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감 놔라, 대추 놔라 삼가야” vs 野 “군사쿠데타 방불케 해”
시선뉴스=양원민 기자 | 지난 주말 간 한국방송공사(KBS)의 신임 사장이 정해졌다. 박민 KBS 신임 사장의 취임과 함께 인사가 대거 교체되고, 편성이 변경되는 등 개혁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야권에서는 비판 일색, 노조에서는 법적 조치까지 불사하며 난항이 예상된다. 2023년 11월 14일 가장 뜨거운 이슈인 <KBS 박민 신임 사장 취임, 그 후...>에 관해 팩트와 함께 전달한다.

#한국방송공사(Korean Broadcasting System, KBS)
대한민국 최대 규모 방송사로 지상파 방송을 운영하며, 자회사를 통해 위성·IPTV·라디오 등도 운영한다. 본사는 서울 여의도에 있으며 전국 주요 지역이나 도시에 방송총국과 방송국을 두고, 해외 13개 지역에 해외지국을 개설해 기자와 PD 특파원을 상주시키고 있다. KBS는 국내외 방송의 효율적 실시, 건전하고 공정한 방송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설립되었다.
KBS의 전신은 경성방송국이다. 1927년 경성방송국으로 시작해 라디오 방송을 송출했고, 1947년 국영방송 서울중앙방송으로 재출범했다. 1961년 TV 방송을 시작했으며 1973년 한국방송공사로 공영방송 체제를 갖춰 오늘에 이르렀다.

#박민 KBS 신임 사장
1991년 문화일보 공채 기자로 입사해 사회부장과 정치부장, 편집국장을 거쳤다. 문화일보 논설위원으로 근무했으며 관훈클럽 총무, 법조언론인클럽 회장 등을 역임한 언론인이다. 지난 10월 13일 제26대 한국방송공사 사장에 내정되었다.
하지만 2021년 3개월간 휴직하는 동안 일본계 다국적 아웃소싱 기업에서 고문을 맡아 월 500만 원씩 총 1,500만 원을 받은 논란으로 내정 3일 만에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로부터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로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당했다.
이후 지난 12일 윤석열 대통령이 박민 KBS 사장 후보자 임명안을 재가하며 제26대 한국방송공사 사장으로 정식 임명되었고, 이튿날인 13일 정식으로 취임식을 가졌다.

#박민 사장의 개혁 예고
어제(13일) 진행된 취임식에서 박민 신임 KBS 사장은 “재창조 수준의 조직 통폐합과 인력 재배치를 주저해선 안 된다”며 강도 높은 개혁을 예고했다. 박 사장은 “국내 주요 지상파들이 제작 시스템을 혁신하고 변화를 꾀했으나 KBS는 기득권 지키기에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기 혁신이 선행되면 KBS를 향한 국민의 신뢰가 회복될 것이고, 국민이 KBS의 필요성에 공감하면 재정 위기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의 사랑과 재정적 안정성을 되찾는다면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를 선도하는 공영미디어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TV 수신료 분리 징수, 2TV 재허가, 예산 지원 삭감 등의 위기를 언급하며 “KBS 위기의 원인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려면 냉정한 자기반성과 현실 인식, 뼈를 깎는 혁신과 희생이 필요하다”며 “공영방송을 개인이나 집단의 이념이나 소신을 실현하는 곳으로 생각하는 분은 앞으로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인사 교체·편성 변경 단행
박민 신임 사장이 취임한 주말 간 KBS가 ‘뉴스9’를 4년 동안 진행해온 이소정 앵커와 제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의 진행자 주진우 씨를 하차시켰다.
또 KBS는 ‘뉴스9’의 평일 새 앵커에 박장범 기자와 박지원 아나운서를, 주말 앵커에 김현경 기자와 박소현 아나운서를 앉혔다. 아울러 ‘뉴스광장’의 평일 남자 앵커는 최문종 기자, 여자 앵커는 홍주연 아나운서가 맡게 됐다. 홍 아나운서가 진행하던 ‘뉴스9’의 스포츠 뉴스는 기존 ‘뉴스광장’ 앵커였던 이윤정 아나운서가 맡는다.
시사 프로그램 ‘사사건건’은 송영석 기자, ‘일요진단’은 김대홍 기자, ‘남북의 창’은 양지우 기자가 진행하게 되며 ‘주진우 라이브’를 ‘특집 1라디오 저녁’으로 대체하고 김용준 기자를 진행자로 세웠다. 아울러 월~목요일 오후 2TV에서 방송하는 시사 프로그램 ‘더 라이브’ 대신 드라마와 코미디 프로그램 재방송을 방영하는 등의 인사 교체와 편성 변경 등을 단행했다.

#노조의 반발... “방송법·단체협약 위반”
이러한 조치에 전국민주노동조합연맹(민주노총)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는 사측이 방송법과 단체협약, 편성규약을 위반했다며 반발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언론노동조합은 기자회견을 열어 “박 사장 출근 첫날 편성 규약과 제작 자율성을 한 방에 무너뜨렸다”고 비판했고, “박 사장 임명이 재가된 후 이뤄진 대대적인 인사에서 언론노조 KBS본부 소속은 ‘축출’이란 말이 어울릴 정도로 줄어들었다”며 “그 빈자리엔 현 정권을 옹호하는 데 앞장선 단체 소속 인물들이 대거 등용됐다”고 주장했다.
또 제작진과의 논의도 없이 편성을 삭제하고, 인사가 나기 전 주진우 씨와 이소정 앵커에게 갑작스런 하차를 통보한 것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노사 단체협약과 편성규약에 따라 사측이 개편을 실무자와 협의해야 하고 긴급 편성 때는 교섭대표노조에 통보해야 하는데 이 같은 절차를 지키지 않은 점을 집어 비판했다.
아울러 “이번 조치들은 방송 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고 누구든 방송 편성에 관해 규제나 간섭을 할 수 없다고 명시한 방송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며 “방송법 위반과 단체협약 위반 등 협의로 고발할 것이며, 사측에 긴급 공정방송추진위원회를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野 “군사쿠데타를 방불케 해”
더불어민주당은 12일 윤석열 대통령이 박민 KBS 사장 후보자 임명안을 재가한 데 대해 “또 한 명의 낙하산 인사가 공영방송 KBS 역사에 오점을 남기는 순간”이라고 성명을 통해 비판했다. 이어 “인사청문회 당시에도 박 후보자의 함량 미달은 여실히 드러났다”며 “정치편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출연자 섭외와 방송 제작·편성에 개입하겠단 취지의 발언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었다”고 지적했다. 또 “윤 대통령이 국회를 통과한 방송3법마저 무력화시키려 든다면 국민과 언론계 분노는 폭발할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민 사장이 취임한 후에도 야당의 비판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박민 사장이 취임하자마자 KBS 점령작전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것 같다. 진짜 군사쿠데타를 방불케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명히 경고한다. 방송은 국민의 것이지 권력의 것이 아니다”라며 “법적, 정치적 책임은 물론이고 역사적 심판도 반드시 받을 것이니 책임지기 싫으면 지금이라도 당장 사장 자리 그만두는 게 자신한테도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與 “감 놔라 대추 놔라 삼가야”
야권의 반발에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KBS가 공영방송의 입장에서, 또 공정하게 방송 본연의 자세로 돌아오기를 기대한다”며 “정치권에서 감 놔라, 대추 놔라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예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새롭게 출발하는 공영방송 KBS의 비상을 기원한다”며 “언론의 근본인 ‘진실’이 외면되고 가짜 뉴스와 정파적 뉴스의 범람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며 공영방송 KBS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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