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심재민 기자ㅣ꼭 알아야 하는 이슈, 알아두면 좋은 이슈, 2023년 10월 13일 가장 뜨거운 이슈를 ‘팩트’와 함께 전달합니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2일 후보자직을 자진 사퇴했습니다. 앞서 지난 11일 치러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 힘이 두자릿 수로 패하면서 “분골쇄신” 목소리가 나왔고, 그러한 분위기가 김행 후보자의 사퇴로까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이슈체크에서 <김행 자진 사퇴...‘보선’ 패배 후 여권 내 ‘쇄신론’ 분출>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심 팀장) : 그간 인사청문 과정에서 '주식 파킹' 의혹과 인사청문회 중도 이탈 등으로 야권의 사퇴 요구를 받아온 김행 후보자, 어제 결국 자진 사퇴 했죠?
(양 기자) :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2일 "당원으로서 선당후사의 자세로 결심했다"며 후보자직을 자진 사퇴했습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입장문에서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위해 제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이 길뿐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이같이 사의를 밝혔는데요. 이어 그는 "인사권자인 윤석열 대통령께 누가 돼 죄송하다"며 "본인의 사퇴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심 팀장) :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무위원 후보자가 낙마한 것은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정호영·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이어 이번이 다섯 번째인데요. 김행 후보자의 사퇴, 배경 무엇입니까?
(양 기자) : 그간 지속적으로 야권의 사퇴 압박이 있었지만, 결정적인 배경은 아무래도 지난 11일 치러진 서울 강서구청 보궐선거 패배의 여파가 큰 것으로 분석됩니다. 예상을 뛰어넘는 격차의 패배인 탓에 이대로 가다가는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여당 내에 팽배해지면서, 당내에서 지도부 책임론에서부터 국정운영 기조 전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쇄신론이 분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여권은 선거 결과를 낮은 자세로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면서 더욱 분골쇄신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2일 자진 사퇴한 것은 이런 차원에서 비롯되었다고 풀이됩니다.

(심 팀장) : 그간 야당의 낙마 공세에도 전날까지도 정면돌파 의지가 강했던 만큼, 자진 사퇴 결정에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좀 더 세세하게 김행 후보자 사퇴하기 까지의 과정을 한번 짚어 볼까요. 먼저, 최초로 김 후보자에 대한 사퇴론이 불거진건 국회에서였죠?
(양 기자) : 네. 김 후보자 사퇴론은 용산 대통령실이 아닌 여의도 국회에서 먼저 불거졌습니다.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수습책을 논의하기 위해 이날 오전 8시 긴급 소집된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 석상에서인데요. 이 자리에서는 좀 더 적극적으로 김 후보자 사퇴를 대통령실에 건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분출했습니다. '주식 파킹' 의혹과 인사청문회 중도 이탈 등으로 논란이 된 만큼, 보선 결과로 나타난 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취지에서라도 임명을 강행해선 안 된다는 인식이었습니다. 만약 김 후보자가 임명될 경우 총선 표심에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 것인데요. 이에 따라 김기현 대표는 최고위 논의 내용을 당 지도부 공식 의견으로 정리하고 대통령실에 그대로 전달했다고 복수의 당 관계자들은 전했습니다.

(심 팀장) : 그렇게 국민의힘 지도부가 여러 경로로 윤 대통령 측에 '건의'했고, 김 후보자와도 물밑 의견교환을 했다는 거죠?
(양 기자) : 네. 김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최고위에 앞서 그간 여러 경로를 통해 김 후보자 인선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대통령실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핵심 당직자는 전날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 발표를 전후한 시간에 고심이 깊어지면서 대통령실과의 연락 빈도는 더 잦아졌다고 말했는데요. 아울러 자진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당 지도부의 의견은 여러 채널을 통해 김 후보자에게도 전달됐습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사퇴 발표 직전까지 국민의힘 내부 인사들과 긴밀히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심 팀장) : 사퇴 분위기가 당내에서 그리고 대통령실까지 급물살처럼 인 것인데, 이런 분위기가 후보자 자격을 유지하는 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양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대통령실과 여당 지도부 사이 긴급하게 의견 교환이 이뤄지는 사이 김 후보자도 본인 거취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날까지 여권 내에서는 윤 대통령이 김 후보자 인선을 강행하리라는 전망이 많았으나, 밤새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거치면서 '지명 철회' 관측이 고개를 들었는데요. 보궐선거 패배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상황에서 시간을 끌수록 부담만 커지지 않겠냐는 관측이었습니다. 

(심 팀장) : 그리고 이날 오후 2시께 김 후보자는 서면 입장문을 내고 전격 사퇴했죠?(양 기자) : 네. 김 후보자는 앞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을 통해 윤 대통령에게 사퇴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자진 사퇴 형식이지만, 윤 대통령도 사실상 사퇴 의사를 수용한 셈입니다.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여당 지도부의 건의도 계속되면서 대통령실도 더는 임명 절차를 이어갈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 참석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등 지도부 [연합뉴스 제공]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 참석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등 지도부 [연합뉴스 제공]

(심 팀장) : 그렇군요. 김행 후보자의 사퇴, 여성가족부 내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습니까?
(양 기자) : 김 후보자가 지난 12일 자진 사퇴하면서 여가부 내부에서는 착잡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여가부는 지난달 13일 김 후보자가 장관 후보로 지명된 뒤 실·국장, 실무자 등 10여명을 청문준비단에 보내 새 장관의 입각을 준비해왔으나, 그 노력은 후보자 사퇴로 한 달 만에 물거품이 된 상황인데요. 정부의 부처 폐지 방침에다 이러한 마무리 작업을 수행할 새 장관 후보마저 낙마하면서 업무 동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심 팀장) : 당장 여가부의 업무 처리는 어떻게 이루어집니까?
(양 기자) : 후임 장관 인선이 무산된 만큼 여가부는 당분간 김현숙 장관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 장관은 지난달 김행 후보자가 지명되기 앞서 사의를 표명했지만 사표 수리가 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여가부 한 간부는 "(김 장관이) 사퇴를 (표명)했다고 하더라도, 아직은 수장에 공백이 생긴 것도 아니고, 엄연히 장관이 있다"면서 "(직원들에게) 어려운 상황이지만 법과 규정에 따라 흔들림없이 일을 하라고 당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심 팀장) : 김행 후보자의 사퇴, 민주당에서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습니까?
(양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김 후보자가 자진해 사퇴한 것을 두고 '사필귀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전날 민주당이 승리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를 언급하며 "이번 선거에서 터져 나온 민심이 아니었다면 김 후보자는 끝까지 버텼을 것이고, 윤석열 대통령은 임명을 강행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사퇴로 면죄부가 생길 것이라 생각하지 말라"며 "주식 파킹, 일감 몰아주기, 코인 투자 등 그간 제기된 의혹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지 사법적 판단을 받아라"라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윤 대통령도 더 이상 독선 인사로 국민의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라"고 덧붙였습니다.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악의적 왜곡'이라며 적극 맞서는 김 후보자에 대해 대통령실도 '부적격 사유'를 딱히 꼽을 수 없다는 게 전날까지의 기류였던 상황. 그러다 지난 12일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면서 여권 핵심부의 물밑 움직임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선거 결과를 낮은 자세로 겸허히 받아들이고 더욱 분골쇄신하겠다는 여당, 아울러 여전히 과제와 국민들의 지적이 산재한 야당, 양당이 민심을 제대로 수용한 강력하고 올바른 쇄신을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이상 이슈체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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