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기자 | 과일에 설탕 시럽을 발라 굳힌 ‘탕후루’. 특유의 달콤함으로 인기를 끌어 몇 년 사이에 탕후루 매장이 우후죽순으로 생기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당 섭취 논란과 함께 유명 탕후루 매장에서 뜨거운 설탕물을 도롯가 배수구에 버리며 탕후루에 대한 다양한 논란이 일고 있다. 2023년 12월 13일 뜨거운 이슈 <유행하는 탕후루, 그리고 이에 따른 우려들>에 대해 팩트와 함께 전달한다.

# MZ세대 ‘탕후루’ 인기...급격한 매장의 증가세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왕가탕후루 매장 수는 420여 개였다. 2020년 15개였던 매장이 2021년 11개, 지난해 43개에 불과했으나 ‘탕후루’의 인기로 올해 급증한 것이다. 앞서 왕X탕후루는 연내 450개까지 매장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전하기도 했다. 보건복지위가 왕X탕후루 대표를 국정감사에 부른 데는 이러한 배경이 있었다.

다른 업체들을 포함했을 때 현재 영업 중인 탕후루 매장은 경기도 500곳, 서울시 289곳, 인천시 130곳 등으로 수도권에만 총 919곳이다. 올해 새로 생긴 탕후루 매장은 경기도 398곳, 서울시 228곳, 인천시 105곳 등으로 신규 매장의 80%가 수도권에 자리를 잡았다.

인기 중국 음식인 마라탕의 인기와 탕후루의 조합도 인기라, ‘마라탕후루’라는 신조어도 나타났다. ‘마라탕후루’는 자극적인 마라탕을 식사로 먹은 뒤 달달한 탕후루를 후식으로 즐기는 걸 말한다. 단맛과 짠맛의 궁합을 가리키는 ‘단짠단짠’ 공식이 MZ세대를 중심으로 마라탕과 탕후루에도 적용된 것이다.

[사진/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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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탕후루’를 둘러싼 논란들...1. ‘설탕’ 과섭취 논란
탕후루가 인기를 끌면서 그 이면에 다양한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먼저 ‘설탕’ 과섭취 논란이다. 탕후루를 만들기 위해서는 액체 상태의 설탕이 필요하다. 과일에 고르게 설탕 시럽을 입혀야 하기 때문이다. 설탕의 녹는점은 185도로 매우 높아, 조리 및 정리 과정에서 주의하지 않으면 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 그렇기에 남은 설탕 시럽을 처리할 때는 특히나 조심해야 한다.

또 누구나 알고 있는 ‘단맛’이 특징이다. 이 맛을 내기 위해 탕후루를 비롯한 간식들에는 설탕이 들어간다. 먹을 때는 맛있지만, 당류를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비만·후천성 당뇨병 등의 위험도가 높아진다.

[사진/Px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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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의 설탕 과소비 문제
지난 10월 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고열량·저영양 식품 섭취 증가로 인한 청소년의 설탕 과소비 문제’를 묻겠다며 왕X탕후루 등을 운영하는 모 기업의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날 보건복지위 소속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해당 기업의 대표를 향해 “탕후루는 설탕을 ‘후루룩’ 마신다고 해서 탕후루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다량으로 끓인 설탕을 과일에 묻혀 조리하는 만큼, 탕후루 1개에는 상당한 설탕 시럽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탕후루의 열량은 개당 약 200칼로리 내외이다. 특히 청소년 사이에서 탕후루가 크게 유행했기에 탕후루 프랜차이즈 대표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되었고, 이 같은 지적을 받은 것이다.

[사진/Px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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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탕후루’를 둘러싼 논란들...2. 쓰레기 투척 ‘노 탕후루존’ 등장
최근에는 ‘노 탕후루존’이 나타났다. 탕후루를 먹고 나서 주변에 꼬치와 종이컵 등 탕후루 쓰레기를 길에 투기하는 사람들이 꽤 많아 길거리가 더러워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더운 여름철에는 버려진 탕후루 쓰레기 근처로 벌레까지 꼬인다.

‘노 탕후루존’을 말하는 사람들은 주로 탕후루 매장 인근에서 영업 중인 자영업자들이다. 혹여나 자신의 매장 근처에 탕후루 쓰레기를 버릴까, 아이들이 설탕물을 발에 묻힌 채로 매장에 들어올까 걱정하느니 아예 반입을 막기로 한 것이다.

[사진/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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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탕후루’를 둘러싼 논란들...3. 설탕물 무단 투기
KBS는 지난 3일 용인시의 한 탕후루 업체 가맹점 앞을 지나는 차에 찍힌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서는 가게 직원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큰 냄비에 들어있는 액체를 배수구에 붓는 모습이 담겼다. 이어 주변에는 하얀 연기가 치솟았고, 남성은 자리를 떠났다. 해당 남성이 버린 것은 탕후루를 만드는 데 필요한 설탕 시럽으로 확인되었다. 버려진 설탕 시럽이 점점 굳으면서 가게 앞 배수구 빗물받이는 설탕 덩어리로 범벅되었다고 알려졌다.

고온에 녹은 설탕은 액체 상태이지만, 온도가 낮아지면 금세 굳는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절대 싱크대나 배수구에 버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인덕대 스마트건설방재학과 교수는 해당 보도 인터뷰에서 “액체 상태에서 버렸을 때 고체화될 수 있는 것들은 절대로 하수도로 버리면 안 된다”며 “특정 지역이 막히면 그 지역 일대가 침수될 수 있다”고 전했다.

[사진/Px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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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체 측의 해명과 조치
이에 대해 업체 측은 가게 배수구가 막혀 외부 빗물받이에 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가게 배수구가 막혀 한두 번 설탕 시럽을 빗물받이에 버린 거로 파악했다며,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 관할 구청은 해당 탕후루 가게에 대해 과태료 처분이 가능할지 검토하고 있다.

[사진/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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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 간식으로 떠오른 ‘탕후루’. 그 인기 이면에 다양한 논란들이 떠오르며 여러 우려를 낳고 있기도 하다. 많은 아이들이 섭취하는 만큼 설탕의 과섭취 우려는 없는지 또 매장의 올바른 운영과 관리 문제가 있지는 않은지, 보건 당국과 관련 기업들의 꼼꼼한 점검과 안전망 확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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