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양원민 기자 / 디자인=김선희 proㅣ철과 니켈 등 금속 성분으로 이뤄진 소행성 ‘프시케’를 탐사할 우주선이 미국에서 13일(현지시간) 발사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스페이스X가 미국 플로리다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탐사선 ‘프시케’를 스페이스X의 팰컨헤비 로켓에 실어 발사했다. ‘프시케’ 탐사선은 소행성 ‘프시케’를 향해 앞으로 6년간 우주 비행을 한다.

‘소행성’은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천체 중 목성 궤도 안쪽을 돌며 행성보다 작은 천체를 말한다. 그 중 ‘프시케’는 1852년 이탈리아 천문학자 안니발레 데 가스파리스가 처음 발견했고, 16번째로 발견된 소행성이라 ‘16 프시케’(16 Psyche)로 이름을 붙였다. 감자 모양의 형태를 띠고 있으며 가장 넓은 쪽의 길이가 270km인 규모다. 화성과 목성 궤도 사이의 소행성 벨트에 있으며 지구로부터 약 36억km 떨어져 있다. 

프시케가 과학계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암석과 얼음으로 이뤄진 대다수의 소행성과 달리 철·니켈 등의 금속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프시케의 금속 함량이 매우 높다는 점을 근거로 이 소행성이 태양계 초기에 행성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행성의 핵이 일부 떨어져 나온 것일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있다. 

우리가 현재 지구나 다른 행성의 핵에 직접 접근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금속 소행성인 프시케 탐사는 약 45억 년 전 지구와 태양계 행성들의 탄생 과정과 구성 물질의 기원을 유추해볼 수 있을 것으로 학계는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NASA 본부의 과학임무국 책임자 니콜라 폭스는 “소행성 프시케를 연구함으로써 우주와 그 안에서 우리의 위치, 특히 우리의 고향 행성인 지구의 신비하고 도달하기 불가능한 금속 핵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추정들이 틀렸다는 게 이번 탐사를 통해 증명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린디 엘킨스-탠튼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지구·우주탐사학과 교수는 “우리의 많은 생각들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게 될 수도 있다”며 “하지만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과학의 가장 흥미로운 일”이라고 뉴욕타임스를 통해 전했다.

이러한 기대를 품고 지난 13일 발사된 탐사선 ‘프시케’는 발사 한 시간이 넘었을 때 로켓에서 분리됐고, NASA에 첫 신호를 전달했다. 탐사선은 6년간 약 36억km를 이동해 2029년 8월쯤 소행성 ‘프시케’에 도달할 예정이다. 이후 26개월간 프시케를 공전하며 탐사선에 탑재된 자력계와 감마선·중성자 분광기, 다중 스펙트럼 이미지 장비 등이 프시케의 자기장과 화학 성분, 광물 구성, 지형 등을 분석해 지구로 자료를 전송하게 된다.

이번 탐사에선 달 너머의 심우주에서 고속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심우주 광통신(Deep Space Optical Communications)을 처음으로 시도한다. 이는 레이저를 이용하는 광통신으로 데이터의 속도와 용량을 기존 무선 통신의 10~100배까지 증가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또 태양광을 이용한 이온추진기도 장착됐다. 프시케 탐사선엔 이온엔진이 있어 태양광 전기로 이온화한 크세논을 뿜어내며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이를 통해 AA 건전지 하나를 드는 정도의 작은 힘의 추진력을 얻는데, 우주에는 공기 저항이 없어 이만치의 작은 힘으로도 시속 20만km 정도의 추진을 낼 수 있다고 한다.

한편 ‘프시케’라는 이름은 로마 신화에서 에로스와 사랑을 나눈 인간에게서 따왔다. 빼어난 미모로 미의 여신에게 질투와 미움을 받던 그가 여러 시련을 겪은 후 에로스의 간청으로 결국 신의 반열에 올라 에로스와의 결혼을 인정받는다. 이후 둘 사이에서 ‘희열’을 상징하는 쾌락의 여신 볼룹타스라는 딸을 낳으며 행복한 결말을 맞는다.

프시케는 ‘영혼’, ‘정신’, ‘나비’ 등을 뜻하는 단어로 쓰이며 ‘호기심을 참지 못해 금기를 깨는’ 등의 이야기로 여러 장르에서 차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전체 이야기를 아우르는 ‘사랑의 간절함과 노력으로 시련을 극복하고 행복한 결말에 이른다’는 주제처럼 인간이 심우주,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연구하려는 노력이 결국엔 열매를 맺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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