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양원민 기자 / 디자인=김선희 proㅣ‘MZ세대’라는 단어가 빠지는 곳이 없다. 명확히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용어적으로는 1980년부터 2010년까지 출생한 사람으로 정의되곤 한다. 하지만 MZ세대 사이에서도 연령대별로 기조가 많이 다르고 이미지 및 소비 성향도 다른데, MZ세대의 소비 성향은 ‘휘소가치’, ‘미코노미’ 등으로 대변되고는 한다.

‘휘소가치’는 가격이나 품질을 떠나 자신만의 가치관이나 신념에 따라 소비하는 형태다. 흩어진다는 의미의 한자인 ‘휘두를 휘(揮)’와 드물기 때문에 인정받는 가치를 뜻하는 ‘희소가치’가 합쳐져 만들어진 신조어다. 다른 사람에게는 휘발적인 소비일지라도 자신에게 가치가 있다면 투자하는 소비를 뜻한다.

MZ세대들은 디지털 환경에 친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이며 SNS를 기반으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소비 주체다. 이들은 집단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상품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특징을 보이며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걸로 그치지 않고 사회적 가치나 메시지를 담은 물건을 구매함으로써 자신의 신념을 표출하기도 한다. 또 미래보다는 현재를, 가격보다는 취향을 중시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 ‘플렉스’ 문화와 명품 구매·소비가 여느 세대보다 익숙하기도 하다.

‘휘소가치’라고 하면 보통 고가의 물건이나 체험, 명품·사치 등 부정적인 면을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친환경·착한가게 등에도 ‘휘소가치’가 발현된다. 지난 2021년 한 치킨 가게 사장이 생계가 어려운 10대 형제에게 치킨을 대접한 사연이 SNS를 통해 퍼졌는데, 온라인상에서 이 가게에 ‘돈쭐’ 내러 가자는 운동이 벌어졌다. ‘돈으로 혼쭐을 내준다’는 뜻으로 업체나 업주의 선행에 소비자가 적극적인 구매로 보상해 주는 것이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결식 아동들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하는 착한 가게가 전국으로 확산했고, 식당을 넘어 미용실, 안경원 등 3,500여 곳으로 늘었다. 급식카드를 가진 결식 아동들의 대부분은 밥값과 시선이 부담스러워 편의점에서 카드를 사용하곤 하는데, 자원해서 나서는 자영업자들은 아이들을 도울 수 있어서, 소비자들도 선행에 동참하는 격이라 MZ세대 사이에서 긍정적인 반응이다.

반면, 본인의 기준에 반하는 기업을 상대로 불매운동에 나서는 것도 휘소가치의 일환이다. 대놓고 불매운동을 펼치지 않는 이라도, 스스로 그 제품이나 서비스를 절대 구매하지 않겠다는 결심으로 소극적인 안티 활동을 전개하기도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을 지키며 성취감을 느끼기도 한다.

한편 온라인을 중심으로 MZ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부상하자 기업들도 이들을 저격하는 마케팅 방식을 활용한다. 모든 산업이 그러하듯 끊임없이 변화하는 광고시장의 주된 채널은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의 SNS가 되었다. 특히 새로운 돌파구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인플루언서 마케팅이다. 인플루언서들이 광고하고자 하는 물건을 착용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올려 팔로워들에게 자연스레 노출하는 방식이다.

비단 MZ세대뿐 아니라 전 연령층에 ‘미코노미’ 시대가 왔다. 나(Me)와 경제(Economy)를 합친 단어로 자신의 편리함과 여가를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 소비 행태다. 전보다 더 쉽게, 편하게 해외를 오갈 수 있고,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물건도 빠르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생겨났다.

‘미코노미’ 소비 방식은 코로나19의 지속적인 유행으로 집단생활이 줄고 혼자만의 시간이 늘어난 현대인의 생활과도 맞물렸다. 시간과 노력을 줄여준다면 대가를 더 지불하더라도 그 편리함에 구매하게 되는 것이다. ‘휘소가치’와 ‘미코노미’, 자연스레 변화해온 요즘 시대·세대의 소비 행태를 잘 보여주는 단어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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