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기자 / 디자인=김선희 proㅣ최근 북한의 대남방송으로 인해 우리나라 접경지역 주민들이 심각한 소음 피해를 겪었다. 이를 직접 들어본 이들은 “기괴하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대남방송이 무엇이고, 그 피해가 어떤 상황인지 알아보겠다. 

대남방송은 북한이 남한을 대상으로 하는 선전 방송으로, 북한의 주체사상이나 지도자에 대한 찬양 등을 한다. 한동안 잠잠했던 시기도 있었으나, 지난 7월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다시 시작하자, 북한도 이에 맞서 대남 확성기를 재가동했다. 

하루 4∼5시간이던 대남방송은 지난 9월 말부터 24시간 한 달 이상 지속되었다. 지난달 7일 경기 파주시 안전총괄과 소속 공무원들이 현장을 찾아 소음을 측정한 결과, 현행법상 소음 규제 기준치인 65데시벨(㏈)보다 훨씬 높은 70∼8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도로나 철로 변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비슷한 수준이며, 소음 강도가 심할 때는 115~135㏈까지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30㏈은 인간이 고통을 느끼는 한계에 달하는 소리이다. 60㏈이 불쾌한 자극 정도이고, 70㏈만 되어도 대화에 지장이 생긴다. 80㏈ 이상은 위험한 수준, 120㏈ 이상은 매우 위험한 수준의 소리로 분류된다. 

파주시 관계자는 대남방송에 여우나 들개, 까마귀 같은 동물의 울음소리뿐 아니라, 귀신 곡소리와 쇳덩이를 긁는 듯한 기계음 등이 뒤섞여 있다고 말했다. 최근 현장을 방문한 김경일 파주시장 또한 “지금껏 살아오면서 들어보지 못했던 아주 소름 끼치는 소리”라고 밝혔다. 

인천 강화군 주민들도 북한의 대남방송으로 소음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김명수 합동참모의장은 해병대 제2사단을 방문해 군사대비 태세를 현장점검하고, “해병대 2사단도 유관기관 및 지자체와 적극 협업해 국민불편 해소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대남방송을 하는 데는 일부 단체가 대북전단을 살포한 영향도 있다. 지난달 31일에도 납북자가족모임이 파주시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예고했다. 이들의 계획은 경기도 특별사법경찰과 접경지역 주민들의 저지에 무산됐다. 납북자가족모임은 이날 납북 피해자 6명의 사진과 설명이 적힌 비닐로 된 대북전단 10만장, 1달러 지폐를 대형 풍선에 매달아 북한으로 날려 보내려 했다.

이들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비해 경기도와 경기북부경찰, 소방 등 인력 약 800명이 현장에 배치됐고, 인근 주민들은 임진각 진입로 차선을 막았다. 강경한 저지 분위기에 물리적인 충돌 없이 대북전단 살포가 취소되었다. 납북자가족모임이 조만간 또 대북전단 살포행사를 개최한다고 예고한 바 있어, 관계기관은 계속해서 저지한다는 입장이다.

재난안전법에 따른 조치로 앞서 경기도는 지난달 15일 대북전단 살포로 인한 도민 안전 위협을 우려해 파주·연천·김포 등 접경지 3개 시군을 재난안전법상 ‘위험구역’으로 설정했다. 대북전단 살포 행위가 군사적 충돌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위기 조장 행위라고 판단한 것이다. 접경지역 주민들이 심각한 피해를 호소하는 만큼, 북한을 도발하는 행위가 멈춰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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