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선뉴스=심재민 기자/디자인=김선희 pro | 국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공룡으로 우뚝 선, ‘쿠팡’
중국의 ‘알리익스프레스’가 막대한 투자를 감행하며 저가를 무기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쿠팡이 무섭게 장악해가던 한국 시장에 중국 대표 이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가 연초부터 자금을 쏟아부으며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펼치면서 양사의 '쩐의 전쟁'이 날로 심화하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먼저 이번 이커머스 전쟁에 포문을 연 것은 중국 알리바바그룹이다. 알리익스프레스의 모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은 한국에서 사업을 확대하고자 3년간 11억달러(1조5천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서를 한국 정부에 제출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또 지난 18일부터 K-Venue(케이베뉴)에서 1천억원 상당의 쇼핑 보조금을 지원하는 '천억 페스타'를 시작했고, 10억원 상당의 전용 쿠폰을 제공하는 '10억 팡팡 프로모션'을 마련하는 등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배우 마동석을 모델로 내세우고 ‘저가’ 이벤트를 마구 쏟아붓는 알리익스프레스, 소비자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실제 알리가 '100만원 쿠폰' 111장을 포함해 10억원어치 쿠폰을 랜덤으로 제공하자 행사 첫날 17만7천여명이 몰려 쿠폰이 동났을 정도로 반응도 좋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쩐의 전쟁’을 선포한 알리. 알리바바의 투자 계획이 이달 중순께 공개되고서 보름도 안 돼 이번에는 쿠팡이 맞불 전략으로 나섰다. 쿠팡은 3년간 3조원 이상을 투자해 2027년까지 로켓배송 지역을 전국으로 확장하겠다는 투자계획을 전격으로 발표했다. 투자 계획을 보면 풀필먼트센터(통합물류센터)를 앞으로 8개 이상 늘리고 배송 네트워크 고도화 등으로 로켓배송 가능 지역을 전국 260개 시·군·구 가운데 182개(70%)에서 230여개(88% 이상)로 늘리겠다는 것이 골자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쿠팡이 3조원 투자계획을 내놓은 지 두 시간도 안 돼 알리익스프레스가 또다시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이날 오전 케이베뉴 입점사의 수수료 면제 정책을 오는 6월까지 지속하고 국내 판매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이렇게 한국 시장을 놓고 쿠팡과 알리익스프레스가 그야말로 총성 없는 투자 전쟁에 나선 것이다. 이러한 쿠팡과 알리익스프레스의 신경전, 이유는 무엇일까?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이 국내에서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이커머스 시장에서 1위를 굳힌 상황에서 중국계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직구 쇼핑플랫폼, 이른바 'C-커머스'(China+이커머스) 업체들이 무서운 속도로 시장을 침투해오면 우위를 뺏길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업계의 관계자들은 "쿠팡이 누적적자가 6조원에 이르는 상황에서도 3조원 신규 투자 계획을 내놓은 것은 C-커머스 진입을 전국 물류망과 로켓배송으로 막아내겠다는 의지"라고 풀이했다.
막대한 투자 전쟁에, 경쟁사들은 바짝 긴장해 있다. 국내 토종 이커머스 기업들과 다른 국적의 업체들도 치열한 생존경쟁을 펼치면서 살아남을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중국산 공산품을 알리익스프레스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해외 셀러를 모집해 상품력과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한국 상품의 역직구(수출)를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편, 알리익스프레스의 저가 이벤트 이면에 부작용도 있어, 소비자 피해에 유의해야 한다. 실제로 국내 소비자들은 당장 이들 중국 쇼핑플랫폼의 '초저가' 상품에 눈길을 주기도 하지만, 배송 지연과 낮은 품질 때문에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또한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매한 제품에서 ‘발암 물질’ 검출 이슈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처럼 소비자 불만이 급증하자 우리 정부가 개인정보 보호나 소비자 분쟁 대응, 농식품 원산지 표시 등에 문제가 없는지를 조사하는 등 감시망을 넓히고 있다.
막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열띤 쩐의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쿠팡과 알리익스프레스. 기업의 경쟁에 소비자의 선택권이 넓어진 측면도 있지만, 그 이면에 시장 교란, 소비자 피해 등의 우려도 있다. 기업도 이를 관리하는 당국도 무엇보다 건강한 성장과 소비자의 안전의 최우선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보도자료 문의 및 기사제휴
▶ sisunnews@sisunnews.co.kr
▶ 02-838-5150
- [카드뉴스] K-푸드 떡볶이, 세계인들 입맛까지 사로잡다
- [카드뉴스] 보임과 보이지 않음의 잔인한 간극...영화 ‘눈먼 자들의 도시’
- [카드뉴스] 가족과 스승, 민주화 영웅까지...5월 ‘소중함’ ‘감사함’ 충만한 달
- [카드뉴스] 힘들게 시작한 청년 농부, 그들의 ‘역귀농’ 부르는 원인들
- [카드뉴스]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미제사건들’...‘태완이법’ 발의 사건도
- [카드뉴스] 싹 바뀌는 ‘반려동물’ 관련 제도들...책임감과 전문성 높여
- [카드뉴스] 직장 내 성희롱 기준과 대처법은 어떻게 될까?...‘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
- [카드뉴스] 전염병의 매개가 된 동물들 #박쥐 #뱀 #쥐
- [카드뉴스] 사계절 내내 세세하게 관리되는 가로수...가로수는 어떻게 관리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