겠다는 책임감을 더 크게 느낀다"라며 "9회말 투아웃 투스트라이크이면 원하는 공이 들어오지 않았어도, 스트라이크인지 아웃인지 애매해도 후회없이 휘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식있는 동료시민과 함께 미래를 위한 길을 만들고 같이 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공선 추구라는 큰 의미에서의 정치는 벌써 20년째 하고 있다"며 "그 마음 그대로 현실 정치에 들어가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당내 통합은?
당내 여러 목소리를 어떻게 통합할지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은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정당이고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수록 강해진다"며 "다양한 목소리를 잘 듣고 결과적으로 하나의 목소리를 내면서 이겨야 할 때 이기는 정당으로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건강한 당정 관계는?
건강한 당정 관계에 대해서는 "대통령이든 여당이든 정부든 모두 국민을 위해 일하고 협력해야 하는 기관"이라며 "국민의힘은 비록 소수당이지만 대선에 승리해 행정을 담당하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의 정책은 곧 실천이지만 민주당이 하는 정책은 약속일 뿐이고 그것은 큰 차이"라며 "그 시너지를 잘 이해하고 활용해 국민들께 필요한 정책을 실천에 옮기겠다"고 말했다.

비대위 위원 인선은?
비대위 위원 인선과 관련해서는 "국민을 위해 열정적으로 헌신할 수 있는 실력 있는 분을 모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등 신당 창당을 예고한 인사들을 만날 의향을 묻는 말에는 "당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생각을 가진 많은 분을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특정 사람에 대해 따로 생각해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정치 경험 부족하다’는 비판은?
한 지명자는 최근 정치 경험이 부족하다는 질문에 "세상 모든 길은 처음에는 다 길이 아니었다"면서 "진짜 위기는 경험이 부족해서라기보다 과도하게 계산하고, 몸 사릴 때 오는 경우가 더 많았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여야 대표로 마주 선 한동훈 vs 이재명...총선 대결
26일 여당 전국위원회에서 비대위원장 지명안이 최종 의결되면 한 지명자는 여당 대표로서 공식 취임하게 된다. 두 사람이 양대 정당을 이끌고 총선으로 가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나게 된 셈. 승자는 대권가도에 날개를 달고, 패자는 정치적 치명상을 각오해야 하는 만큼 사활을 건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 한vs이, 총선 대결_사법 리스크
한 지명자는 법무부 장관 시절 대장동 개발 의혹·성남FC 후원금 의혹 등 검찰이 내세운 각종 혐의를 들어 이 대표를 최일선에서 비판해 왔다. 특히 지난 9월 2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 지명자는 법무부 장관 자격으로 이 대표의 구속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이후 이 대표의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자 "(이 대표의) 죄가 없다는 것이 아니다. 검찰이 흔들림 없이 수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대위'를 중심으로 이 대표에 대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며 내년 총선까지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 지명자가 검사 출신인 만큼 총선 구도를 '검사 대 범죄자'로 끌고 가겠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를 '검찰 독재 정권'이라고 규정하며 자신에 대한 전방위 수사를 "조작 수사"라고 비판했다. 지난 8월 말에는 "민주주의 파괴를 막아내겠다"며 돌연 무기한 단식에 돌입하기도 했다. 이어 영장 기각으로 기사회생한 이 대표는 민주당 내 친명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는 동시에 야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입지를 굳혔다.

# 한vs이, 총선 대결_‘김건희 여사 특검법’ 탐색전 없이 충돌
'한동훈 비대위'가 공식 출범하게 되면 두 사람은 곧바로 정면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별검사법'이 상정될 예정이기 때문. 한 지명자는 최근 '김건희 특검'에 대해 "총선에서 민주당이 원하는 선전·선동을 하기 좋게 시점을 특정해서 만들어진 악법"이라고 공개 비판했다. 그는 "정의당이 특검을 추천하고 결정하게 돼 있다. 수사 상황을 생중계하게 돼 있는 독소조항도 있다"라고 날을 세웠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총선 정국을 돌파해야 하는 한 지명자가 선거 이후 특검 실시라는 조건부 수용안을 제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이 대표는 '28일 특검법 처리'를 밀어붙일 태세다. 민주당은 현재 과반 의석(167석)을 보유한 만큼 단독으로도 '김여사 특검법'을 통과시킬 수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여당의 조건부 특검 수용 시나리오와 관련해 "현재 위기 상황을 모면하려는 꼼수라는 생각이 든다. 시간을 때우려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민주당도 한 지명자에 대해 '윤석열 아바타'에 이어 '김건희 호위무사'라는 공세 프레임을 씌우며 총선 대응 전략을 짜는 모양새다.

한동훈 법무장관이 지난 20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출석을 위해 국회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한동훈 법무장관이 지난 20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출석을 위해 국회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제의를 수락하고, 법무부를 떠난 한동훈 지명자. 그는 오는 26일 국민의힘 전국위 의결을 거쳐 비대위원장으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과연 여권 내부의 환부를 도려내고 당정관계와 국정운영 기조에서 국민이 수긍할만한 쇄신을 주도할 수 있을지, “9회말 투아웃 투스트라이크” 구원타자 한동훈의 배트는 휘둘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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