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를 둘러싼 의혹이 연이어 불거지면서 정치권과 사법 당국이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통일교 측으로부터 명품 가방을 받은 사실을 처음으로 시인한 데 이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대통령 관저 이전 특혜 의혹까지 수사 선이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와 주변 인물들에 대한 압수수색과 재수사에 착수하며 수사망을 좁히고 있다. 2025년 11월 6일 뜨거운 이슈, <김건희 특검, ‘명품백→주가조작→관저 의혹’ 삼중 수사로 확대>에 대해 팩트와 함께 짚어본다.

# ‘샤넬백 수수’ 첫 인정, 그러나 대가성은 부인
김건희 변호인단은 5일 “전성배씨로부터 두 차례 가방 선물을 받은 사실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통일교 측과의 공모나 청탁·대가 관계는 전혀 없으며, 6천만원대 그라프 목걸이 수수 사실도 명백히 부인한다”고 선을 그었다. 김건희가 통일교 세계본부장 윤모씨가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전달한 금품을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검은 윤씨가 통일교 관련 프로젝트와 행사 지원을 청탁하며 고가의 선물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공소장에는 800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4월), 6천220만원대 그라프 목걸이, 1천200만원대 샤넬 가방(7월) 수수 내역이 포함됐다.
변호인단은 “김건희가 처음에는 거절했으나 끝내 이를 받았고, 사용하지 않은 채 모두 반환했다”며 “공직자의 배우자로서 신중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실망을 끼친 점을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건진법사' 전성배 씨 [연합뉴스 제공]](https://cdn.sisunnews.co.kr/news/photo/202511/230941_453446_310.jpg)
# 입장 선회의 배경_공범 진술 번복
김건희의 입장 변화는 공범으로 지목된 전성배씨의 진술 번복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씨는 첫 공판에서 “윤씨로부터 받은 금품을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에게 전달했다”고 시인하며, 김건희에게 돌려받았다는 목걸이·가방·구두를 특검에 제출했다.
특검은 “공소사실 일부를 비로소 자백한 것”이라며 “그간의 부인 진술은 거짓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특정 종교단체가 왜 고가의 선물을 건넸는지 상식적으로 의문이며, 청탁이 있었다는 점을 입증할 자료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주포’ 재수사
특검은 김건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주포로 지목된 이모씨를 피의자로 입건해 재수사에 착수했다. 이씨는 2010년 ‘1차 작전 시기’에 주가조작을 주도한 인물로, 김건희가 그의 계좌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검찰은 이씨의 연루 정황을 포착하고도 기소하지 않았으며, 김건희 역시 지난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특검은 최근 이씨의 차명계좌 거래 정황을 새로 확보하고 지난달 압수수색을 실시했으나, 이씨는 현장에서 도주했다. 특검은 김건희의 이전 휴대전화를 포렌식해 이씨와 주고받은 메시지를 확보했으며, 이씨가 전성배씨를 “무당이라기보다 로비스트”로 표현한 정황을 확인했다. 이씨가 김건희에게 전씨를 소개한 인물로 특정되면서, 두 사건이 연결고리를 통해 이어지는 양상이다.
# 관저 이전 특혜 의혹, 강제 수사로 확대
![김건희 여사의 의혹들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한남동 대통령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아크로비스타 등 7곳을 압수 수색을 진행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자택이 있는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모습. 2025.11.6 [연합뉴스 제공]](https://cdn.sisunnews.co.kr/news/photo/202511/230941_453444_5822.jpg)
6일 오전, 특검은 ‘대통령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윤 전 대통령 부부 자택이 있는 아크로비스타와 인테리어업체 21그램 등 7곳을 동시 압수수색했다. 대상에는 김건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의 아크로비스타 사무실도 포함됐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가 명시됐다. 공무원만 적용 대상인 직권남용 혐의가 적시된 만큼, 특검이 관계 공무원의 위법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검은 대통령실 또는 관련 부처가 특정 업체를 지정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 중이다. 21그램은 김건희의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 전시회를 후원한 업체로, 김태영 대표가 김건희와 가까운 인물로 알려져 있다. 감사원은 지난해 “21그램이 계약 전 공사에 착수했고, 무자격 업체에 하도급을 줬다”고 밝혔으나 업체 선정 경위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 ‘봐주기 감사’ 논란이 일었다. 이에 특검은 감사원이 공사 수주 과정에서 외압을 받았거나 부실 감사를 했는지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 과정에 관여하며 특혜 의혹을 받는 인테리어 업체 '21그램'에 압수수색을 위해 들어서고 있다. 2025.8.13 [연합뉴스 제공]](https://cdn.sisunnews.co.kr/news/photo/202511/230941_453445_5822.jpg)
# "비례성 없는 압수수색" 변호인단 반발
김건희 측은 “이미 여러 차례 자료 확보가 이뤄진 상황에서 추가 압수수색은 과도하다”며 “보석 심문을 앞둔 시점에서 별건을 명분으로 한 수사는 재판 절차에 대한 압박으로 비칠 수 있다”고 반발했다. 현재 김건희는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으며, 어지럼증과 불안 증세 악화를 이유로 지난 3일 법원에 보석을 청구했다.
# 1심 재판, 연내 결심 가능성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5일 김건희의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속행 공판을 열고 “14일 증인신문을 종결하고, 이후 서증조사와 피고인 신문, 최종 의견진술을 거쳐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의 구형은 이달 말 또는 내달 초로 예상된다. 통상 결심 후 한두 달 내 선고가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초쯤 1심 판결이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이날 김건희는 검은 정장 차림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 보석 심문, 오는 12일 예정
서울중앙지법은 김건희 측이 청구한 보석 심문 기일을 11월 12일 오전 10시 10분으로 지정했다. 김건희는 지난 8월 29일 자본시장법 위반(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정치자금법 위반(명태균 공천개입),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통일교·건진법사 청탁)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보석 청구 사유는 건강 악화로 인한 치료 필요성이며, 특검은 “증거 인멸 우려가 여전하다”며 반대 의견을 제출한 상태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2025.8.12 [연합뉴스 제공]](https://cdn.sisunnews.co.kr/news/photo/202511/230941_453443_5822.jpg)
“확대되는 수사와 남은 쟁점”
이처럼 김건희를 둘러싼 수사는 통일교 금품 수수에서 출발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저 이전 특혜 의혹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검은 청탁의 실체와 직무 연관성을 입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법원은 12일 보석 여부를, 14일 이후 결심 절차를 통해 사실관계를 최종 정리할 예정이다.
김건희의 부분 자백이 방어 논리로 작용할지, 특검의 추가 혐의 입증으로 이어질지는 향후 재판 결과가 가를 것으로 보인다. 수사와 재판이 맞물린 이번 사건은 윤 전 대통령 퇴임 이후에도 이어지는 정치·사법적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보도자료 문의 및 기사제휴
▶ sisunnews@sisunnews.co.kr
▶ 02-838-5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