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제주도 서귀포시ㅣ송구영신(送舊迎新). 옛것을 보내고 새로운 것을 맞이한다는 사자성어로 많은 사람들이 새해가 되면 지난해의 묵은 것들은 내려놓고, 신년의 다짐이나 목표를 세운다. 올해도 갑진년(甲辰年) 새해를 맞아 보신각에 타종을 들으러 가거나 해돋이 명소로 새해 첫 일출을 보러 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또 높은 산 정상에서도 일출을 보기 좋아 전국 곳곳의 명산을 오르는 사람도 많았는데, 그중 최고는 역시 ‘한라산’이다.
한라산은 제주특별자치도에 중앙에 있는 산이다. 높이는 1,947m이며 남한에서 제일 높은 산이다. 한라산이라는 이름에서 한(漢)은 은하수(銀河水)를 뜻하며, 라(拏)는 맞당길 나[상견인 相牽引] 혹은 잡을 나[捕]로서, 산이 높아 산 정상에 서면 은하수를 잡아당길 수 있다는 뜻이다.
한라산은 예로부터 ‘진산’, ‘두무악’ 등으로도 불렸다. 진산은 도읍의 뒤에 위치해 그 지방을 지켜주는 산으로, 한반도로 밀려오는 남태평양의 큰 바람을 막아줬기 때문에 붙여졌다. 두무악은 머리가 없는 산으로, 전설에 의하면 한 사냥꾼이 사냥을 하다 잘못해서 활 끝으로 천제의 배꼽을 건드렸는데, 이에 화가 난 천제가 한라산 꼭대기를 뽑아 던져 버렸다고 한다. 꼭대기가 던져져서 움푹 팬 곳이 지금의 백록담(白鹿潭)이다.
한라산은 7개의 탐방로가 있다. 각 탐방로는 편도로 30분부터 5시간까지 다양하게 있으며, 해가 지기 전에 하산해야 하기에 모든 탐방로는 입산 제한 시간과 하산 시작 시간이 있다. 가장 긴 코스는 아침 6시부터 탐방이 가능하며, 하산 소요 시간을 고려해 13시 30분에는 하산을 시작해야 한다. 다양한 코스가 있는 만큼 본인의 체력과 시간을 고려해 선택하면 된다.
또 한라산은 고도가 높은 만큼 겨울철에 눈이 내리면 녹지 않는다. 그래서 새해를 맞아 등산하는 겨울철 등산객에겐 ‘아이젠’이 필수다. 아이젠은 눈이나 얼음으로 뒤덮인 산을 오를 때 신는 뾰족한 스파이크가 달린 신발로, 탐방로 입구 주변에서 아이젠 구매나, 일반 등산화에 착용할 수 있는 탈착형 아이젠도 빌릴 수 있다.
눈 내린 한라산을 등반하다 정상에 오를 때쯤 뒤를 돌아보면, 어느새 구름보다 높이 올라와 있는 자신을 보게 될 것이다. 이때 구름과 눈 덮인 산의 경계가 모호한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마치 하얀 구름바다에 떠 있는 듯하며, 이는 국내 다른 산에서는 볼 수 없는 절경이다.
한라산 정상을 오르고 나면 ‘한라산 정상 등정 인증서’를 발급 받아 SNS에 인증할 수도 있다. 이는 당일 정상에서 찍은 인증사진(핸드폰 위치정보가 켜져 있는지 확인)을 통해 정상 등정을 확인하고 발급해 주고 있어 우리나라 최고봉을 올랐다는 일종의 ‘훈장’ 역할을 하기도 한다.
제주도를 갈 일이 얼마나 많을까? 또 가더라도 한라산을 등반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구름보다 높은 곳에 서서 떠오르는 태양을 보는 것은 세상 어느 경치와 견주어도 압도적인 황홀경이다. 2024년의 다짐. ‘한라산’에 올라 시작해 보며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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