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박진아 기자ㅣ 작년보다 2주 빠른 ‘여름피크’. 서울에 올해 첫 폭염경보가 발령되는 등 전국에서 이른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펄펄 끓는 여름. 이 무더위를 어떻게 식힐 수 있을까. 소극장에서 펼쳐지는 밀도 높은 뮤지컬 ‘프리다’는 어떨까. 그녀의 삶과 작품 속으로 빠져보자.

■ 프리다
기간 : 2025.06.17.~2025.09.07.
장소 : NOL 유니플렉스
배우 : 프리다 – 김소향, 김지우, 김히어라, 정유지 / 레플레하 – 전수미, 장은아, 아이키 / 데스티노 – 이 아름솔, 이지연, 박선영 / 메모리아 – 박시인, 유연정
줄거리 및 배경 : 고통이 스토킹해도 한 잔 가득 샴페인을 마시던 여자. 그년느 자신의 상처를 캔버스에 새기고 붓 하나로 혁명을 일으켰다. 죽음보다 짙은 사랑, 사랑보다 뜨거운 고통, 고통보다 찬란한 예술. 마지막 밤, 프리다는 인생을 쇼처럼 펼쳐보인다. VIVA LA VIDA. 인생이여, 만세.

-프리다 칼로-
고통의 여왕, 독학한 예술가, 제3세계 출신, 혼혈. 모두 한 예술가를 가리키는 말이다. 모든 면에서 비주류였던 화가 ‘프리다 칼로’. 하지만 현재 그녀에게 붙은 수식어는 현대 미술사에서 가장 강인하고 열정적인 삶을 살았던 멕시코 최고의 화가다.
프리다 칼로는 1907년 멕시코의 코요아칸에서 사진사의 딸로 태어났다. 볼살이 통통하고 웃음이 많던 아이에게 인생은 너무도 가혹했다. 6살, 불행이란 단어조차 몰랐던 프리다에게 찾아온 ‘척추성 소아마비’는 그 단어가 무슨 뜻인지 온몸으로 알게 해 주었다.
9달 동안 병상에 누워 지내며 후유증으로 한쪽 다리가 가늘어지고 짧아졌다. 올바르고 선했던 아버지는 딸을 지키기 위해서 재활 프로그램을 직접 짜서 축구, 자전거 같은 당시 남자아이들이 즐겨 하던 운동을 시켰고 강한 내면을 가질 수 있게 만들어줬다.
이후 머리가 좋았던 프리다는 멕시코 최고의 명문학교인 ‘국립 예비학교’에 입학했고 의사가 되기를 희망했다. 밝은 미래가 기다릴 것만 같았다. 하지만 운명은 역시나 그녀를 가만두지 않았다. 수업을 마친 어느날, 프리다가 탄 버스를 전동차가 들이받는 최악의 교통사고가 발생한다.
이 사고로 수많은 뼈들이 골절되거나 부러졌다. 가장 심각했던 것은 부러진 손잡이가 그녀의 배를 관통했고 자궁을 다쳐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몸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 상처는 그녀를 평생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의사들은 프리다가 수술을 버티지 못하고 죽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녀는 놀라운 생명력으로 살아났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 공연의 좋은 점 : 알고 가면 좋은 점>
1. 짧지만 강렬한 그녀의 삶
짧지만 강렬하게 살다 간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 최초의 추상 화가라 불리는 칸딘스키는 그녀의 작품 앞에서 눈물을 흘렸고, 천재 화가 피카소는 프리다의 작품에 감명받아 “나도, 당신도 프리다 칼로처럼 그림을 그릴 수는 없소”라고 극찬했다.
‘고통’이 지배한 삶으로 보이는 그녀의 인생. 평생을 살며 30번의 수술을 받으면서도 그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극복을 보고 있자면, 관객은 그 누구보다 그녀가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치열했던 그녀의 삶을 토크쇼 형태로 풀어낸 작품. 뮤지컬 중간 중간 그녀의 작품을 함께 볼 수 있어 더 인상에 남는다. 열정과 에너지 그리고 고통과 고난. 짧지만 너무 강렬하다.
2. “인생은 고통이었지만 축제였다.”
“인생은 고통이었지만 축제였다.” 프리다는 47세 생명을 다하기 전 삶을 향한 예찬을 담아 유작을 그린다. 자신의 핏빛을 닮은 수박에 ‘인생이여 만세’(Viva La Vida)란 글자를 새긴 그림이다. 피를 흘리는 것 같은 고통을 겪었지만 달콤한 인생이었다는 것.
2022년 초연, 2023년 재연을 거쳐 완성도를 높여 우리 곁을 찾아온 뮤지컬 '프리다'는 이번 시즌 대학로 소극장에서 공연되었다. 소극장이 가진 특유의 장점을 살려 관객과의 소통과 밀도 높은 호흡을 자랑했다. 덕분에 프리다 인생의 행복과 고통은 고스란히 전달되었고, 그가 남긴 마지막 목소리의 작별 인사는 관객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긴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도 아쉽지 않은 것은, 삶이 고통스러웠기 때문이 아니라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이여 만세.”

<결론>
별점
- 스토리 완성도
★★★★★★★★★☆
(밀도높은 표현의 서사)
- 캐릭터 매력도
★★★★★★★★★☆
(다각적이고 다양한 모습을 표현한 배우들)
- 몰입도
★★★★★★★★★☆

- 총평
★★★★★★★★★☆
(그래도 우리는 아직 ‘뜨겁게’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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