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기자 / 디자인=김선희 proㅣ지난 4월부터 기획사 하이브(HYBE)와 민희진 어도어(ADOR) 대표 간의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 분쟁은 지난달 22일, 하이브가 어도어 경영진에 대한 감사에 전격 착수하며 시작되었다. 이날 민희진은 “아일릿이 뉴진스를 카피(Copy)한 문제를 제기하니 날 해임하려 한다”는 입장을 즉각 밝혔다.

하이브가 어도어 경영진에 대한 감사에 착수한 건 민희진 어도어 대표 등이 본사로부터 독립하려 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하이브는 민희진을 비롯한 어도어 경영진이 투자자를 유치하려 대외비인 계약서 등을 유출하고,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주식을 팔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의심했다. 이는 하이브의 경찰 고발로 이어졌다.

지난달 28일 경찰과 가요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민 대표와 측근인 어도어 부대표 A씨를 지난달 26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이에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7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적 관심이 있으니 다른 사건들보다 좀 더 세밀하게 속도를 내 수사해 관심 사항에 관해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난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민 대표가 전날 하이브를 상대로 “의결권 행사를 금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이 오는 17일 오전 10시 45분으로 지정되었다. 이 신청은 이달 말 어도어 임시주총에서 하이브가 민 대표의 해임 안건에 찬성하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해달라는 취지로 제기됐다.

이 결과에 따라 오는 31일 열리는 임시주총에서 어도어 경영진의 실제 교체 여부가 갈린다. 어도어는 10일 하이브 측 감사를 포함한 구성원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이사회를 개최해 31일 임시주총을 열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 임시주총의 안건은 민 대표 해임을 골자로 하는 ‘이사진 해임 및 신규선임안’이다.

임시주총 개최를 결정하는 이사회가 열린 지난 10일에도 민 대표와 하이브는 그 전날 이뤄진 감사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어도어는 입장문을 통해 감사가 불법적인 방식으로 이뤄졌었다고 비판했지만, 하이브는 “적법하게 진행됐다”고 반박했다. 

사실 하이브가 감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처음으로 알려졌을 땐 ‘무언가가 있어 감사가 이뤄졌을 것’이라는 여론이 우세했다. 그런데 민 대표가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속사포로 입장을 밝히며 어느 측의 말이 맞는지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되었다. 이날 2시간 15분가량 이어진 회견에서 민 대표의 주장은 앞선 하이브의 주장과 대비되었기 때문이다. 

기자회견에서 민 대표는 비속어도 섞으며 열변했다. 거침없는 발언에 대중들의 반응이 두 갈래로 나뉜 가운데, 지난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많은 한국 여성이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 간 갈등을 ‘가부장적인 직장과 싸우는 젊은 여성’이라는 구도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온라인상에서는 민 대표가 제기한 주장의 사실 여부를 살펴보는 이들이 점점 늘었다. 그 과정에서 일부 누리꾼들은 단월드와 하이브 사이의 연관 의혹도 제기했다. 그러면서 방탄소년단(BTS)에게도 불똥이 튀는 등 파장이 매우 컸다. 아직 민 대표의 가처분 신청 심문과 임시주총이 남아있으니 현 상황에 대한 섣부른 판단은 주의하는 게 좋겠다. 

하이브-민희진 사태는 단순히 회사의 경영권 문제로 보면 안 된다. 최근 로이터는 최근 피프티피프티 사태 언급과 함께 K팝 산업이 단기적으로 '성장통'을 겪고 있다는 한국 증권가의 분석 보고서 내용도 소개 하기도 했다. ‘멀티레이블 방식’의 운영부터 K-아이돌이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하이브-민희진 사태가 K-POP시장에 큰 본보기가 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