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선뉴스=양원민 기자 / 디자인=김선희 proㅣ‘미제사건’은 그 진상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범죄나 사고를 말한다. 거기에 공소시효까지 만료되어 수사팀이 해체하고, 형벌권도 사라졌다면 사회에서는 이를 ‘영구 미제 사건’이라 부른다.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미제사건들을 살펴보자.
개구리 소년 사건: 1991년, 영구미제사건
1991년 3월 26일 대구 성서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던 초등학생 5명이 도롱뇽알을 찾아 나선 뒤 돌아오지 못한 사건이다. 도롱뇽알을 주우러 간다는 말이 개구리를 잡으러 간다고 왜곡되며 ‘개구리 소년’이라고 알려지게 되었다.
5명의 초등학생이 같은 날 동시에 실종된 사건이라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고, 사건 발생 2년 후인 1993년, KBS의 ‘사건 25시’와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방영되며 전국적인 관심이 모였다. 2002년 9월 26일 등산객에 의해 와룡산 중턱에서 아이들의 유골이 발견되었으나 사망 원인조차 제대로 규명하지 못한 채 15년의 공소시효가 만료되며 영구미제사건으로 남았다.
이영호 유괴 살해 사건: 1991년, 영구미제사건
영화 <그놈 목소리>의 배경이 된 사건으로, 1991년 1월 29일 오후 6시경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놀이터에서 당시 초등학교 3학년이던 이영호 군이 납치되었다. 범인은 아이를 인질 삼아 부모에게 여러 차례 현금을 요구하였는데, 경찰의 개입을 눈치채고는 매번 교묘하게 빠져나갔다.
이형호 군은 사건 발생 43일 후인 3월 13일 잠실대교 인근 배수로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협박 전화에서 나온 목소리를 분석한 결과 범인은 수도권 출신의 30대 전후 남자로 추정되었으나, 범인을 특정하지 못하고 2006년 1월 28일 공소시효가 만료되며 영구미제사건으로 남게 됐다.
부산 어린이 연쇄 살인 사건: 1975년, 영구미제사건
1975년 8월 20일 부산 서구에 사는 7세 여아 김현정 양과 8월 24일 동구에 사는 남아 배준일 군이 각각 피살당한 사건이다. 김현정 양은 1975년 8월 20일 집 근처에서 핫도그를 사 먹고 돌아오던 중 사라졌고, 이튿날 중구의 용두산공원 인근 숲속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 배준일 군은 8월 24일 집 앞에서 놀다가 사라졌고, 다음 날 한 어시장 생선 상자 적재장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
범인은 피해 아동의 신체에 낙서하는 광기 어린 모습을 보였고,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범인을 체포할 것을 지시할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결국 범인을 검거하지 못하고 공소시효가 만료되어 영구 미제 사건이 되었다.
전북대 수의대생 이윤희씨 실종사건: 2006년, 미제사건
2006년 6월 5일 전북대학교 수의대생인 이윤희씨는 자신의 원룸 인근의 한 호프집에서 종강 총회를 했고, 6일 새벽 2시 30분쯤 귀가했으나 그 뒤로 종적을 감췄다.
그러나 이 사건은 이상한 점이 많았다. 그녀가 실종된 이후 집 안을 수색한 결과 가방 안에 늘 들고 다니던 수첩과 밥 먹을 때 자주 사용하던 찻상이 사라져있었다. 또 새벽 2시 59분경 컴퓨터로 ‘성추행’과 ‘112’를 검색한 흔적이 있었으며 경찰과 가족들이 집안에 들어갔을 때 평소라면 다용도실에 있어야 할 강아지들이 방 안에 있었다고 한다.
경찰이 그동안 수십만건의 통신자료와 주변 인물, 우범자 등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으나 뚜렷한 물증이나 용의자를 확보하지 못해 이 실종사건은 또 하나의 ‘영구 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커졌다.
대구 아동 황산 테러 사건: 1999년, 영구미제사건
1999년 5월 20일 대구광역시 동구 효목동에서 학원에 가던 김태완(당시 6세) 군이 정체불명의 남성에게 황산테러를 당해 화학화상을 입은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김태완 군은 실명되었을 뿐 아니라, 전신의 약 40%에 3도 화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49일 만에 사망했다.
김태완 군의 청각장애가 있는 친구인 이 모 군이 당시 사건을 목격했다고 진술했고, 김태완 군의 부모님과 안면이 있던 이웃 아저씨 A를 용의자로 지목했지만,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되어 채택되지 않았다. 김태완 군도 친구와 같은 주장을 했으나 사고 후유증으로 인해 기억이 온전치 않을 것이라는 점과 어린이라는 이유로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사건의 공소시효 만료가 임박한 것을 계기로 15년인 살인죄 공소시효를 폐지하기 위해 이른바 ‘태완이법’이 발의되었으며 2015년 7월 24일 통과됐고, 2015년 7월 31일에 공포·시행되었다. 그래서 2000년 8월 1일 이후로 발생한 모든 살인 사건은 공소시효가 없으며 몇 년이 지나도 잡히기만 하면 검찰이 기소할 수 있고 법정 형벌을 받을 수 있다.
세상엔 당시의 시대와 기술력에 해결되지 못한 사건들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는 만큼, 미제사건들이 하루빨리 해결되어 억울한 사람이 줄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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