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컷뉴스] 동물들이 나오는 경제용어, 그 의미와 유래 알아보기

시선뉴스=정혜인 기자ㅣ‘모든 백조는 흰색’이라는 과거 인식과 대비되는 검은 백조, ‘블랙스완’은 다양한 방면에서 쓰이는 말이다. 경제에서는 실현할 가능성은 적지만, 일어난 뒤에는 예상치 못한 충격과 파급효과가 있을 때 사용된다. 이외에도 동물의 특성을 반영해 만들어진 경제 용어를 소개하겠다.

첫 번째, 왝더독(Wag the Dog)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개는 꼬리를 흔들며 감정을 드러낸다. 그런데 ‘왝더독’이라는 표현은 그 반대로 꼬리가 개의 몸을 흔든다는 뜻이다. 한정품으로 나온 사은품을 얻기 위해 제품을 구매하는 등의 상황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렇듯 우선순위가 뒤바뀌어 주객전도되는, 부속 상품에 본 상품이 밀려 가치가 떨어지는 현상을 왝더독이라고 할 수 있다.

경제에서 왝더독은 주식에서 많이 쓰이는데, 주식시장에서는 선물시장에 의해 현물시장이 움직이는 현상을 가리킨다. 일반적으로는 현물에 의해 선물이 움직이나, 선물시장의 비중이 과하게 커진 경우 투자자들이 선물에 집중적으로 투기한다. 그러면 선물시장의 가격이 현물시장보다 오르며 주가지수가 동반 상승하는 왝더독이 발생한다.

두 번째, 펭귄효과와 백로효과

펭귄은 독단적인 행동을 하기에 겁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먹이가 필요해도 혼자 선뜻 바다에 뛰어들지 못한다. 이때 과감하게 물 속으로 뛰어드는 한 펭귄이 있다면 이를 보고 우르르 같이 뛰어드는 습성이 있다. 이를 빗대어 물건의 구매를 망설이다가도 다른 사람이 구매하면 따라서 하는 소비를 ‘펭귄효과’라고 부른다.

반대로 희소성이 크고 차별화된 상품을 구매하려 하는 심리에 쓰는 말도 있다. 한정판 물건이나 미술품 등의 분야에서 종종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는 우아하고 고고한 이미지를 가진 ‘백로’에서 따와 ‘백로효과’라고 한다. 백로는 혼자 떨어져 지낼 때가 꽤 많은데, 특히 먹이를 구할 때 단독으로 움직인다. 백로효과에서는 어떤 상품에 대한 사람들의 소비가 증가하면 오히려 그 상품의 수요가 줄어든다.

세 번째, 베어마켓과 불마켓

동물이 싸우는 모습에서 비롯된 용어인 베어마켓(Bear Market)과 불마켓(Bull Market)도 있다. 곰(Bear)은 싸울 때 몸은 잔뜩 세워 손톱과 이빨 등을 가지고 위에서 아래로 공격한다. 반면, 황소(Bull)는 자세를 낮춘 상태에서 뿔을 이용해 아래에서 위로 상대에 맞선다. 공격성이 있는 이 두 동물은 정반대의 공격 방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주식시장에서 상승장이 왔을 땐 ‘불마켓’이라고 하고, 하락장이 왔을 때는 ‘베어마켓’이라고 한다. 어떤 투자자를 가리킬 때도 두 동물에 비유한다. 시장에서의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행동하는 투자자를 곰에, 어떤 주식의 가격 상승을 전망하며 행동하는 투자자는 황소라고 칭하기도 한다. 이 표현은 황소와 곰이 서로 싸우도록 부추겼던 미국 전통 스포츠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또 지속적인 경고를 통해 예상할 수 있었지만, 쉽게 간과되는 위험 요소는 ‘회색코뿔소’에 빗댄다. 코뿔소는 큰 덩치를 가졌기에 가까이 다가오면 눈치를 챌 수밖에 없다는 특성에서 나온 말이다. 앞서 말한 ‘블랙스완’과 반대이다.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경제 용어들이지만, 이처럼 그 유래를 알고 나면 이해하기가 좀 더 수월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