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심재민 기자 / 디자인=김선희 pro | 오래전부터 11월이면 들려왔던 연예계의 ‘11월 괴담’. 일반적인 사건 사고는 물론 사망, 결별, 범죄 연루 등 11월이면 연예계와 방송가에 사건 사고가 발생한다는 전설과도 같은 징크스에 대해 알아보자. 

‘매년 11월이면 연예계에 크고 작은 사건이 벌어진다’ 11월 괴담은 오래전부터 나돌면서 이맘때가 되면 ‘활동을 조심해야 한다. 몸을 사려야 한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11월 괴담의 시작은 무려 50여년 전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11월 괴담이 본격적으로 널리 알려진 것은 2000년대 초반부터지만, 이미 스포츠 신문 및 연예 일간지 등을 중심으로 연예계에는 80년대부터 괴담을 가장한 낭설이 떠돌았다. 우연하게도 11월에 세상을 떠난 유명 연예인들이 많다는 짜깁기 소식이 만들어지며 일파만파 확산한 것. 

왜 하필 ‘11월’일까? 매일같이 경기 결과가 나오는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시즌이 끝나면서 11월이면 탑면을 장식할 소식이 줄어드는 각종 스포츠 신문들. 12월은 그나마 크리스마스와 연말 분위기가 있어 다양한 기사 거리가 생기지만, 11월은 스포츠 신문사들에게는 이슈 ‘보릿고개’로 여겨졌다. 때문에 탑면의 분량을 채우기 위해 11월에 연예계 사건 사고를 앞다퉈 내보냈고, 이를 엮은 ‘11월 괴담’설이 돌게 되었다는 추측이 많다. 

이러한 ‘11월 괴담’의 출발은 언제일까? 다수 언론 및 백과에 따르면, 1968년 밴드 키보이스 리드보컬 출신 가수 故 차중락이 뇌막염으로 사망한 것을 그 시초로 꼽는다. 수려한 외모, 건장한 체격, 감미로운 목소리로 60년대를 풍미했던 고인은 1967년 TBC 남자 최고신인가수상의 영예를 안기도 하는 등 그야말로 스타였다. 그러나 이듬해인 1968년 11월 10일, 차중락은 서울 동일극장 무대에서 고열로 쓰러지면서 극심한 두통을 호소, 뇌막염으로 결국 사망했다. 인기 절정을 누리던 故 차중락의 사망 소식은 연예계에 큰 충격을 주었고, ‘11월’ 인기스타가 돌연 대중의 곁을 떠났다는 강인한 기억을 남겼다. 

안타까운 인기스타의 사망 소식이 ‘11월’에 포커스가 맞춰져 본격 괴담으로 퍼지기 시작한 것은 1986년 11월 1일 코미디언 서영춘, 가수 유재하가 사망하면서부터다. 특히 당시 교통사고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 천재 뮤지션 유재하의 비보에 연예계와 대중의 충격은 상당했고, ‘11월’ 타이틀을 달아 앞다퉈 보도된 탓에 ‘11월 괴담’이라는 소문이 만들어 진 것. 이후에도 11월 비보가 탑면에 실렸다. 1988년 11월엔 가수 최병걸, 강병철이 사망했고, 1990년 11월엔 ‘비처럼 음악처럼’, ‘내 사랑 내 곁에’ 등 히트곡을 쓴 가수 김현식이 32세의 젊은 나이에 간경변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렇게 11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스타들의 소식에 ‘11월’ 수식이 크게 강조되었다.

그러다 11월 괴담이 방점을 찍는 사건이 발생한다. 바로 1995년 11월, 인기 절정의 그룹 듀스 멤버 故 김성재가 사망한 사건으로, 당시 23세였던 김성재는 솔로로 첫 무대를 선보인 날 밤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많은 의혹과 함께 이 사건은 사회면까지 장식, 전 국민에게 전해졌으며 ‘11월 괴담’은 마치 하나의 연예계 징크스처럼 여겨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2000년대부터는 ‘11월 괴담’이라는 용어가 본격 등장하면서 사망 사건 이외에 다양한 연예계 사건 사고에도 타이틀처럼 달리며 더욱 부각되었다. 2000년 11월 배우 김승우와 이미연의 이혼, 인기 그룹 클론 멤버 강원래의 대형 교통사고, H.O.T. 멤버 강타의 음주운전 사고 소식이. 2001년 11월엔 배우 황수정이 필로폰 투약 혐의 구속과 가수 싸이의 대마초 흡연 혐의로 체포된 사건이 1면을 장식했고, 코미디언 양종철은 교통사고로 사망 사건도 큰 안타까움을 사며 ‘11월 괴담’에 묶이며 전해졌다. 

이후에도 2005년 신정환은 불법 카지노 도박 혐의 입건 사건, 2008년 야구선수 출신 강병규는 인터넷 도박 혐의로 기소 사건. 2010년 가수 MC몽이 병역 기피 의혹, 2013년 다수의 연예인의 불법 스포츠 도박 사건. 2014년 방송인 노홍철의 음주운전, 그리고 배우 故 김자옥의 폐암 투병 중 사망 소식이 모두 11월에 전해지며 ‘11월 괴담’의 방점을 찍었다. 

그리고 현재까지 11월이면 유독 더욱 선명하게 들리는 연예계 각종 사건 사고 소식. 매년 11월에 연예계, 방송가에 사건 사고가 발생한다는 도시 전설이자 징크스같은 이 괴담은 이슈는 될 수 있어도 불필요한 대중 피로도를 높인다. 

사건 사고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일어나고 있다. ‘11월 괴담’이라고 과장된 표현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사건 사고 자체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고 애도를 전하면 될 뿐이다. ‘11월 괴담’ 11월이 특별히 불길한 달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낭설일 뿐 근거는 없다는 것을 꼭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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