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양원민 기자ㅣ최근 강동구 싱크홀과 광명에서 발생한 지반 붕괴 사고로 소중한 생명이 희생됐다. 도심 개발과 노후화된 인프라, 이상기후 등이 겹치며 지반 붕괴 위험은 점점 일상 속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도 거대한 싱크홀이 발생해 인명 피해와 도시 마비를 초래한 사례가 적지 않다. 해외의 대표적인 싱크홀 사례를 통해 지반 붕괴의 여러 원인과 각국의 대응 방식을 살펴본다.

첫 번째, 과테말라 시티 초대형 싱크홀(2010)

사진/flickr
사진/flickr

지난 2010년 5월 과테말라 수도 과테말라시티의 도심 한복판에선 지름 20m, 깊이 60m의 초대형 싱크홀이 발생했다. 이날 발생한 싱크홀로 3층 높이의 공장이 그대로 붕괴됐고 건물 내 경비원 한 명이 사망했다. 싱크홀은 태풍이 불러온 홍수와 하수관 부실 관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과테말라시티에서 이런 거대한 싱크홀이 발생한 것이 처음이 아니란 점이다. 사고로부터 약 3년 전인 2007년에도 같은 지역에서 비슷한 크기의 싱크홀이 발생해 주택 20여 채가 함몰되고 세 명이 사망했으며, 주민 천여 명이 대피하는 등 일대 소란이 빚어졌다.

두 번째, 미국 플로리다 싱크홀 연쇄 사고(2013~현재)

사진/위키백과
사진/위키백과

미국 플로리다주는 대표적인 싱크홀 위험 지역이다. 지난 2013년 2월에는 한 주택에 싱크홀이 생겨 침실에 있던 남성 1명이 숨졌다. 당해 8월에 생긴 싱크홀로 3층짜리 리조트 건물이 땅속으로 사라지고 인근 건물들이 크게 기우는 등의 사고가 발생했다. 2014년에는 가정집 앞마당에 3m 깊이의 싱크홀이 발생해 주차되어 있던 차량이 통째로 빠지는 일이 있었다.

지난 2023년엔 플로리다주 중부에서 지름 24m, 깊이 7.6m의 싱크홀이 발생해 인근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당시 원인은 우물 굴착 과정에서 지하 암반층이 무너지며 지반이 내려앉은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은 지질조사국(USGS)을 두어 싱크홀에 대비해 지반함몰 지도를 제공하고, 지질조사에 따른 지반함몰 발생 확률을 관리 중이다.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등 싱크홀 발생이 잦은 주에서는 주 정부 웹사이트를 통해 지역별 위험도 지도도 주민에게 제공하고 있다.

세 번째, 일본 후쿠오카 도심 싱크홀(2016)

사진/위키백과
사진/위키백과

지난 2016년 일본 후쿠오카시 도심 하카타역 앞 도로에 지름 30m, 깊이 15m 규모의 대형 싱크홀이 발생했다. 새벽 시간대였기에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인근 도로는 전면 통제됐고, 토사 붕괴 우려에 인근 주민들이 모두 대피했다. 당시 싱크홀의 원인은 인근 지하철 공사로 인한 지반 약화로 밝혀졌다.

일본 정부는 빠른 대처로 7일 만에 도로를 복구했다. 또 사고 원인을 분석한 뒤 지반 침하 탐지 장비의 정밀도를 강화하고, 지하공사 시 민간기업이 제출해야 하는 지반 안정성 보고 기준을 대폭 상향했다. 더불어 도시 지하 공간 정보를 시각화한 ‘3차원 지하지도’ 구축을 서둘렀다. 단순한 기술 보완에 그치지 않고 정책과 행정까지 함께 개선한 점이 주목됐다.

최근 우리나라는 국지성 폭우와 극단적 강수량의 빈도가 증가하면서, 지반에 가해지는 수압과 침투력이 과거보다 크게 높아진 상태다. 노후 하수관이나 지하 시설이 이를 견디지 못하면 싱크홀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그렇기에 사고가 발생한 뒤에야 대응하는 ‘뒷북 대처’에서 벗어나, 지반 상시 모니터링 체계 구축, 노후 지중시설의 정기 정비, 지하 공사 전 지반조사의 의무화 등 선제적 대응 매뉴얼의 구체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