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기자 / 디자인=김선희 proㅣ할리우드에서 최고 흥행을 거뒀던 영화 ‘바비’. 이 작품은 영화 ‘오펜하이머’에 밀려 여러 시상식에서 번번이 최고상을 놓쳤지만 지난해 여름을 휩쓴 ‘바비코어’의 유행은 그 인기를 보여주었다.

바비코어는 바비 인형이 입을 법한 느낌의 스타일을 가리키는 말로, 분홍색을 활용한 코디가 특징이다. 분홍색 이외에도 바비 인형처럼 플라스틱 액세서리를 착용하기도 하고, 분홍색이 메인인 코디여서 ‘핑크코어’라고도 불린다.

이는 영화 ‘바비’가 개봉할 때, 주인공 바비를 연기했던 배우 마고 로비가 ‘바비스러운’ 스타일링으로 홍보 일정을 소화하면서 유행하게 되었다. 마고 로비는 다양한 스타일의 바비룩을 선보였는데, 그의 새로운 일정이 알려질 때마다 또 어떤 옷을 입고 나올지 기대하는 이들이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대중들은 ‘보는 재미가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바비코어에는 분홍색과 함께 Y2K 요소도 있어야 한다. Y2K는 Year(년)의 Y와 1,000을 뜻하는 Kilo의 K를 따서 만든 말로 2000년대를 뜻하는 단어다. 그래서 Y2K 코디는 1990년대 말~2000년대 초 감성의 아이템을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얼핏 보면 촌스럽거나 과하게 느껴질 수 있는 아이템들이 Y2K만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바비코어의 ‘코어’는 놈코어(normcore)에서 따온 것이다. 여기서 놈코어는 ‘평범한’이라는 의미의 노멀(Normal)과 ‘철저한’이라는 의미의 하드코어(Hardcore)가 합쳐진 말로, 자연스러우면서도 센스있는 스타일링이 트렌드로 여겨지며 만들어졌다. 놈코어룩이라는 말도 많이 쓰이지만, 바비코어처럼 특정 단어와 ‘코어’를 합친 말도 패션에서 많이 쓰인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발레코어’가 있다. 발레코어는 발레와 놈코어를 합친 말로, 발레리나가 입는 의상들의 특징을 포인트로 가져온 코디를 말한다. 메리제인 슈즈에 실크 스커트나 샤 스커트, 리본과 리본핀까지 꽂는 사랑스러운 스타일이다.

발레코어는 걸그룹 블랙핑크의 제니를 비롯한 여러 아이돌이 무대의상으로 많이 입었다. 여러 아이돌이 분홍색 랩디자인의 티셔츠나 리본핀 정도로만 포인트를 준 가벼운 발레코어를 일상에서 소화하기도 했다. 특히 제니가 월드투어에서 선보인 발레코어는 레그워머까지 더했는데, 귀여우면서도 여리여리한 분위기를 풍겨 화제가 되었다. 

지난해에는 바비코어와 함께 발레코어도 유행해 패션 브랜드에서는 앞다투어 분홍색 위주의 컬렉션을 선보였다. 패션 매거진들도 바비코어 혹은 발레코어를 예쁘게 코디하는 팁을 알려주거나, 포인트가 될 만한 몇 가지 아이템들을 추천했다. 자칫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스타일이지만, 10대나 20대 정도 연령대의 사람들은 일상에서도 이런 스타일에 도전했다.

지금은 영화 ‘바비’가 상영 중일 때만큼 바비코어가 핫하지는 않다. 그렇지만 바비코어의 여파인지 성별을 불문하고 분홍색에 빠진 이들이 상당하다. 바비코어는 선뜻 도전하기 어려운 스타일이지만 분홍색 아이템은 생각보다 무난한 걸 쉽게 찾을 수 있다. 만약 평소 무채색 옷만 골라왔다면, 기분 전환을 위해 러블리한 분홍색 옷을 입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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