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양원민 기자ㅣKBS2에 주말드라마 ‘미녀와 순정남’ 새로이 들어섰다. 하루아침에 밑바닥으로 추락하게 된 톱배우와 그녀를 사랑해 다시 일으켜 세우려는 초짜 PD의 파란만장한 로맨스 이야기이다. 그런데 드라마에 아주 익숙한 역할의 인물이 보인다. 바로 ‘만인의 어머니’인 배우 이일화다.

배우 이일화[사진/이일화 인스타그램]
배우 이일화[사진/이일화 인스타그램]

배우 이일화는 1992년 SBS 2기 공채 탤런트에 합격하며 연예계에 입문했다. SBS 월화 드라마 ‘금잔화’, MBC 일요 아침 드라마 ‘한지붕 세가족’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고, 1995년 KBS2 수목 드라마 ‘바람의 아들’에 신현준, 이병헌, 김희선 등과 함께 출연했다. 또 현재까지도 방영 중인 장수 프로그램 ‘출발! 비디오여행’의 MC를 맡거나 각종 쇼 프로에도 출연하며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배우 이일화[사진/이일화 인스타그램]
배우 이일화[사진/이일화 인스타그램]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올해인 2024년까지 2년 이상 쉰 해가 없을 정도로 다작 배우다. 그의 필모그래피 중에 의외의 작품이 있는데 바로 드라마 ‘야인시대’다. 이일화는 2002년 당시 열풍을 일으켰던 124부작 SBS의 ‘야인시대’에서 10공주파의 두목 이영숙 역을 맡아 드라마 후반부에 약 40화 분량이나 출연했다. 하지만 지금의 배우 이일화가 맡는 역할들과는 거리가 먼 역할이어서 그런지, 그가 야인시대에 출연했다고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다.

이일화가 본격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한 건 중년이 되면서부터였다. 드라마 ‘내 딸 서영이’에서 아줌마 역,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부잣집 사모님이자 세미의 엄마 역할을 하며 연기력이 개화했고, 대중들에게 제대로 각인되기 시작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 공식 포스터
드라마 '응답하라 1988' 공식 포스터

그러면서 그에게 있어 인생작이라 부를 수 있는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를 만나게 된다. 작품에서 그는 주인공들의 엄마 역할로 출연하며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는 ‘응답하라 1997’(2012), ‘응답하라 1994’(2013), ‘응답하라 1988’(2015) 세 편으로 용두사미 격이 될 확률이 높은 시리즈물의 징크스를 깨고 세 편 모두 대박이 났다.

이일화는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캐스팅 된 데에 비화가 있음을 알렸다. 사실 응답하라의 엄마역에는 배우 김성령에게 먼저 제의가 왔다고 한다. 하지만 김성령은 사투리를 하지 못했고, 부산에서 유년시절을 보내고 연기 변신을 하고 싶어 하던 이일화에게 추천했다고 한다.

그렇게 맡게 된 작품에서 이일화는 배우 성동일과 부부 역할로 나오며 환상의 케미를 보여줬고, 사투리를 완벽히 구사하며 산더미 같은 양의 음식을 하는 등 정 많은 엄마 역할 훌륭히 해내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고 심금을 울렸다. 특이한 점으로는 세 작품에서 다른 시대(년도)의 다른 주인공의 엄마 역할을 해왔지만, 어느 가정의 엄마 역할을 맡아도 실제 엄마인 것처럼 너무나 찰떡이었다.

드라마 '거짓말의 거짓말' 포스터
드라마 '거짓말의 거짓말' 포스터

하지만 그의 재능은 ‘엄마’역에만 갇혀있지 않았다. 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재벌가 여식부터 우악스러운 아줌마까지 완벽하게 표현해냈고, 2020년 채널A 드라마 ‘거짓말의 거짓말’에서는 메인 빌런이자 최종보스인 악인 역할을 맡았다. 드라마에서 재벌로 출연해 온화한 외면으로 무장한 채 반인륜적인 살인을 교사하며 안방극장에 분노를 자아냈고 결국 시청자들의 ‘분노 유발자’로 등극하며 악역으로서 극찬을 받았다.

드라마 '미녀와 순정남' 공식 포스터
드라마 '미녀와 순정남' 공식 포스터

올해 합류한 드라마 ‘미녀와 순정남’에서는 슬픈 과거를 가진 ‘엄마’ 역할로 다시 시청자들을 찾아왔다. 첫 화의 순조로운 출항 이후 2화에서 충격적인 과거가 밝혀지며 시청률이 17%(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넘었고, 당일(일요일)에 방송된 모든 프로그램을 통틀어 시청률 1위를 차지하며 좋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진다는 ‘대기만성’형의 배우 이일화. 오랜 시간 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자신에게 맞는 역할을 찾고, 환상적으로 소화해내며 결국 ‘엄마’ 역할의 대표 배우가 되었다. 이제는 다른 역할과 장르에서도 인정받고 사랑받는 그가 앞으로는 어떤 모습을 더 보여줄지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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