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평점] 20주년 맞은 지킬앤하이드, 김성철이 선보인 완벽한 양면성

시선뉴스=박진아 기자ㅣ 2004년 초연 이후 20주년을 맞은 '지킬앤하이드'. 올해 한국 라이선스 20주년을 맞은 기념비적인 공연으로 현재 오픈된 회차가 연일 매진을 기록 중이다. 현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 중인 ‘지킬 앤 하이드’의 숨은 힘은 대체 무엇일까.

■ 지킬 앤 하이드
기간 : 2024.11.29.~2025.05.18.
장소 :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배우 : 지킬/하이드 – 홍광호, 전동석, 김성철, // 루시 - 윤공주, 선민, 김환희 // 엠마- 조정은, 최수진, 손지수 // 댄버스 경 - 김봉환, 이희정, 윤영석

줄거리 및 배경 :<지킬 앤 하이드>는 1883년 기이한 모험담 [보물섬]으로 명성을 얻은 스코틀랜드 출신의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이 3년 후인 1886년 발표한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이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는 인간이 품은 ‘선과 악’이라는 쌍둥이의 갈등과 대결을 전면에 내세운다. 강간범, 협박범, 사생아, 동성애자, 살인자로 변모하는 ‘하이드’의 엽기적 행동 때문에 공포 소설로도 읽히지만, 그 내면을 깊숙이 들여다보면 인간의 선과 악에 대한 이해와 빅토리아 시대 영국의 도덕적 위선에 대한 고발 등 철학적이고 윤리적인 질문들이 내용을 채운다. 특히 부유한 집안에서 우수한 재능을 타고난 ‘지킬’이 쾌락을 탐닉하는 기질을 가진 ‘하이드’의 본성을 발견하는 골자는 인간의 양면성을 탐구하도록 만든다.

한편, 뮤지컬은 이 원작을 바탕으로 한 내용에 신분과 성격이 다른 두 여인 루시와 엠마가 한 사람의 몸에 갇힌 두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는 독특한 스토리를 더해 스릴러 로맨스물로 만들어냈다. 등장인물이나 세부적인 사건으로 비교하면 책과 뮤지컬은 다르다고 볼 수도 있으나, 그것들이 주는 메시지와 스토리 모두 완성도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 공연의 좋은 점 : 알고 가면 좋은 점>
1. 김성철
한 때 배우들이 뮤지컬 오디션을 볼 때 ‘This is the Moment (지금 이 순간)’가 금지곡이 었다는 설이 돈 적이 있을 정도(워낙 많은 배우들이 이 곡을 선택했기 때문)로 ‘This is the Moment (지금 이 순간)’는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넘버 중 하나다. 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고, 이 넘버 하나를 어떻게 소화하느냐가 성패를 가른다고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 어려운 일을 김성철 배우가 결국 해낸다. 김성철은 모든 배우들의 꿈이라는 ‘지킬 앤 하이드’의 뉴 캐스트로 이름을 올렸고, 검증된 가창력으로 그의 잠재력을 거침없이 보여준다. 조승우, 홍광호, 박은태의 ‘지킬 앤 하이드’ 모두를 봤지만, 그가 보여준 모습은 가히 선배들에게 뒤처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물론 아주 세밀하고 섬세한 연기표현의 아쉬움이 남지만, 앞으로 거침없이 나아갈 그의 앞날이 더 기대가 된다.

2. 20주년 맞은 스테디셀러 뮤지컬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1997년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된 후 세계 여러 곳에서 공연되었으나 한국에서 유래를 찾을 수 없을 만큼 큰 성공을 거둔 공연이다. 지난 2004년 한국 초연 이래 누적 관객수 180만명을 돌파한 이 작품은 지킬과 하이드라는 두 인격으로 분리된 지킬 박사를 통해 인간의 이중성을 탐구한 공연계의 스테디셀러 뮤지컬이다.

‘지킬 앤 하이드’는 기대 이상의 발전을 이루었고, 그동안 무대를 업그레이드 한 것은 물론 이번 작품에 신구 조화를 선보이며 캐스팅에 또 한 번 발전을 이루었다. 아직도 눈에 선하게 보이는 1,800여개의 메스실린더를 형형색색으로 가득 채워 구현한 지킬의 실험실. 시각적으로 화려하게 표현해 낸 무대와 빛으로 표현한 밝음과 어둠의 대비는 지킬과 하이드가 보여주는 극과 극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뮤지컬로 꼽히는 이유. 앞으로의 20년도 기대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