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심재민 기자, 디자인=김선희 pro | 청룡영화상에서 30년 동안 ‘청룡의 여인’로 늘 화제를 모았던 김혜수. 그녀가 청룡 mc 자리를 떠났다. 지난 11월 24일 ‘청룡의 여인’ 김혜수는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44회 청룡영화상을 끝으로 사회자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녀는 1993년 제14회 청룡영화상에서 첫 MC를 맡은 이후 30년 만으로, 1998년 19회 시상식을 제외하곤 빠짐없이 청룡영화상 진행을 맡았다. 최초로 1993년, 당시 23살의 김혜수는 배우 이덕화와 함께 청룡영화상 첫 진행을 맡았다. 뿐만 아니라, 그해 이명세 감독의 영화 ‘첫사랑’으로 최연소 여우주연상까지 수상하며 ‘청룡의 여인’의 면모를 보였다. 

그렇게 2023년까지 30년간 청룡영화상 자리를 지키며 파격적인 드레스 패션, 수상자를 향한 진심 어린 축하 멘트, 매끄러운 진행 등으로 “청룡하면 김혜수, 김혜수하면 청룡”인 ‘청룡의 상징’이 됐다. 

파격적인 패션

청룡영화상에서 김혜수는 파격적이고 아름다운 드레스 패션으로 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래서 1993년부터 2023년까지 김혜수가 착용한 드레스는 청룡영화상을 보는 또 다른 재미였다. ‘김혜수가 올해는 어떤 드레스를 입고 나올까?’ 이 질문은 청룡영화상에서 늘 화제였다. 청룡영화상에서 김혜수는 과거에는 파격적인 섹시한 드레스로 눈길을 사로잡았다면 갈수록 우아하고 세련된 드레스로 돋보였다. 특히 2016년 시상식 자리에는 ‘여배우=드레스’라는 공식을 과감히 깨고 바지 정장을 입고 등장해 화제가 됐다. 

진심어린 진행 

배려 깊은 진행 능력 역시 큰 찬사를 받았다. 특히 영화계 선후배의 수상 후엔 진심 어린 축하와 격려로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했다. 2014년 배우 천우희가 오랜 무명 끝에 영화 ‘한공주’로 여우주연상을 받고 눈물을 쏟자, 김혜수 역시 눈물을 흘리며 “천우희를 한공주라고 부를 뻔했다. 얼마나 잘했으면 그러겠느냐”고 따듯한 모습을 보였다. 또 2010년 배우 윤여정이 영화 ‘하녀’로 여우조연상을 받자 재치있는 멘트와 함께 본인의 수상처럼 기뻐해 주위를 훈훈하게 했다. 

수상자로도 여러 번 오른 김혜수

진행뿐만 아니라 뛰어난 연기로 김혜수 자체도 수상자로 여러 번 서며 역대 최다 여우주연상(3회) 수상 기록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2006년 영화 ‘타짜’로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과 인기스타상을 받으며 제2의 전성기를 맞기도 했다. 

이처럼 그녀가 ‘청룡의 여인’으로 무려 30년간 자리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청룡에 대한 김혜수의 진심과 애정이 있었다. 김혜수와 함께 진행을 맡았던 배우 정준호는 “김혜수는 영화제 한참 전부터 후보에 오른 작품들을 모두 본다. 작품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술술 나올 정도로 준비한다”며 김혜수 성실함을 극찬한 바 있다. 

또 김혜수의 마지막 청룡시상식에서 축하를 위해 무대에 오른 배우 정우성은 “김혜수가 영화인에게 줬던 응원과 위로, 영화인과 영화를 향한 김혜수의 뜨거운 애정이 있었기에 지금의 청룡영화상이 있을 수 있었다. 지난 30년은 청룡영화상이 곧 김혜수이고 김혜수가 곧 청룡영화상인 시간이었다”고 존경을 표하기도 했다. 

지난 11월 24일 열린 44회 청룡영화상 시상식, 올해 시상식을 끝으로 MC 자리에서 물러나는 '청룡의 여인' 김혜수는 공로상 격의 트로피를 받았고, 동료 배우들의 뜨거운 박수 갈채를 받았다. 은은하게 반짝이는 금빛 오프숄더 드레스 차림으로 진행자로는 마지막 청룡영화상 무대에 오른 배우 김혜수는 “매년 청룡 무대에서 생생하고 감동적인 수상 소감을 들으면서 영화인에 대한 경외심과 존경심을 배웠다”면서 “스물둘 이후로 처음 시상식 없는 연말을 맞이할 김혜수도 따뜻하게 바라봐주시길 바란다”고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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