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기자 / 디자인=김선희 proㅣ환절기를 지나며 어린이 등 노약자 사이에서 독감이 크게 유행하고 있다. 그런데 독감과 비슷한 증상으로 병원에 내원한 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라는 진단을 받은 이들도 많아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에서는 마이코플라스마에 의한 폐렴 환자가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호흡기에 침투한 마이코플라스마균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질환이다. 주로 영·유아에게서 발생하고, 감염된 이후에는 38℃ 이상의 발열과 심한 기침 증상을 보인다. 감기와 비슷하지만, 해열제를 사용해도 쉽게 낫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마이코플라스마속에 속하는 세균들은 사람, 동물, 식물에 기생하거나 공생한다. 세포벽이 없고, 유기체들이 모양을 바꿀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마이코플라스마의 종들은 가장 크기가 작은 자유 생활 생명체 중 하나이다.

중국에서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에 걸린 아동이 급증해 의료진을 100% 늘리고, 24시간 운영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앙광망 등 현지 매체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확산으로 수입산 치료제 사재기가 나타나기도 했다.

베이징 아동의원 진료부의 리위촨 주임은 “2∼3월 유행성 독감이 유행했고, 5월에는 라이노 바이러스에 의한 호흡기 질환자가 많았는데 지난달부터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호흡기 질환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라며 “진료 환자가 매일 3천 500여 명에 달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환자가 늘고 있어 보건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마이코플라스마는 3~4년 주기를 갖고 유행하는데, 국내에서는 지난 2011년, 2015년, 2019년에 유행했다. 그래서 2023년인 올해에 유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세균성 급성 호흡기감염증 입원 환자 중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환자는 41주 차(10월 8~14일) 기준 90명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년 동기간과 비교했을 때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로,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사실 독감은 올여름에도 기승을 부렸다. 2023년 20주 차(5월 14~20일) 외래환자 1천 명당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 수는 25.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20년간 같은 기간 통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이러한 증가세는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등 방역 조치 완화의 영향으로 추정되었다.

영유아의 경우 면역력이 약해 마이코플라스마와 함께 다른 바이러스에 동시 감염될 수도 있다. 그러면 증상이 심해지면서 추후 후유증이 남을 확률이 높아진다. 독감이나 아데노바이러스 등의 호흡기 바이러스로 인해 점막이 손상되면 마이크로플라스마 같은 세균이 침투해 폐렴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감염 예방법이나 방역 매뉴얼이 필요할 정도의 감염병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래도 개인의 면역 상태에 따라 심한 증세를 보일 수도 있으니, 유행 철에는 호흡기 에티켓을 지키고 손을 잘 닦는 등 개인위생에 더욱 신경 쓰길 바란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